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사장이 대기업과 똑같은 방식으로 회사를 경영한다면 어떻게 될까. 경리부 및 인사과는 물론이고 홍보부, 시설관리팀, 복지정책팀, 사원교육 담당부서 등 회사나 직원을 위해 갖출 것은 다 갖추었다고 하자. 이쯤 되면 벤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연구인력에 비해 회사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인력과 비용이 훨씬 더 많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꼴이 되고 말 것이다.‘총무도우미’를 자처하고 나선 정승세 (주)애드민(www.admin4u.co.kr) 사장(46)은 이런 벤처기업이라면 얼마 못 가 경영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한다.정사장은 벽산건설과 삼호물산에서 인사과장, 총무과장을 거치면서 관리부문 업무에서 20여년 동안 잔뼈가 굵은 베테랑.지난 98년 IMF 경제위기 때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관광개발연구원 사무국장, GTI텔레콤 관리이사로 일하면서 자신의 경력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냈다.“회사 살림을 꾸려나가는 데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실력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관리업무는 어느 회사에서나 없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또 그리 복잡한 일이 아닌데도 인건비 등이 만만치 않은 점에 착안했죠.”인사 급여 총무 법무 홍보 등 회사마다 공통적인 기본 관리업무를 대행해주는 사업을 해보기로 결심하고 지난 7월 회사를 차렸다.하지만 이 많은 분야를 혼자서 다 할 수는 없었다. 경리 부문은 하나회계사무소에, 법무부문은 백남석법무사무소에, 홍보는 ‘브리지’라는 회사에, 교육훈련은 한국매니지먼트시스템에 맡기고 있다. 아웃소싱받은 업무를 세분화해 다시 아웃소싱하는 방식으로 이 또한 정사장의 수완이 돋보이는 대목이다.“보다 전문화된 협력업체들을 통해 의뢰 기업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다”는게 정사장의 말이다.정사장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을 주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는 관리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다주고 벤처기업 역시 신경쓰지 않고 연구개발에 주력할 수 있다고 정사장은 강조한다.“기업의 관리부문은 이른바 ‘코스트 센터’로 생산성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전문성, 신속·정확성을 갖춘 외부업체에 이를 맡기고 대신 핵심부문의 역량을 강화하는게 경쟁력을 얻는 지름길입니다.”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도 관리부문의 아웃소싱은 매우 효과적이란게 정사장의 얘기다.“일본의 경우는 1백여개의 지점을 가진 (주)총무부를 비롯해 세금환급 업무를 대행해주는 메리디안VAT 등 관리부문 전담회사가 수없이 많다”며 “이들 업체들을 통해 일본 기업들은 직원과 투자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한다.정사장은 위임받은 업무를 자신의 회사일처럼 성실하게 처리할 때만 기업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최근에 숭실대학교 중소기업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수학하는 것도 보다 효율적인 경영 테크닉을 익히기 위한 노력들 중 하나다. 앞으로 관리부문을 더욱 세분화해 각각의 업무들을 총망라하는 관리전문회사로 키우는게 정사장의 목표다.“어떤 분야의 기업들이라도 그 회사의 현재와 비전에 부합하는 가장 효율적인 관리시스템을 찾아내 관리부문 아웃소싱 시장에서 우뚝 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