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미국 포드자동차가 돌연 대우차 인수 포기의사를 밝혔다.웨인 부커 포드 부회장은 지난 15일 성명서 발표를 통해 “대우차의 사업현황 및 자회사들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벌인 결과 대우차 최종 인수제안서를 내지 않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이에 따라 대우차 매각은 원점으로 돌아갔으며 1차 입찰에서 탈락했던 현대-다임러 컨소시엄과 GM-피아트 컨소시엄의 2파전으로 변화될 전망이다.포드의 갑작스런 대우차 인수포기는 최근 미국 전역을 발칵 뒤집어놓은 브리지스톤 자회사인 파이어스톤 타이어의 리콜 문제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파이어스톤 리콜’은 포드의 익스플로러 차량에 장착된 파이어스톤 타이어의 불량으로 타이어 6백50만개를 리콜하면서 번진 사건.실제 타이어 결함탓으로 추정되는 교통사고가 7백50건이나 보고됐다. 게다가 포드는 엔진결함 은폐 의혹마저 일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며 주가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현금보유고만 2백억달러 이상으로 알려진 포드도 리콜을 둘러싼 막대한 손실을 견디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기에다 대우차 인수 자체에 대해서도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당초 포드가 인수가격으로 제시한 7조7천억원은 물론 대우차에 쏟아부어야 할 추가자금이 만만찮을 것이라는 걱정도 포드 내부에서 제기됐다는 후문이다.포드의 이런 사정을 몰랐던 정부와 채권단은 크게 당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우 구조정협의회 관계자는 “타이어 리콜 문제가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줄은 알았지만 포드측으로부터 통보가 오기 전까지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고 말했다.또 대우차 사무노위는 “포드의 일방적 인수포기는 국제적 상거래상 있을 수 없는 일로서 대우차 임직원을 비롯한 한국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규탄성명까지 발표하고 포드차 불매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차 사무노위 “포드차 불매운동”어쨌든 가장 확실한 후보였던 포드가 막판에 탈락하면서 현대-다임러 컨소시엄과 GM-피아트 컨소시엄은 또 한번의 인수 기회를 갖게 됐다.채권단과 대우구조조정협의회측이 어떤 방식으로 재입찰을 실시할지는 다소 유동적이지만 두개 컨소시엄으로부터 다시 제안서를 받아 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제시되고 있다. 지난 6월 1차 입찰에서 GM-피아트는 4조4천억원, 현대-다임러 컨소시엄은 5조5천억원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재입찰에서 어떤 조건을 제시할지는 미지수다.GM의 경우 포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에도 국내에 상당기간 머물며 포드의 협의과정을 지켜봤을 정도로 미련을 갖고있어 가격을 얼마나 높게 써낼지 귀추가 주목된다.또 현대는 대우차 인수의지만큼은 어느 누구에도 뒤지지 않지만 전략적 제휴파트너인 다임러와의 협의가 변수다. 다임러는 국내에 현대·기아와 강력한 협력관계를 구축해놓은 마당에 구태여 대우차까지 인수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러나 다임러도 대우차를 ‘적정’가격에 인수할 수 있다면 잃는 것보다는 얻는게 많다고 판단하는 만큼 입찰에는 반드시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