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위기, 주가 저평가로 이어져 … 기업 수익성 개선 가시화로 신뢰회복 시급

지금 국내기업의 주가가 기업의 가치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 뉴욕거래소의 전반적인 주가 수준이 지난 해 기업 이익의 약 50배 수준이나 한국은 거래소의 경우 17배밖에 되질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한국기업의 주식을 사지 못하는 이유는 한국의 금융 시장이 지금 신용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신용 위기의 수준을 알려주는 지표중의 하나는 국공채의 가격 움직임이다. 국채 수익률은 9%에서 7%대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수익률의 하락은 가격의 상승을 의미한다.) 이렇게 신용위기가 오면 평소에는 문제가 없던 일도 의심의 눈으로 보게 되고, 시장에는 풍문이 돌며 혹시 있을지도 모를 위험에서 먼저 빠져 나오기 위한 투매가 일어난다. 마치 먼 곳에서 울리는 총소리에 놀라 양들이 서로 입구로 빠져나가려다 밟혀 죽는 것과 마찬가지다. 최근 증시의 모습이 그랬다.금융위기를 처리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보험이다. 위기에 대한 가장 단순하고 어리석은 대응은 무조건 위기를 피해가는 것이다. 모두가 B급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는 사지 않는다면 결국 그 회사는 부도가 난다. 10만 더 빌려주면 살아날 회사가 부도가 나서 결국 90의 부실채권을 금융 시장에 남기는 꼴이다. 문제는 10으로 살아날지 못살아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회사가 정보를 정확히 밝히지 않기 때문에 믿지 못할 수도 있고, 회사는 정확하게 드러냈는데도 평가하는 사람이 무식해서 무조건 피하는 경우도 있다.따라서 한 나라가 건강한 금융시스템을 갖추려면 먼저 정보를 정확하게 공개해야 한다. 두번째는 금융기관을 비롯한 투자가가 기업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가 부실 금융기관에 돈을 넣어 BIS비율을 맞추어 준다면 8% 근처로 하지 말고, 10% 정도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은행도 위험을 각오하고 대출을 할 수 있다. 세번째는 개별 금융기관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으로 위기를 흡수하는 제도이다. 프라이머리CBO는 위기를 흡수하는 좋은 예다. 단기적으로는 이 제도의 활성화가 현재의 신용 위기를 뒤로 미뤄 시간을 버는 유일한 방안이다.◆ 프라이머리CBO 잠재손실 완충역 인정해야최근 16개 그룹사가 결합재무제표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의하면 작년 16개 그룹 중 9개를 제외한 7개 그룹이 영업이익에서 번 돈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에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 이익으로 이자를 갚기 어려운 그룹들은 여러 가지 형태로 자구 노력을 해 재무 구조 측면에서 기업의 자구 노력은 거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사업의 수익성을 더 높이는 일이다. 목장의 총소리가 저 멀리서 들리는 메아리로 끝나려면 기업들이 지급이자보다는 더 많은 영업이익을 내기 위해 사업구조를 개선하고 금융기관은 십시일반으로 위험을 분담하는 장치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지금 주식 시장의 최대 이슈는 현대그룹의 정부 요구에 대한 대응책과 프라이머리 CBO의 판매 규모다. 이번에는 현대에 대한 정부의 요구가 대단히 구체적이어서 금융기관이 만족할 만한 대응책이 나올 가능성이 아주 높다. CBO도 이미 1조5천억원 어치가 팔렸고, 추가 판매 계획이 잡혀 있어 시장의 불안은 줄고 있다. 최근의 주가 반등은 이미 이런 변화를 반영하는 중이라고 보며 투자시점도 이같은 맥락에서 판단하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