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매도 인식 지배적 … 퇴출기업 상황·미국증시·경기둔화추세 감안해야

최근 주식시장은 급등락을 거듭하는 혼조세가 지속되고 있다. 경기둔화, 고유가를 비롯한 대내외 경제변수는 부정적인 반면, 과매도에 의해 주가가 바닥권이라는 인식이 팽팽히 맞서면서 심한 급등락 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시장 역시 기업들의 실적발표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고, 예상보다 낮은 3/4분기 GDP성장률 발표에 다우지수는 상승, 나스닥은 하락이라는 다소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구조조정 전망 엇갈리며 주가 혼조세이처럼 혼란스러운 증시 여건 속에서, 그래도 가장 긍정적인 측면을 찾는다면 그것은 주식시장이 과매도되어 있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이다. 연이은 악재의 출현에도 불구하고 지수 500선에서 시장이 강한 지지를 보이는 것은 시장 참여자들의 이러한 인식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고 있다.가장 보편적인 주가판단 지표인 PER 상으로도 현주가수준은 최저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현재 PER 수준은 역사적인 최저점이며, 미국의 20% 수준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같은 외환 위기를 겪었던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도 40% 수준 정도에 머물러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승이 제한적인 것은 현재 증시전반의 여건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경기둔화 국면의 진행이라는 큰 하락 추세는 이미 확정적인 듯하다.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의 경제전망 자료에 의하면 미국의 GDP성장률은 올해 5.3%에서 내년 3.5% 내외로 하락이 예상되며, 한국의 GDP성장률 역시 올해 8.5%에서 내년 6.0% 내외로의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 역시 이러한 경기둔화와 제반 경제변수들의 부정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기업들의 수익전망치와 목표주가를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시키고 있다.더구나 구조조정과 관련된 대형악재의 돌발적인 출현과 그로 인한 불확실성이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키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 지속된 대우, 현대그룹, 워크아웃 기업 및 금융시장 불안이 시장전반의 리스크를 확대시키며 지수의 하락을 이끌었다.현재는 구조조정과 관련된 이슈가 주식시장의 가장 큰 변수일 수밖에 없다. 경기하락을 감안하더라도 지수 500선까지의 조정에는 구조조정의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대그룹 부실계열사, 워크아웃기업, 그리고 금융구조조정을 정부가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주식시장의 움직임이 크게 좌우될 수 있다. 지난 주 동아건설 퇴출 등 정부가 구조조정에 좀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시장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전체적으로 봤을 때 경기둔화라는 하락추세에서 주식시장이 자유로울 수 없고, 수급여건상 추세적 상승 또한 어려운 것이 현실이지만, 지수 500선에서 확인된 지지선에 조금 더 비중을 두어도 될 것 같다. 지수 500선 이하에서는 언제든지 기술적인 반등의 가능성이 있고 구조조정의 진행이 긍정적이라면 반등폭 또한 상당히 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의 구조조정 진행 사항과 미국 증시의 안정여부에 주목하면서 조금씩 투자비중을 높여가는 전략이 유효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