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다운 최악 상황 방지 추가증설 급증 … 스토리지 시장도 덩달아 ‘즐거운 비명’

커뮤니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벤처 A사는 최근 위기관리 전략 회의를 가졌다. 임직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회의에서 위기상황들이 나열됐다. 위기상황은 자금부족으로 인한 파산, 조직간 갈등, 악성 루머 등 여러 가지가 나왔지만 그 중에서 모두가 현실적으로 공감했던 것이 ‘시스템 다운’이었다.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인터넷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들이 필수적으로 챙겨야 할 문제다. 시스템 다운으로 인한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발생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e-메일 서버에 장애가 발생, 일부 회원들의 개인정보와 받아놓은 e-메일이 삭제된 것이다. 이로 인해 3천여명의 회원정보와 e-메일이 삭제돼 사용자들이 피해를 봤다. 다음측은 부랴부랴 시스템을 정비하고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다음 e-메일을 쓰지 말자는 네티즌의 항의를 비롯해 회원 탈퇴 등 한동안 몸살을 앓아야 했다.인터넷 허브사이트 인티즌도 잦은 e-메일 서버 다운으로 사용자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는 곳이다. 인티즌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5월말 현재 80여대였던 서버를 매월 계속 증설해 연말까지 총 1백20여대로 늘리고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기업들의 서버 추가 증설 물량이 늘어나면서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컴팩코리아 한국IBM 한국HP등 외국계 서버 공급업체들과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 등 국내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올 상반기에 유닉스서버를 총 6천대 이상 팔아 전년 동기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컴팩코리아도 NT서버를 상반기에만 1만2백78대를 팔아 전년동기대비(3천대) 3배 이상 성장하는 실적을 올렸다.◆ IDC 붐도 수요 부추겨서버 수요를 부추기는 원인 가운데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설립 붐도 한몫했다. 서버를 임대해 유지비를 줄이고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IDC를 찾고 있다.온라인 게임업체 CCR의 경우를 보자. 이 회사는 온라인 게임 동시접속자수 2만5천명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서버 1백대가 필요하다. 이를 직접 운영하려면 대당 5천만원씩 50억원을 주고 사야 하고 1천만원짜리 네트워크 장비도 갖춰야 한다. 여기에 게임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1백Mbps급 전용선(월 사용료 1억5천만원)과 관리인원 5명(월 인건비 1천만원)은 필수. 결국 이래저래 한달 유지비가 1억6천만원이 들어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이를 IDC의 서버를 임대해 사용하면 같은 조건으로 월 1억원이면 된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서버업체들은 IDC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한편 IDC 전용 서버까지 출시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서버와 함께 스토리지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스토리지 공급업체인 효성인포메이션은 상반기에 90TB(Terabyte)를 공급해 지난해 전체 물량인 84TB를 훌쩍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이외 EMC코리아, 한국HP 등 스토리지 전문업체와 서버 공급업체들도 전년대비 3배 이상 매출이 신장됐다. 이같은 스토리지 수요 급증은 인터넷 기업들의 데이터 백업과 재해복구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기존 오프라인 업체 가운데는 금융 통신 등을 중심으로 인터넷 비즈니스 확대에 따른 백업 투자가 대폭 는 것도 그 이유다.삼성캐피탈의 경우 지난해말 갑작스런 스토리지 ‘다운’으로 고객 데이터를 잃어버리는 값비싼 경험을 했다. 삼성캐피탈은 피해 당시 5백GB였던 것을 최근까지 5TB로 확대해 이중삼중의 백업과 재해 복구용으로 재구축했다. 데이콤도 최근 메일 서비스용 스토리지 용량을 재해 복구에 대비해 기존 1.6TB에 2.4TB를 더 추가 증설했다.관련업계는 하반기 오프라인 기업들의 인터넷 비즈니스 확대에 따른 전산투자와 인터넷 기업들의 시스템 증설에 따라 하반기에도 서버 시장과 스토리지 시장은 계속 호황세를 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터뷰 / 김진석 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KIDC) 센터장“규모보다는 서비스로 승부해야”서버를 임대해주거나 관리해주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는 올해 서버시장 호황에 한몫했던 곳이다. 하반기에도 대부분의 서버 공급업체들이 타깃으로 삼는 시장이다. 김진석 KIDC 센터장을 만나 IDC 시장에 대해 들었다.▶ 국내 IDC 시장을 어떻게 보나.소프트웨어를 임대해주는 ASP를 제외하고 순수한 IDC만 보면 올해 1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IDC 사업은 인프라 사업이다. 단순히 장소만 빌려주거나 서버를 임대해 주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서비스가 필요한 사업이다. 최근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IDC들은 규모의 경쟁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규모보다는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 보유하고 있는 고객과 서버 대수 등 시스템 현황은.7월초 현재 1천개 기업이 들어와 있다. 서버 대수는 5천대다. 제조 금융 언론 등 오프라인 기업들이 온라인 비즈니스를 위해 들어와 있다. 전체의 70%를 차지하며 대부분 유닉스 서버를 사용하고 있다. 또 포털 등 순수 온라인 기업들은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있고 운영체제는 NT와 리눅스이다.▶ 수익모델은 무엇인가.공간 임대 비용과 네트워크 사용료다. 공간 임대료는 19인치 랙(Rack)을 사용할 경우 월 1백50만원을, 23인치 랙을 사용하면 월 1백82만원을 받는다. 또 네트워크 사용료는 10Mbps, 1백Mbps, 1Gbps로 나눠 다른업체와 공유하는 셰어드(shared)와 독점 사용하는 데디케이트(Dedicated)로 구분한다. 1포트 기준으로 1백Mbps의 경우 셰어드는 월 3백54만원, 데디케이티드는 월 9백18만원을 받고 있다.▶ 올해 매출 및 향후 계획은.정보시스템 아웃소싱에 대한 인식변화, 안정된 네트워크 수요 등으로 IDC를 찾는 고객이 늘어날 것이다. 올해말까지 3백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조만간 강북지역에 제 2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KIDC만의 특징은 무엇인가.97년부터 데이콤이 서버 호스팅 사업을 해오면서 ‘서버호텔’이란 용어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자신감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 지난 6월말에 데이콤이 1백% 출자형태로 분사했다. IDC 전문사업자로 확실히 자리잡기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