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400생선가게임을 암시하는 것은 예쁜 생선그림들뿐, 인터넷 사이트나 회사 사무실 어디에서도 특유의 비린내는 느껴지지 않는다. 진공포장돼 우아한 박스에 담긴 생선에서도 마찬가지. ‘세상에서 가장 세련된 생선’이라는 표현에 공감이 갈 정도다.‘새로운 생선’이라는 뜻의 인터넷 생선판매 사이트 네오피쉬(www.neofish.co.kr)는 말 그대로 새로운 생선가게의 모델을 제시, 요즘 장안의 화제다. 지난 7월 인터넷 주문 배달을 시작한 이래 하루 2백건이 넘는 주문이 몰릴 만큼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노르웨이산 고등어와 연근해산 삼치, 이면수 등 세 가지 종류의 생선만 파는 네오피쉬는 광고대행사 네오프라임코리아의 자회사. 현직 광고디렉터인 방현석씨(27)가 인터넷 생선가게의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경영을 맡고 있다.◆ ‘편리하고 세련된 고등어’ 폭발적 인기네오피쉬 생선의 인기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즉시 조리할 수 있도록 깔끔하게 손질돼 있다는 점과 ‘생선답지’ 않은 세련된 포장, 그리고 맛. 반 마리씩 포장된 생선은 2천~2천5백원, 1만원 이상 주문하면 박스에 담아 배달해 준다.“고등어 한번 구워 먹자고 하면 다듬기 귀찮다고, 비린내 난다고 싫어하던 아내에게 네오피쉬 한 박스를 배달해 줬더니 그날 저녁 식탁에 당장 고등어구이가 오르더군요. 덕분에 집에서 맛있는 밥을 먹었습니다.”고객들이 게시판에 남긴 글에서 네오피쉬의 진가가 드러난다. 맞벌이부부, 독신자뿐 아니라 나이든 주부들까지 네오피쉬의 생선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네오피쉬는 엉뚱하게도 방사장 집 식탁에서 탄생했다. 세계최고 품질로 꼽히는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즐겨 먹던 방사장의 아버지 정기씨(LG화학 부사장)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고등어를 한번 팔아보면 어떨까”라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 여기에 30년간 집안 살림을 해 온 방사장의 어머니가 “예나 지금이나 생선 다듬기는 귀찮다”고 말한 것이 머리와 꼬리, 내장, 뼈를 모두 발라내는 아이디어로 발전했다. 팬시상품을 연상시키는 포장디자인이나 경력 30년의 염장기술자 손을 거친 짭짤한 맛은 스테프들이 오랫동안 머리를 맞댄 결과다.네오피쉬의 스테프들은 제각각 전문직업을 가지고 있다. 장석준 이사는 패션사진가로 이름높고, 오승주 고문은 LG정유 광고팀 과장이다. 노준호 마케팅매니저는 외국계 컴퓨터회사를 그만두고 합류했고 광고회사 디자인블루의 이상용 사장은 포장과 웹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다. “각기 아이디어 실현과 나은 미래를 위해 능력과 시간, 돈을 투자할 뿐”이라는 방사장의 말처럼 ‘좋아서 일하는’ 사람들이다.요즘 방사장의 머리속엔 껍질 벗긴 오징어, 손질한 새우같은 신상품이 맴돌고 있다. 그러나 사업아이템 늘리기에 가속도를 붙일 생각은 없다. 현재의 주문량을 성실히 맞추면서 제대로 자리를 잡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다. “우리나라 수산유통업 수준을 한단계 올려놨다”는 한 원로 수산업자의 칭찬이 아직은 쑥스럽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