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마이다스 이형우(40)사장과 직원 30여명은 요즘 매주 목요일 저녁 6시면 하던 일을 멈추고 경기도 성남시 분당 율동공원으로 집합한다. 11월 모 일간지 주최로 열리는 하프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연습을 위해서다. 말이 ‘하프 마라톤’이지 21Km를 헉헉대고 뛰어야 한다. 이들은 이번 하프 마라톤 참가와 관계없이 지난 3년 동안 매주 이만큼을 뛰어왔다. 이사장이 밝히는 이유는 간단하다.“우린 밤새 프로그램 개발에 매달리기 때문에 체력이 강하지 않으면 쓰러집니다. 그런 측면에서 마라톤은 제격이죠.”포스코개발의 자회사인 포스마이다스(www.posmida-s.com)는 아파트 등 대형 건축물을 설계하고 안전도를 평가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가상의 건축물을 세워두고 이 건물이 바람이나 지진에 안전한지,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는지 진단하는 프로그램이다. 첨단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6개 국가만이 이 기술을 보유할 정도. 지난 96년 말 포스마이다스가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마이다스’ 프로그램이 나오기 전 국내 건축과 토목 설계엔 1백% 외국 프로그램이 사용됐다.“89년부터 7년 동안 총 50억원을 투자해 개발했어요. 개발도중 스트레스성 고혈압으로 쓰러진 팀원이 있었고, 안면근육이 마비된 사람도 나왔죠. 그러나 우리 프로그램이 나온지 불과 6개월만에 외국 소프트웨어가 우리 것으로 대체되기 시작했습니다.”포스마이더스의 ‘기술독립’으로 5백억원대의 수입대체 효과를 봤고, 이젠 국내 건축물중 70%가 마이다스로 설계된다. 전국 10개의 월드컵경기장 중 7개 경기장 설계에 역시 마이다스가 사용됐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포스마이다스의 지난해 매출은 30억원, 올해는 45억원을 바라본다.최근엔 세계 CAD 시장점유율에서 2위를 차지하는 미국 벤틀레이(Bentley)사가 포스마이다스에 70만달러를 투자하는 계약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 벤틀레이사는 올해 말부터 마이다스를 해외에 판매할 수 있는 길을 터주기로 했고, 첫 단추로 오는 12월 50만달러어치의 프로그램을 구입할 예정이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종합 소프트웨어 선보일 계획그는 앞으로 건물의 설계, 공정, 시공, 운전까지 한번에 시뮬레이션하는 종합 소프트웨어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 온라인으로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ASP사업에 진출하고 시공과 공정관리도 온라인에서 구현하는 프로그램을 내놓을 예정이다.이사장은 부산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한 뒤 대우중공업에 입사, 4년간 플랜트 설계를 맡았다. 당시 건물의 구조해석 분야에서 외국 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 불편한 점이 많았다. 핵심기술은 블랙박스여서 해독하기 힘들고, 멀리 외국으로부터 A/S 받기도 힘들었다. 이때부터 이 분야의 국산화를 결심했고, 89년 포스코개발 마이다스센터(포스마이다스 전신)로 직장을 옮긴 뒤 프로그램 개발에 전념했다. 포스마이다스는 지난 9월1일 포스코개발에서 분사됐다.“우리 제품은 외국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도 훨씬 싸고 A/S도 확실히 해줍니다. 핵심기술도 공개해 사용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지요. 우린 존경받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