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캐시·하늘교육 등 돈 될만한 e-비즈로 유치 성공 … 삼성벤처투자, 펀딩 집중참여 눈길

요즘 서울벤처밸리에 가면 자주 듣는 말이 펀딩(자금유치) 얘기다. 올해초 1차 펀딩을 받은 인터넷 벤처들이 추가 펀딩을 받지 못하면 10월을 넘기기 힘들다는 말도 들린다.최근 한국인터넷기업협의회가 인터넷기업 임원급 이상 1백20명을 대상으로 ‘닷컴위기론’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65%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또 ‘매우 심각하다’고 답변한 임원이 18%에 달해 닷컴기업 83%가 위기론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스닥 시장 침체, 수익모델 부재, 도덕적 해이와 함께 벤처캐피털(창업투자회사)들의 투자축소를 그 이유로 꼽았다.이런 위기감이 서울벤처밸리를 뒤숭숭하게 하고 있는 가운데 나름대로 실력을 인정받아 펀딩에 성공한 인터넷 벤처들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금 규모도 적게는 3억원에서 많게는 35억원까지 다양하다. 대부분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거나 차별화된 솔루션으로 수익이 ‘보장’되는 기업들이다.투자회사는 삼성 계열의 삼성벤처투자를 비롯해 국민은행 계열의 국민기술금융, 인베스텍창업투자, 무한기술투자 그리고 엔젤들이다. 특히 최근에 펀딩받은 기업들의 대부분이 삼성벤처투자에 집중돼 있어 주목을 끌었다. 삼성벤처투자는 인터넷결제시스템 엔캐시를 비롯해 온더아이티 온사이트써치 하늘교육 모바일큐 등에 투자했다. 삼성은 특히 국내 최대 온라인 게임리그중 하나인 베틀탑에 70억원을 투자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엔캐시 30억원 자금 유치 … 공격적 경영 나서인터넷 랭킹서비스 업체인 백핫(www.100hot. co.kr)은 지난 7월 중순 국민기술금융으로부터 6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액면가 1천원의 주식을 12배수인 주당 1만2천원씩으로 자금을 유치했다. 이 회사가 올해 초 책정한 기업 주식가치는 주당 6만원이었으나 투자열기가 냉각되면서 다소 낮은 가격으로 자금을 유치할 수밖에 없었다.지난해 10월 자본금 1억원으로 시작한 백핫은 올 1월 벤처게이트투자로부터 5억원을 펀딩받은 후 두 번째다. 이 회사 김귀남 사장은 “사이트의 포텐셜리티(잠재력) 즉, 랭킹 사이트를 통해 리서치, 컨설팅, 타깃 마케팅 등 다양한 사업모델로 가지를 뻗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백핫은 이번 펀딩으로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됐다.인터넷 결제시스템 솔루션업체인 엔캐시(www.n-cash.net)도 지난 7월 중순경 삼성벤처투자로부터 30억원의 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 회사 권선복 사장은 보유하고 있는 인터넷결제시스템 솔루션의 가치와 회사의 비전을 인정받아 펀딩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자체개발한 N-Cash는 전자금액 이체 서비스를 위한 지불수단으로 별도의 프로그램 없이 웹상에서만 바로 구현되는 것이 다른 회사와 다른 특징이다. 올 1월 10억원으로 시작한 엔캐시는 이번 자금유치로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결합된 인터넷 교육서비스 업체 하늘교육(www.edusky.co.kr)은 확실한 수익모델 때문에 자금유치에 성공한 케이스다. 하늘교육은 지난 7월말 삼성벤처투자로부터 24억원의 자본을 유치했다. 액면가 5천원의 주식을 주당 3만원씩 받은 것. 이와 함께 삼성전자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컴퓨터 등 교육기자재 등 현물도 제공받기로 했다. 이 회사 서진원 사장은 “2백50개의 오프라인 지점으로부터 매월 수익이 발생하는등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갖고 있는 점이 투자자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삼성으로부터 투자받은 자금은 인터넷 방송, 지능형 교육 솔루션 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온라인 수학과목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하늘교육은 현재 1만1천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하늘교육은 연말까지 전국지점을 4백여개로 늘릴 계획이다.지식관리솔루션(KMS) 공급업체인 온더아이티(www.ontheit.co.kr)도 지난 6월말 삼성벤처투자로부터 3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온더아이티는 올해 4월 발표한 자체 개발 KMS인 널리지플러스(KnowlegePlus)가 3개월만에 1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 제품이 잘 팔리는 점이 펀딩성공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음은 물론이다. 이 회사의 김원배 전략기획 마케팅 팀장은 “펀딩받은 자금을 하반기 영업 마케팅과 해외진출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99년 4월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돼 지난해 2억8천만원의 매출을 올린 온더아이티는 매출 호조 여세를 몰아 올해말까지 5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온사이트써치(www. onsitesearch.com)는 벤처 위기론이 팽배했던 지난 5월말 35억원이라는 자금을 삼성벤처투자로부터 받았다. 액면가 5천원의 주식을 12.5배수로 받았다. 이 회사 김현철 재무담당 이사는 “다른 검색엔진과 달리 이미지 검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며 “이외에도 검색엔진을 빌려주는 검색호스팅과 ASP 사업이 투자자의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온사이트써치는 또 최근 3차 펀딩을 위해 컴팩코리아의 국내투자 펀드를 받을 계획이다.상품을 실사 촬영한 뒤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는 이미지 ASP 사업에 나선 한국디지탈이미지뱅크도 남들이 하지 않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 덕분에 지난 5월말 인베스트텍창투로부터 3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액면가 5천원을 주당 2만5천원씩 받았다.◆ 독특한 비즈니스모델 덕분에 엔젤투자 유치도묻지마 투자에서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식으로 투자패턴을 바꾼 엔젤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한 기업도 있다. SR코리아가 운영하는 스톡레이스(www.stockrace.net)는 주식경주게임이라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 덕분에 8월말 엔젤들로부터 3억원에서 5억원 정도의 자금을 유치한다. 이 회사 서명근 영업마케팅 이사는 “현재 80% 정도 확정된 상태”라며 “추가된 자금은 마케팅과 해외 진출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식경주게임은 말 대신에 주식이 일정기간 동안 ‘뛰는’ 게임이다. 그 기간 동안 수익률이 가장 높은 주식에 배팅한 사람이 배당받는 식이다. SR코리아는 향후 일본, 호주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해외 수출에도 나설 계획이다.이외에도 디지털 음성, 영상 압축 기술을 갖고 있는 성진C&C도 현재 외국투자회사와 국내 은행계열 창투사로부터 압축기술을 인정받아 펀딩받을 예정이다.벤처 전문 투자회사인 디스커버리벤처스의 김정국 이사는 혹한기의 추가 펀딩에 대해 “지금은 벤처뿐만 아니라 창투사들도 옥석가리기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라며 “두개 이상의 밴처캐피털(창투사)과 접촉하면서 최근 실적과 향후 계획을 면밀히 검토한 다음, 펀딩 규모를 정하고 사업의 포지셔닝을 재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