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만 해도 여름철 질병의 대명사는 ‘일사병’ 또는 ‘열사병’이었으나 언제부터인가 ‘냉방병’이 대표적인 여름철 질병으로 자리하기 시작했다.냉방병은 의학적으로 뚜렷한 정의가 없는 일종의 증후군이다. 에어컨이 가동되는 폐쇄된 빌딩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소화불량, 두통, 피곤, 정신집중 곤란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것들을 모두 일컫는다.냉방병의 원인으로는 첫째, 에어컨의 냉각수가 세균들로 오염되고 이 세균들이 냉방기를 통해 빌딩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것이다. 증상은 일반 감기와 비슷해 ‘여름 감기’에 걸렸다면 이를 의심해 볼 수 있다.둘째는 무더운 외부 온도에 비해 내부 온도를 에어컨으로 너무 낮게 설정해 놓음으로써 인체가 외부와 내부 온도 사이에서 적응을 제대로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주로 자율신경계의 탈진에 의한다.우리 몸은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순응’이라는 과정을 거쳐 더위에 적응하는데 약 1~2주가 걸린다. 순응기간에는 자율신경계의 무리가 따르는데, 피곤하고 소화가 잘 안 되고 두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 우리 몸은 새로운 환경에 맞게 조절된다. 그런데 에어컨으로 냉방된 실내에서 지내는 현대인들은 무더운 여름이 되어도 순응할 기회를 잃어버리고 대신 밤낮으로 순응을 반복해야 한다. 순응기간에 발생하는 자율신경계 탈진 증상이 계속 나타나는 것이 또 다른 냉방병이다.마지막으로 ‘빌딩증후군’의 일종으로 나타나는 것인데, 냉방 유지를 위해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하는 것이다. 에어컨 청소를 등한히 하거나 실내에서 담배 등으로 오염 물질을 계속 유발할 경우 더 심각해진다.문명의 이기라 할 수 있는 냉방병은 조금 귀찮은 노력이 있어야 예방할 수 있다. 먼저 에어컨을 규칙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에어컨은 냉각수를 사용하지 않아 세균 문제는 별로 없지만, 1~2주마다 한번씩 청소하는 것이 좋다. 큰 빌딩에서 일하는 사람은 빌딩의 냉각수 관리가 잘 되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다.두번째로는 1~2시간마다 외부 공기와 환기시켜 주는 것이다. 실내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이 있을 때는 더 자주 환기시키거나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에어컨의 냉각 정도를 24도에서 26도 사이에 맞추는데, 외부와의 온도 차이가 5도가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몸이 허약하면 냉방병에 잘 걸릴 수 있으므로, 여름에도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 등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냉방병 예방 및 치료에 크게 도움이 된다.여름에는 낮이 길고, 짧은 밤에도 더위로 인해 잠을 설치게 되어 인체 리듬을 깨기 쉽다. 리듬이 깨지면 몸의 기능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지므로 수면시간과 식사시간은 지키는 것이 좋다.낮에 많이 피곤할 경우 10~30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열대야 등으로 잠을 하루 정도 설쳤더라도 낮잠을 너무 많이 자는 것은 좋지 않다. 32도 이상 올라가는 무더위만 아니라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체력을 보존하고 정상 리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02) 760-3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