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전망 밝아도 하락세 영향 주가 낮은 회사 수두룩... 옥석가리기 필요

지난 번 글을 쓸 당시의 종합주가지수 650대가 한달이 지난 지금 523으로 또 낮아졌다. 현재 한국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는 기업·금융의 구조조정, 미국의 주식시장 전망, 원유 가격과 반도체 가격의 전망 그리고 앞으로 한국경제의 경기 전망이다. 이 가운데 그 어느 것도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도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속담이 들어맞는다는 경험을 많이 겪었다.주식시장에서 개별 회사의 적정가격을 찾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경제현상과 투자의 세계는 심리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어서 과학적인 이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우며, 우리는 이를 비합리적인 요소라고 부른다.최근의 하락국면에서 미래의 전망이 나쁘지 않은 회사인데도 무차별적으로 무더기로 같이 주가가 낮아진 회사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공개회사 1천4백여개중 정말 확실하게 기업의 실적이 좋아질 회사를 찾아내고, 여기에 주가도 싸보이는 회사 하나 찾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쉽지 않은 판단과 행동을 하려면 어느 정도는 부지런해야 하고 또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 세가지 사례를 통해 판단을 시도해보자.<회사 A 사례 designtimesp=20319>: 주가 6천원, 최근 연도 1주당 이익 3천원인데 앞으로 5년간 이익이 최소 10%는 늘어날 것이 거의 확실한 회사.5년간 매년 이자가 3천원씩 들어오는 우량 회사채라면 이자 수익만 계산해도 이 채권의 현재 가격은 최소 1만원은 넘어선다. 위에 예를 든 회사의 경우 5년이 지난 뒤에도 회사의 자산은 있으므로 자산가치를 볼 때 이 현재 가치는 1만원을 넘는다. 여기에 매년 최소 10%씩 이익이 늘어나므로 현재주가 6천원은 아무리 계산해도 너무 싸다. 한가지 해법은 1주당 3천원의 이익을 배당으로 준다면 분명히 주가는 올라간다는 점이다. 배당을 받은 투자자가 이 회사보다 더 나은 투자 대상을 찾기 쉽지 않아서 다시 이 회사에 투자를 한다면 주가가 낮아질 이유는 없다.<회사 B 사례 designtimesp=20325>: 시가총액 1천2백억원, 현금성 단기자산 1천억원, 순이익 2백억원, 앞으로 5년간 순이익이 최소 10%는 늘어날 것이 거의 확실한 회사.A회사보다 더 심한 경우다. 1년 뒤 이 회사의 현금성 단기자산은 1천2백억원이 돼 시가총액보다 더 많아진다. 이 말은 어떤 사람이 1천2백억원을 은행에서 빌려서 이 회사의 주식을 모두 사서 비상장회사로 만든 뒤 바로 갖고 있던 현금성 자산을 팔아서 빌린 돈 1천2백억원을 갚아도 이 사람은 매년 2백억원을 번다는 뜻이다. 1만원 주고 지갑을 사고 보니 그 지갑 속에 현금 1만원이 들어 있는 것보다 더 횡재한 경우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인수합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점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앞으로 5년 뒤 인수합병이 된다면 주가는 어떻게 될까.<회사 C 사례 designtimesp=20331>: 시가총액 5천억원, 매출액의 17배, 영업이익은 적자.이 회사의 주가는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영업이익은 적자인데도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매출액의 17배나 된다. 유일한 설명은 앞으로 이 회사가 큰 이익을 낼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이 예상은 앞에서 예를 든 두 회사의 이익증가율이 10%라는 것보다 훨씬 더 가능성이 낮다. 여러 사람에게 앞의 두 회사의 주가가 못 올라가는 이유를 물어보았으나 해답을 쉽게 찾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은 좋은 회사인 줄 알지만 주가가 올라가지 않아서 사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럼 어떤 회사를 사는 것일까. 이런 회사는 재료가 없어 주가 변동성이 낮아 단기에 시세차익을 내기 어려우므로 사지 않는다는 대답도 있었다.만약 대주주도 주가가 올라가는 것이 이익이 된다면 주가를 올리기 위해 배당을 하든가 자사주를 매입해 주식수를 줄일 것이다. 일반 투자자가 주가가 올라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총에서 사장을 바꿀 수 있다면 주가가 올라갈 것이다. 만약 인수합병이 자유롭다면 이 좋은 회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대주주는 주가를 올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