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고객군 ‘로열티’ 강화, 비용절감·이윤창출 효과 … 마케팅 접목 e- 비즈 경쟁력 좌우

우선 ‘로열티(loyalty)’는 한국말로 번역이 용이하지 않은 영어 단어 중 하나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충성’이라는 말로 표현돼 있지만, 유교적 세계관을 근거로 한 충성이라는 단어와 기독교적 세계관을 근거로 한 로열티라는 단어는 상당히 다른 뉘앙스를 풍긴다. 그러나 두 개념 모두 경제적 선택에 있어서 우선 순위뿐만 아니라 상당한 정서적 애착을 의미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로열티’가 구축됐다는 것은 의식적이고 꼼꼼한 계산 과정 없이도 경험에 의거해 반사적 또는 본능적으로 상대방을 선호하고 선택하게 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기업 경영에 있어 로열 고객이 갖는 가치기업 경영에 있어 ‘로열티’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많은 소비자들은 본인이 의식하든 못하든 간에 어떤 상표와 제품에 대해서 상당한 ‘로열티’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동일한 메이커에서 생산된 치약 또는 칫솔을 매일 사용하고 있는지, 그것을 마지막으로 바꾼 것이 언제인지를 생각해보면, 당신도 역시 일상생활의 모든 소비활동에 있어 특정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로열 고객(Loyal Customer)이 돼있다는 점에 동의할 것이다.그렇다면 당신이 그 특정 제품에 대한 로열 고객이 되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걸렸으며 얼마나 많은 마케팅 비용이 들었을까? 이 질문은 오늘날 소비자를 상대로 한 마케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 중 하나이다. 경영학 이론에 따르면, 일단 특정 고객군을 로열 고객으로 확보한다면 이를 유지하면서 ‘로열티’를 강화해나가는 것이 새로운 고객을 얻으려고 애쓰는 것보다 손쉬울 뿐 아니라 비용도 적게 든다.매우 당연하고도 상식적인 말로 들릴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영학적 이론이 처음으로 계량적으로 증명된 것은 1990년대 초반, 미국 하버드 경영학과 교수들과 베인앤드컴퍼니의 컨설턴트들의 공동작업에 의해서였다. 이 연구로 인해 로열 고객을 확보하고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새로운 고객을 획득하는 것보다 비용 측면에서 5배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다시 말하면 한 명의 새로운 고객을 획득하는데 드는 비용으로 기존의 로열 고객 5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연구 결과였다. 이를 바탕으로 베인과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오랫동안 세계적으로 경영학 분야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던 ‘로열티 경영(Loyalty Effects)’이라는 이름의 책을 출판하기도 하였다.그런데 이 분야의 연구가 계속되면서 어떤 고객 집단군의 행동은 이 이론과 전혀 다르게 움직이는 것이 발견됐다.예를 들면, 미국의 소비자들은 코카콜라 또는 펩시콜라와 같은 음료수 제품에 로열 고객이 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에, 일본의 소비자들은 전혀 그렇지 않아서 보통 신제품의 주기가 3개월이고 해마다 2백50여개의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었다. 이런 시장에서는 로열 고객군을 정의하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들며, 기업이 로열 고객군을 형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하는지 가늠해 내기는 더욱 어렵다.이와 같은 현상은 전자상거래에서도 발생될 수 있다. 전자상거래가 벌어지는 인터넷 공간에서는 팔려는 사람이나 사려는 사람 모두 기존 오프라인보다 빠르게 마음에 드는 상대를 고를 수 있어 노하우(know-how)보다는 노웨어(know-where)가 더 우선적인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21세기 기업 마케팅에 있어 e-로열티의 중요성그렇다면 이러한 패러다임 아래에서 과연 인터넷 상거래 공간에서도 하나의 판매사이트나 제품에 대한 로열 고객이 존재할 수 있을까? 타 업체보다 더 싸고 더 좋은 제품을 판매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소비자들은 너무나 손쉽게 찾아낼 수가 있지 않은가. 이런 상황에서 e-로열티라고 불릴만한 행동양식을 나타내는 전자상거래 로열 고객군이 존재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그들을 획득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인터넷 상에서는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할까.이런 일련의 질문들은 소위 신경제 시대에 소비자나 기업들 모두가 해결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이슈라 할 수 있다. 거의 완벽에 가깝게 구현된 정보효율성 덕분에 e-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 과거보다 무척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은 1970년대 30초짜리 광고가 발휘하던 효과와 오늘날의 효과를 비교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30초짜리 광고가 사람들의 마음에 미치는 영향력이 시시각각 줄어들고 있는 것처럼, 인터넷 세계의 웹사이트들은 사람들의 의식을 점점 더 가볍게 스쳐 지나가고 있다.신경제의 도래와 함께 대두된 이런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 베인은 e-로열티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많은 연구와 실증적인 조사를 했다. 베인은 지난 2년간 대표적 닷컴 업체들과 그들의 웹사이트를 분석하고 수천명의 전자상거래 고객들을 설문 조사한 결과, 대다수의 전자상거래 소비자들은 생각만큼 그렇게 더 좋은 가격, 더 좋은 제품을 찾아 무수한 웹사이트를 서핑하고 있지는 않았다. 오히려 북마크와 같은 인터넷만의 특별한 도구들로 인해, 일부 전자상거래 고객들은 특정 판매사이트에 중독이 되었다고 할 만큼 로열 고객이 되어 있었다.‘구경제’의 게임의 법칙은 ‘신경제’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말을 흔히 하지만, 로열 고객 확보가 사업 수익성과 직결된다는 법칙만큼은 이런 양분법을 무색케 한다. 베인의 연구 결과는 고객의 로열티를 확보하는 것이 전자상거래에서는 더욱 필수적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앞으로 이어질 글들에서는 구체적으로 e-로열티가 전자상거래 사업의 수익성 확보에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런 e-로열티를 확보하기 위해서 닷컴 기업들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 볼 것이다. 21세기 기업의 마케팅에 있어 e-로열티는 가장 중요한 개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