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제품 외산보다 싸게 공급, 수입대체 효과 … 세계 5대 메이커 진입 목표

환자에게 매스를 대지 않고 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화면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MRI’라고 불리는 자기공명영상진단장치를 이용하면 된다. MRI는 고주파 진동과 강한 자장을 이용해 진단영상을 만드는 장치. 해상도가 뛰어나고 다양하게 대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체에도 해가 없어 각광받는 첨단의료기기다.MRI는 20억~30억원 정도의 고가 의료진단장비다. 때문에 모든 병원이 이 의료기기를 갖추기도 힘들고 환자도 이를 이용하려면 60만~7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 부담이 크다.국내 종합병원에 설치된 MRI는 거의 전량이 수입품이다. 제품가격과 사용료가 비싼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동안 대기업은 물론 많은 연구기관들이 MRI를 국산화하려다 대부분 중도하차했다.최근 의료영상진단기기 전문벤처기업인 (주)아이솔테크놀로지(www.isoltech.co.kr 대표 이창규)가 이 MRI를 자체기술로 개발했다. 그동안 이 회사는 BMD(골밀도 진단기), X-Ray 응용기술 분야의 제품 등을 개발·생산해 주목받아 왔다.98년 설립된 이 회사가 현재 주력하는 제품은 고자장 MRI와 BMD다. 내년부터는 시장규모 확대가 예상되는 전용MRI, 개방형 MRI를 출시해 국내외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현재 산업자원부의 산업기반기술자금으로 개발중인 ‘PQCT-BMD’도 조기 완료해 내놓을 계획이다.이미 지난 7월 1.5T MRI를 개발, 출시를 앞두고 있다. 0.5T 개방형 MRI도 올해말까지 내놓을 계획이다. 과학기술부 국책연구비 지원을 받는 손목형 골밀도 측정기는 1단계 개발이 완료돼 현재 임상실험이 진행중이다. 내년에는 척추용 골밀도 측정기와 Spiral X-CT도 출시할 예정이다.“이들 의료영상진단기기가 상용화되면 병원에는 수익성을 높이고 환자에게는 MRI사용의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는게 이창규 사장의 말이다. 전경식 사업개발 이사는 “2005년 세계 5대 전자의료기기 메이커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이 회사가 자랑하는 경쟁력의 으뜸은 맨파워다. 연구진은 MRI 및 BMD 분야에서 5 ~10년 이상의 개발경력을 보유한 30명의 석·박사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과거 98년 3.0T MRI를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능동차폐형(Active Shield Magnet)으로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우수인력들이다.“국내외 학계 권위자들과 기술개발 네트워크를 구축, 산학 협동 연구체계를 갖춰 국내 MRI 기술진이 총집결해 MRI기술의 본류를 이루고 있다”는게 정관진 연구개발 상무의 설명이다.◆ 두뇌파워·ITS 시스템이 경쟁력 원천두뇌파워와 함께 ‘ITS(Isol Technology System)’라 불리는 이 회사의 기술시스템도 경쟁력의 원천이다. “ITS를 통해 의료영상진단기기 개발에 필요한 전기·전자공학, 전산학, 기계공학에서 의학, 기초과학까지 의료영상진단기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각 관련분야의 전문지식을 통합, 조율할 수 있다”고 이규인 이사는 설명한다. 이미 마그넷(Magnet), 코일(Coil) 등의 하드웨어는 물론 이미지 프로세싱(Image Processing), 응용패키지(Application Package) 등 소프트웨어까지 의료영상진단기기의 개발 및 생산을 위한 모든 기술을 갖췄다. 첨단 의료영상진단기기를 짧은기간내에 개발·생산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기술 때문이다.이들 연구인력과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선 고성능 1.5T MRI와 BMD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어 개방형 MRI, 전용 MRI등 각종 MRI도 싸게 출시할 예정이다. “국산 MRI가 상용화되면 외산 제품의 20~30% 정도의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어 획기적인 수입대체 효과가 있다”는게 이이사의 설명이다.국내 시장만이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매년 12% 이상 성장률을 보이며 연간 1천9백대 이상 팔리는 추세에 맞춰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섰다. 우선 미국에 설립한 현지법인을 통해 미국, 캐나다 및 중남미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합작법인을 통해 동남아시아 시장은 물론 터키에도 현지대리점을 둬 중동시장을 맡게 하고 중국과 대만시장 진출을 위해 파트너와 협력을 협의중”이란게 전경식 이사의 말이다. 이와 함께 일본 메이커와도 상호 교환판매, 부품 교환구매, 공동 해외판매 등을 논의중이다.이 회사가 개발한 MRI는 현재 성능면에서 세계적 수준이다. “미국 MRI 전문 판매회사와 MRI렌털회사로부터 품질 및 가격경쟁력을 인정받아 미국시장에서 연간 50~1백대를 판매하겠다는 의향서를 받아놓은 상태”라고 전이사는 말했다. 말레이시아로부터도 1.0T MRI에 대해 지분 및 기술·판매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MRI는 의료용으로만 사업성이 있는 제품이 아니다. 미개척분야인 산업용 MRI를 개발해 현재까지 의료기기로만 인식돼온 MRI를 산업용으로 확대해 새로운 수요 및 시장을 창출한다는 전략도 세웠다.“IMR(Industrial MR)로 불리는 산업용 MRI는 식음료, 고무제품, 플라스틱, 농축산물, 약품 등의 품질검사가 가능하다”며 “1백% 비파괴, 비접촉 검사 시스템으로 성장가능성과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한 분야”란게 이창규 사장의 설명이다.◆ 차세대 골밀도진단기 상용화 눈앞의료영상진단기기는 점점 초고자장화, 전용화, 소형화되는 추세다. 신속영상화와 고기능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세계 의료영상진단기기 시장을 이끌어갈 초고자장, 개방형 및 전용 MRI, 차세대 골밀도 진단기 및 X-Ray응용기술 제품 등의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개방형 MRI는 기존 MRI 시스템과 달리 개방된 마그넷 구조로 수술중 촬영이 가능하다. 따라서 또 폐쇄공포증 환자나 노약자, 어린이 촬영에 알맞다. 전용 MRI는 특정부위의 영상촬영을 위한 것으로 유방전용, 사지전용, 뇌전용, 심장전용 등을 개발중이다.팔뚝의 뼈구조를 측정해 골다공증을 진단하는 DEXA방식의 골밀도진단기(모델 오스테오플러스)도 개발을 완료, 시판에 들어간다. 초음파를 이용한 측정기술을 개발, 내년에 초음파방식의 골밀도 진단기도 선보일 계획이다.책임 담당제를 도입, 고장시에는 대체장비를 즉각 지원해 응급상황이 발생해도 의사와 환자 모두 안심할 수 있다. 의사들에게 임상 진단회를 열어줘 의견을 수렴, 제품 개발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이사장은 “올해 1백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데 이어 내년에는 매출 4백억원, 순이익 40억원을 달성해 코스닥등록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02)2294-1800★ 인터뷰 / 이흥규 연구소장"산업용 영상진단장비도 개발추진"“의료용은 물론 산업용으로 널리 쓰일 수 있는 첨단 영상진단장비를 개발해내겠습니다.”연구소장인 이흥규 박사는 카이스트 시절부터 MRI분야에 파고든 전문가다. LG그룹의 MRI개발에 핵심 연구원으로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국내에서 MRI는 워낙 고가여서 시장성이 희박했습니다. 때문에 후일을 기약하고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보다 선진화된 기술을 체득하기 위해서였습니다.”그후 미국 UC얼바인(Irvine)대학에서 선진 MRI 기술을 습득했다. 그러다가 (주)메디슨의 MRI사업부 창설과 더불어 MRI사업본부장을 맡아 97년 1.0T MRI 개발에 성공하는 등 지금까지 이 분야 국내 최고의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이박사는 “MRI의 성능이 보다 고도화되면 그만큼 인체내 성분분석이 정확해진다”며 “몸에 이상이 있을 때 어떤 성분들이 증가하고 이동하는지까지 자세하게 밝혀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악성질병을 조기발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술시 실수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세계 영상의료진단기기 분야를 이끌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