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을 맞을 때까지 한 직장에 근무한다는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는 추세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회사를 위해 일정기간 일하고 일한 만큼 대가를 요구하며 자신의 전문기술 배양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 새로운 직장 풍속도이다.기업의 고용관행도 크게 변했다. 무한경쟁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은 연공서열제를 포기하는 대신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는데 필요한 인재를 찾고 있다.변화된 노동시장 환경을 배경으로 최근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구직을 원하는 고급인력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이를 기업에 알선해주는 전문인력 소개업(Executive Search)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미국에서 이 업종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매니지먼트 리크루터 인터내셔널(MRI)’. 이 회사는 중소도시에 기반을 둔 작은 직업소개소로 출발했지만 고용시장의 질적 향상에 대한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함으로써 미국을 비롯한 35개국에 9백개 이상의 가맹점을 둘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창업자인 앤런 숀버그씨는 감원선풍으로 유능한 인재들이 대기업에서 밀려나오고 있는 한편으로 신생 중소기업들은 인재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유능한 퇴직자들과 손잡고 고급인력시장을 개척했다. 이들 가운데 개인사업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가맹점을 맡겼고 재취업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직장을 소개했다.이런 과정에서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했다. 클리블랜드에 있는 본사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각지에 있는 가맹 사무소를 연결한 화상회의 시스템이 그것이다. 원격 화상회의 시스템을 구축, 지원자와 구인기업간 신속한 면담을 주선함으로써 취업 성사율을 월등히 높였다. 기업은 화면을 통해 지원자를 개별 인터뷰할 수 있게 됐고 지원자는 한두번의 인터뷰를 위해 먼곳까지 이동하는 수고를 덜 수 있게 됐다.이 회사는 직종을 전문분야별로 특화해서 전담하는 4개의 회사를 연합한 형태로 운영된다. 매니지먼트 리크루터(Management Recruiters)는 전반적인 경영관리 및 기술인력 분야, 세일즈 컨설턴트(Sales Consultants)는 영업 및 마케팅 인력 분야, 컴퓨서치(Compusearch)는 컴퓨터 전문인력, 오피스메이트5(OfficeMates5)와 데이스타(DayStar)는 업무지원 인력 분야를 각각 전담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 3만4천명의 전문인력에게 직업을 알선했고 5억2천만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렸다.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최근 ‘고급인력의 대이동’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평생직장 대신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주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직장으로 서슴없이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하지만 격변하는 노동시장에서 고급 인력들이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은 많지 않다. 고도성장 과정에서 육성된 유능한 인재들이 새로운 분야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문인력소개업은 이런 점에서 시급히 육성해야 할 업종중 하나다. (02) 501-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