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우량종목 선정 “밀어붙여” … IMF위기 때도 지속적 보유 고수익 결실

한국증시에서는 주식을 들고 오래 있기가 불안해 데이트레이딩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회전되지 않고 있는 주식이 있는 것을 보면 장기투자자들도 있다는 것이고 이 가운데에는 성공하는 투자자도 분명히 있다.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주식을 5천원대에 1만주 사서 계속 갖고 있다는 ‘여의도 아줌마’나 1년에 딱 한 번 객장에 나온다는 재력가 할머니의 장기투자 성공담이 회자된다. 하지만 주변에서 장기투자로 성공한 사람을 보기는 쉽지 않다. 대개의 일반투자자들은 ‘제대로 갈’ 주식을 싸게 사기도 어렵고 조금만 올라도 이익실현 충동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한국증시에서 장기투자로 성공한 사례는 국내 투신사의 외국인전용펀드나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한국펀드에서 찾을 수 있다. 장기투자와 정석투자를 중시하는 외국인의 투자원칙 때문일 것이다. 특히 월가에서 IMF이전까지만 해도 가장 성공한 컨트리펀드로 꼽혔던 코리아펀드가 대표적 사례이다.코리아펀드는 84년5월 미국의 자산운용사 스커더 켐퍼(Scudder Kemper)사에 의해 초기자본금 5천만달러로 설정됐다. 설정 당시의 종합주가지수(KOSPI)는 130포인트대. 이 펀드는 한국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거나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업종별 대표종목을 편입했다. 증자로 추가 자금이 들어오거나 외국인투자한도가 늘어나면 대표종목을 추가로 사들였다.삼성전자는 설정초기 5백원, 1천원할 때부터 샀고 10만원대에서도 샀다. 현재 이 펀드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의 평균매입단가는 1만8천6백24원. 37만2천2백59주를 갖고 있으므로 삼성전자에서만 16년간 1천2백억원을 벌어들였다. 이 종목의 주가가 너무 올라 포트폴리오내 편입비중이 너무 높아져 과도보유분을 일부 정리한 것 외에는 16년간 거의 팔지 않았다.◆ SKT장기투자, 8백65억원 벌어SK텔레콤도 마찬가지다. 91년부터 사들인 이 종목의 평균 매입단가는 2천6백83원. 주당 30만원으로 봐도 수익률은 1만%를 넘는다. 보유수량이 23만4천주이므로 8백65억원을 벌었다. 역시 가격상승으로 편입비중이 너무 높아져 과도보유분을 정리한 것 이외에는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하고 있다.이 펀드를 운용하는 스커더인베스트먼트코리아의 동일권 이사는 “일단 한 종목을 사면 그 회사가 장기적으로 성장한다고 보는 동안은 계속 보유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IMF와 같은 위기 때도 지속적으로 보유했다는 것.이같은 장기투자의 성공으로 코리아펀드의 연평균수익률은 22%에 달한다. IMF때의 주가폭락과 올해의 약세장에서도 여전히 연평균 은행이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결과 코리아펀드의 자본금도 2억7천5백만달러에서 지난 6월말 현재 11억달러로 불어났다.동이사는 “장기투자는 스커더켐퍼사의 운용철학이고 주주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기투자의 수익률이 단기투자를 앞선다’는 것이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자산운용사인 이 회사의 운용경험과 운용철학이라는 설명이다.동이사는 미국에서는 주가가 폭락한 날에도 “노후를 위한 투자이므로 걱정을 안한다”는 인터뷰가 방송에 나온다며 “좋은 종목을 골라 장기투자하면 반드시 은행예금 이상의 수익률을 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