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마케팅은 상품 판매보다는 소비자를 친구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친구가 된 소비자는 평생 고객이 될 뿐만 아니라 회사의 가장 유능한 판촉사원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를 친구로 만드는 마케팅은 넓게 보면 풀(Pull) 마케팅, 퍼미션(Permission) 마케팅 등과 비슷한 범주에 드는 전략이지만, 여기에서 거론되는 사례들은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가장 중요한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앞의 마케팅 전략들과 다르다.이러한 전략으로는 첫째, 공장견학, 제품의 작동 시연, 소비자 교육, 상담전화, 비디오 자료 등으로 소비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방법이다.무료전화인 800번호의 어머니격인 버터볼 칠면조(Butterball Turkey)사의 상담전화는 1981년 홍보대행사에 의해 개발되어 현재까지 주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회사는 무료전화를 개설하고 가정 경제 및 영양 전문가를 배치해 추수감사절 저녁 준비를 하는 소비자에게 일 대 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요리 상담은 가상공간으로도 이어져 홈페이지 개설(www.butterball.com) 첫해 1백40만명, 두번째 해에 4백40만명이 방문했다.미국의 전국감자판촉위원회는 ‘Ready, Set, Dinner’라는 사용하기 편리한 조리법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터치스크린 키오스크(kiosk)를 슈퍼마켓에 설치해 소비자에게 요리법을 제공하는 홍보전략을 펼치고 있다. 음식 평론가들과 슈퍼마켓 매니저들의 호평을 받았으며, 슈퍼마켓 출구조사 결과 키오스크 사용자는 쇼핑동안 감자를 포함하여 요리법에 나오는 재료를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실질적으로 감자 소비를 늘릴 수 있었다.둘째, 핵심 소비자들을 동호회로 결성하는 등 소비자 기반을 형성하는 방법이 있다. 모든 종류의 상품이 소비자를 애호가로 만들 수 있지만, 특히 자동차나 모터사이클 등이 열광적인 팬을 만들기 쉽다. 자동차 소유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사랑하는 자동차가 탄생한 지역을 방문하고 그 탄생을 시킨 사람들과 만나도록 함으로써 소유자들로 하여금 자동차 고향에 대한 향수를 지니도록 한다. 이러한 전략은 90년대 중반에 유행했다.포드는 빌 클린턴 대통령을 포함한 3천명의 무스탕 소유자들을 초대해 새 모델을 선보이는 대형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으며, GM의 Satun사는 회사와 자동차 소유주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모든 자동차 소유자들을 Saturn Homecoming 행사에 초대해 Saturn 구성원과 소유자간에 가족적인 느낌을 형성하도록 연출했다.소비자를 친구로 만드는 세번째 방법은 소비자와의 접촉을 마케팅으로 연결시키는 전략이다. 어떠한 형태로든 회사와 접촉을 시도하는 소비자의 목소리를 중시하고 이를 마케팅 기회로 전환시키는 전략은 소비자를 즉석에서 친구로 만드는 훌륭한 마케팅 기법이다.나비스코사 초코칩 과자의 박스에는 ‘1천개가 넘는 초코칩’이라는 메시지가 새겨져 있다. 시골 초등학생들이 수학시간에 연습으로 각자 나눠서 세어보고 합해보니 6백여개뿐이었다. 학생들은 박스 메시지가 거짓이라며 항의 서한을 띄웠다. 나비스코사는 자신들의 주장을 실제로 검증하기 위해 PR담당자 및 과자 기술자를 이 학교로 파견했다. 그리고 칩과 밀가루를 분리하는 기계를 사용해 과자속에 숨어 있는 칩까지 노출시켜 세어보도록 하였다. 그 결과 1천2백개가 넘어 아이들을 감동시켰다.이는 기업이 어린 소비자의 불만을 소홀히 취급하지 않고 성의껏 응답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동시에 재미있는 스토리가 되어 전국적인 뉴스거리가 됐다. 나비스코사는 회사 이미지를 기대 이상으로 고양시켰으며 동시에 판매량 증가까지 가져올 수 있었다.마케팅 아이디어는 소비자로부터, 마케팅 파워는 사원으로부터 창출될 수 있다. 소비자와의 접촉에서 사원들이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구사할 줄 모른다는 점이 마케팅 분야에서 현재 한국 기업이 지니고 있는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마케팅 감각이 있는 조직이라면 소비자의 일거수 일투족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