전문컨설턴트 조언받아 부지런히 현장답사 … 두번 투자로 시세차익 1억5천만원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거주하는 주부 원용희씨(50)는 알뜰살뜰 모은 쌈짓돈을 밑천 삼아 부동산에 투자, 멋지게 재산 증식에 성공한 케이스다. 원씨는 특별한 재력도, 전문적인 부동산 지식을 가진 이도 아닌 그야말로 ‘평범한 주부’. 오로지 맹렬한 호기심으로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알토란같은 성공을 일구었다.원씨의 재테크 무대는 성동구 금호동, 옥수동의 한강변 재개발 지역이다. 동작구 사당동의 전세 아파트에서 시작된 그의 재테크 여정을 따라가 보자.◆ 전세보증금·저축 털어 재개발지분 매입“지난 94년부터 부동산 재테크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죠. 그때부터 열심히 돌아다녔습니다. 우선 많이 듣고 보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궁금한 것은 중개업소에 들어가 끈질기게 묻고, 부동산 정보지는 눈에 띄는대로 읽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안목이 생기더군요.”그렇게 기른 안목을 바탕으로 원씨는 지난 98년 초부터 본격적인 부동산 투자에 나섰다. 평생 공무원으로 봉직한 남편이 막상 정년퇴직을 맞이하자 마음이 급해졌던 것. 남편도 평소 알뜰하게 살림하고 재테크 정보 수집에 열심인 아내를 믿고 ‘투자 재량권’을 넘겨주었다.원씨가 선택한 투자처는 삼성물산 주택건설부문이 신축 중이던 성동구 옥수8구역의 재개발 아파트. 재개발전문 컨설팅업체의 소개로 32평형에 입주할 수 있는 9평짜리 조합원 지분 매입을 결정했다. 땅값과 분양가를 합친 총 매입비용은 2억6백만원. 그때만 해도 전세 아파트를 줄여가고 저축을 보태면 중도금·잔금이 충분하리라 생각했다.하지만 IMF사태로 ‘전세 대란’이 일어나고 원씨의 전세집 주인도 보증금을 제때 반환하지 못할 사정에 처했다. 당연히 원씨의 투자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사면초가의 상황이었지만 그는 ‘상생’의 아이디어로 위기를 모면했다.“집주인은 1억2천만원인 보증금을 한꺼번에 돌려줄 형편이 되지 않았고, 그 가격에 새로운 세입자를 구할 수도 없었어요. 그래서 ‘할부 반환’을 제안했습니다. 나로선 중도금을 납부하는게 가장 큰 일이기 때문에 납부일마다 중도금 액수만큼씩 반환하라고 했지요. 집주인은 부담을 분산시킬 수 있어 좋았죠.”◆ 한강조망 좇아 새 투자처 물색그렇게 마련한 옥수동 삼성아파트 32평형은 99년4월 입주 시점에 2억4천만원으로 오르더니 요즘엔 3억원선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투자비 대비 수익이 9천6백만원에 이르는 셈이다. 이 아파트는 1천세대가 넘는 대단지에 최초의 사이버아파트라는 점, 한강 조망권이라는 특징 덕분에 대표적인 ‘블루칩 아파트’로 꼽히고 있다.하지만 원씨는 입주 후 그리 즐겁지 않았다. 정작 자신의 집에선 한강이 보이지 않는다는게 가장 속상했다. 그도 그럴것이 발코니 너머 한강이 펼쳐지는 같은 평형 아파트는 3천만원 이상 가격이 높다.고민 끝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친구처럼 사귀어 둔 부동산컨설턴트들과 상의를 하고 조망권이 탁월한 아파트를 직접 다녀보기도 했다.물망에 오른 곳은 금호12지구 재개발구역. 삼성물산 주택건설부문이 시공하는 한강 조망권 아파트다. 결국 지난해 6월, 남편의 퇴직금으로 42평형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조합원 지분을 매입했다. 무이자 이주비 1억2천만원이 포함돼 있어 실제로는 1억5천만원의 투자비가 들어갔다. 대지지분 평가 후 원씨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은 3천만원. 다시말해 총 3억원이 분양가로 소요되는 셈이다.지분 매입후 4개월이 지난 99년10월 일반 분양이 시작됐다. 42평형의 청약경쟁률은 12.6 대 1. 일반 청약통장으로는 당첨을 장담할 수 없었지만 재개발 조합원이 됨으로써 9층 한강 조망권에 무사히 안착할 수 있었다.현재 금호동 삼성아파트 42평형 분양권의 시세는 3억5천만원선. 액면대로라면 1년 남짓만에 5천만원을 번 셈이다.◆ 양도세 부담 ‘훌훌’ 시세차익은 ‘듬뿍’원씨 가족은 금호동 삼성아파트가 완공되는 내년 10월에 현재 사는 아파트를 전세로 내놓고 그리로 이사를 갈 예정이다. ‘한강야경이 바라보이는 발코니에 앉아 차 한잔 마시는 여유’를 비로소 실현할 생각이다.입주 시점에 반환해야 할 이주비는 전세 보증금을 받아 갈음할 생각. 1가구 2주택, 양도소득세에 대한 걱정도 덜었다. 원씨의 경우 집 한채를 가지고 있다가 그 주택을 팔기 전에 새로운 주택을 매입해 1세대 2주택이 되는 경우로, 종전 주택을 새 주택 취득일로부터 2년내에 팔 때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내년 금호동 삼성아파트 입주 후 2년 내에 옥수동 삼성아파트를 팔게 되면 양도소득세를 물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원씨는 요즘 주위로부터 ‘부동산 학위를 받았다’는 칭찬을 듣는다. 그만큼 ‘박사 못지 않다’는 뜻. 주부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선 컨설팅을 자청하기도 한다.원씨가 두번의 부동산 투자를 통해 얻은 시세차익은 약 1억5천만원에 달한다. 기간으로 따지면 2년2개월여만의 성과다.“부동산은 거짓말을 안한다는 말을 믿어요. 뭐니뭐니해도 부동산이 가장 안정적인 재테크 상품이라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교통, 환경 좋은 도심 아파트가 최고죠.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누구나 재테크에 성공할 수 있어요.”10년 후쯤엔 직접 설계한 전원주택을 마련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그 기간 동안에도 부동산 정보 레이더는 계속 켜둘 예정. 이미 새로 투자할 부동산 상품을 찾기 시작한 상태다.“하루에도 몇번씩 들고나는 주가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주식투자자들을 이해 못하겠다”는게 원용희 주부의 마지막 코멘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