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통신서비스 업종 중심 기술적 반등 예상 … 탄력매매 전략 유리

국내 증시의 유일한 버팀목으로 작용하던 외국인들마저 9월들어 순매도세로 전환하면서, 종합주가지수의 박스권이 큰 폭으로 하향 이동됐다. 외국인 주식 소유 비중이 이미 30%선에 육박해 추가매수여력을 기대하기 어려운데다가, 국내 경기 둔화 조짐과 함께 증폭되는 경제 펀더멘탈 변화에 대한 우려감, 그리고 지지부진한 구조조정에 대한 실망감이 외국인들을 한국 주식시장으로부터 떠나게 한 것으로 파악된다.특히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를 지닌 상황에서 맞이한 고유가시대 도래는 국내 주력 수출 업종인 반도체 경기 논란과 더불어 경상수지 전망을 어둡게 만들었고, 포드의 대우차 인수 포기 발표는 투자 심리를 급속도로 냉각시켰다. 연이어 나온 악재들이 그 영향이 광범위한데다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 문제가 있다.국제유가는 난방유 수요증가추세까지 맞물려 당분간 30달러 이상을 유지할 전망이다.최근의 반도체 경기 논란은 DRAM 단가 강세를 예상한 일부 브로커들의 선취매와 인피니온사의 재고 정리에 따른 현물 가격의 급락으로 유발됐다. 그러나 메이저 제조업체들이 여전히 하반기 DRAM 경기를 낙관하고 있다.실제로 장기 공급 계약단가는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그동안의 반도체주 약세는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반도체 경기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다는 점에서 상반기보다 반도체주가의 모멘텀은 약화된 상황이고, 반등폭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유가와 반도체 단가 하락으로 인한 교역 조건 악화는 환율 불안, 경상수지 악화, 물가 불안, 금리 불안에 의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야기시켜 경기둔화와 함께 주식시장에 큰 짐이 되고 있다.더불어 대우차 매각 지연은 채권단에 1조원 가량의 추가 손실 부담을 안겨줄 전망이다. 이것은 은행주를 비롯한 관련 종목에 직접적인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국가 전반의 구조조정 진척 지연으로 연결돼 증시에의 파장은 단순 금액 손실분 이상으로 파악된다.따라서 추세 전환의 선결 조건은 유가 안정, 반도체 경기 회복, 대우차 매각과 금융권 정리를 통한 구조조정의 가속화로 요약되지만 전자 둘은 우리의 통제 범위 밖에 있는 변수들이고 해결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해외 요인 역시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감은 사라졌으나, 대신 기업 실적 둔화 조짐으로 우호적이지 않다.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다만 700~750선 박스권 수준으로의 회복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정치적 이유로 답보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공적 자금조성을 통한 2차 금융 구조조정, 대우차 매각에 대해 정부의 근원적이고 신속한 대응책이 마련된다는 전제조건하에서이다.◆ 정부 대책 따라 700~750선 박스권 회복 예상일단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삼성전자가 20만원 후반대에서 두터운 매물대의 저항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장 전체적으로 목표 수익률을 짧게 가져가며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매매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여겨진다.업종별로는 기술적 반등시 그동안 낙폭이 과대했던 반도체 관련주와 통신서비스 업종이 중심에 설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의 시장 안정화 대책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공감대 형성 여부에 따라, 낙폭에 비해 대우차 관련 손실이 상대적으로 미미하고 구조조정 진척시 수혜가 예상되는 우량 은행주 역시 주도주로 재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