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사업팀 발족, 유통계·핸드폰 카드 등 이색 상품 마련 … 롯데·SK·현대캐피탈 ‘군침’

신용카드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황금알’을 노린 일부 대기업 및 관련 기관의 카드업 진출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기존 카드업체들은 카드업 신규진출에 대해 과당경쟁 등을 우려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정부가 카드업 신규진출을 허가할 경우 이를 막을 수는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기존업체들은 ‘생존경쟁’에 버금갈 경쟁격화에 대비해 기왕에 쌓아온 각 업체의 특성과 명성을 유지하면서 보다 많은 고객유치를 위해 새로운 서비스 및 상품개발에 주력하고 있다.현재 신용카드업 신규진출을 준비중인 업체는 롯데캐피탈, SK캐피탈, 현대캐피탈 등 대기업 계열사들과 산은캐피탈, 새마을금고연합회 등 제2 금융권, 홍콩상하이뱅크 등 일부 외국은행 들이다. 특히 대기업 계열사들의 경우 이미 4~5년 전부터 신용카드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할부금융 인가를 받는 등 카드업 진출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현재 신용카드 운용에 필요한 전산개발을 거의 완료한 단계에서 정부의 허가만 떨어지면 곧바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입장. 여기에는 정부의 허가여부가 가장 큰 관건인데, 최근 정부도 재벌의 금융시장 지배문제로 그동안 허용을 유보해 왔던 신용카드 신규진출에 대해 요건만 갖춰지면 허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 가을쯤엔 대기업 계열사나 제2 금융권에서 신용카드업 신규진출업체가 탄생할 전망이다.대기업 계열사중 신용카드업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롯데캐피탈과 SK캐피탈이다. 롯데의 경우 롯데캐피탈의 설립(95년) 자체가 사실상 카드업 진출을 위한 포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카드업 진출을 준비해온 롯데의 기본방향은 백화점카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유통계 신용카드를 만들겠다는 것. 무이자 할부판매 등 백화점 카드의 각종 혜택에 신용카드의 지불수단 및 각종 금융서비스까지 합할 경우 승산이 있다는게 롯데측의 분석이다. 이를 위해 롯데는 남자, 직장인 위주였던 기존 카드사의 회원과는 달리 여성, 주부위주로 회원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롯데는 이와 함께 비자카드와 제휴, 롯데카드를 외국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SK텔레콤의 자회사격인 SK캐피탈은 3년전에 신규사업팀을 발족, 전산시스템 개발 등 카드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 허가만 나면 당장이라도 카드업 진출이 가능한 상태라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 SK 신용카드의 기본개념은 이동통신 전문업체의 장점을 살린 핸드폰 신용카드. 즉 신용카드 IC칩을 핸드폰에 장착, 핸드폰으로 대금지불, 자금이체, 현금인출, 대출 등 모든 신용카드 업무를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산은캐피탈, 기업 대상 업무 치중현대캐피탈 역시 2~3년 전부터 신용카드업 진출을 준비해오고 있으나, 현재로선 입지가 불투명한 상태. 그룹이 자금난으로 휘청거리고 있는데다, 정부 입장에서도 부실그룹에 또 하나의 금융관련 업체를 인가해 주기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산은캐피탈의 경우 99년에 카드추진팀을 발족, 8월 중순 현재 전산개발을 완료했다. 산은캐피털은 도매금융에 치중해온 강점을 살려 일반인 대상 소비자카드 보다는 기업을 대상으로 구매카드, 역구매카드, 법인카드 등 상용카드업무에 치중할 방침이다.새마을금고연합회도 오는 8월말까지 전산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기로 하는 등 카드업 진출에 적극적이다. 새마을금고연합회는 영세서민들 위주의 1천1백만 회원을 보유한 비영리단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 연합회 카드사업팀 황원석차장은 “영세서민들은 그동안 신용카드 발급의 사각지대에 있어 왔다”며 “앞으로 대부분의 금융업무가 카드를 통해 이뤄지는 만큼 회원들에게 카드발급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금융편의를 제공하자는 데 카드업 진출의 근본 취지가 있다”고 말했다.이들 업체의 카드업 신규진출에 대한 LG카드, 삼성카드 등 기존업체들의 입장은 한마디로 ‘No’다. 이미 기존의 27개 업체들이 포화상태에서 완전경쟁을 하고 있는 실정인데, 카드업 신규진출이 웬말이냐는 것이다. 삼성카드 고영호과장은 “국가경제 및 고객서비스 측면에서 볼 때 카드업 신규허가는 부정적인 기능이 더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용불량자 등 기존 시장에서 도태된 사람들이 신규카드업체 쪽으로 몰리면서 해당업체 부실채권의 증가는 물론 업계 전체의 부실 및 무더기 부도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LG카드측도 리스사, 종금사의 사례처럼 신규진입회사 증가 및 업체간의 과당경쟁으로 업계 전체의 동반부실화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비단 삼성이나 LG만이 아니라 기존 카드업계 전체의 공통된 의견이다.이런 상황에서 기존 업체들은 카드업 경쟁격화에 대비, 각종 전략을 내놓고 있다. 삼성카드는 e-비즈니스와 연계한 사업확대로 온라인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미 전화대출, 인터넷대출 등 사이버금융거래를 국내 최초로 도입,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삼성은 고객입장에서 틈새시장 개발에 나서는 한편 데이터베이스(DB) 마케팅을 보다 강화할 방침이다. LG카드도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을 비롯한 데이터베이스중심의 타깃마케팅을 전개하기로 했다. 개인별 신용도에 따른 고객관리 차별화를 비롯한 적극적인 상품개발에 나서겠다는 것이다.시중은행 연합카드인 BC카드는 신용카드 소득공제로 고객이 하나의 카드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려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짐에 따라 메인카드화 전략에 중점을 두고 있다. BC는 이밖에도 주택, 농협, 한빛, 조흥은행 등 회원은행들이 각 은행별 특성을 살려 브랜드는 공유하되 마케팅은 별도로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다이너스카드 향방수익 빵빵 … 매각보다 ‘자력갱생’ 희망현재 카드업계의 또 하나의 이슈는 다이너스카드의 향방이다. 다이너스카드는 지난해 8월 모그룹인 대우그룹의 자금악화로 워크아웃이 진행중인 실정. 모기업에 물린 1조2천억원의 중개자금으로 인해 동반부실 상태에 있긴 하지만 카드업 자체의 영업이익은 ‘빵빵한’ 상황이다.다이너스카드의 회원은 현재 50만여명. 워크아웃 중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백20%가 증가했다. 카드 이용액, 현금서비스 등을 포함한 매출액은 8천9백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백30%의 성장률을, 당기순이익은 71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2백50억원의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이같은 괄목할만한 성장은 지난해 카드시장이 정부의 지원책 등에 힘입어 전체적으로 급성장했다는 외적인 요인도 있지만, 무엇보다 ‘소수우량회원제’로 불리는 까다로운 회원관리 시스템 덕분이라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다이너스의 회원가입 조건은 일단 상장사 대리 이상, 사회계층상 상위 5%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가 없으면 가입하고 싶어도 못한다는 것이다. 덕분에 다이너스카드 회원들은 1인당 카드이용률이나 카드이용금액 면에서 국내 최고를 자랑하고, 카드연체율은 최하위를 기록하는 우량고객들이다.이런 배경에서 다이너스카드 직원들은 ‘자력갱생’을 희망하고 있으나 정부는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실정. 정부는 다이너스카드를 인수하는 업체에 우선적으로 카드업 신규진출 허가를 내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로선 다이너스카드 인수를 희망하는 업체는 드러나지 않은 상태. 다이너스카드 권영필과장은 “아직까지 인수희망업체가 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며 “중개자금만 처리된다면 충분히 자체회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이런 상황에서 다이너스는 카드한장으로 고객의 모든 요구를 수용하는 ‘원카드’ 기능을 강화하면서 전세계 27개국 81곳 공항라운지 무료이용, 업계 최고 보상금액의 항공여행 불편보상, 24시간 전세계 해외여행 SOS 서비스 등 다양한 고객만족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