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차입금 줄고 자금조달 가능 … 강력한 구조조정·주주 우선경영도 시급

주식시장은 여전히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몇가지 기준으로 보아 시장 전체의 전망은 밝지 않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제2차 부실기업 퇴출이 이뤄졌으나 여전히 채권시장이 살아나지 않고 있어 앞으로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방향을 잃어버린 상황이다.지금 주식시장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원하며, 동시에 주주우선경영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기업을 찾고 있다. 정부나 은행이 이 일을 주도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면 이 일을 시장에 맡기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M&A의 활성화다.지난 한달 사이에 일어난 부실기업 퇴출, 기업실적 발표, 환율 상승이라는 중요한 변화를 살펴보자.부실기업 퇴출 이후에도 여전히 채권시장에서는 국공채로만 자금이 몰리고, 회사채의 발행 잔액은 줄고 있다. 주식시장 회생을 바라는 사람들은 먼저 회사채 시장이 살아나기를 바라고 있다.영업이익이 지급이자보다 적은 기업은 차입금을 축소해야만 한다. 차입금을 줄이려면 기업자산중 일부를 팔거나 주식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증자가 가능하려면 주식시장이 살아나야 한다. 이런 면에서 채권 시장보다 주식 시장이 살아나는 것이 더 중요하다.3/4분기 기업실적 2/4분기보다 더 나빠12월 결산사의 올 3/4분기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거래소나 코스닥 모두 매출이나 이익이 2/4분기보다 줄어든 회사가 많다. 거래소의 경우 올해 3/4분기 매출액은 2/4분기보다 약 3%줄었고, 영업이익은 약 20% 줄었다. 코스닥 역시 같은 기간중 매출액은 약 3%, 영업이익은 약 30% 줄었다.특히 관심이 집중된 이자보상비율을 보면, 본업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갚지 못하는 회사들이 계속 늘고 있다. 결국 비용과 차입금을 줄이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나빠지면 원화 값도 그에 비례해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한국의 경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수출입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래서 수출입의 교역조건이 나빠지면 한국 경제는 나빠지게 된다. <그림 designtimesp=20418>에서 보듯 한국은 장기적으로 한 단위의 물건을 수출해서 번 돈으로 수입해 올 수 있는 물건의 수량이 점점 적어지고 있다. 수출입 가격으로 본 교역조건이 나빠질수록 더욱 더 일해서 수출 물량을 늘리는 길밖에 없다. 물량 증가로도 소득이 늘어나기 어려우면 적당한 때 환율을 조정해서 교역조건을 개선시켜 주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최근의 환율 상승은 물가 상승이나 달러의 해외 유출과 같은 부작용이 크지 않다면 필요한 조치이기도 하다.외환 위기를 겪은 나라의 기업은 결국 자산이나 주식을 외국의 자본이나 국가 자본에 팔면서 구조조정을 한다. 한국도 점점 해외 자본과 국가자본의 비중이 올라갈 것이다. 해외 자본이나 국가 자본의 지나친 확대를 막고 동시에 기업의 경영을 한 단계 더 높이는 한가지 방법은 국내 민간 자본의 흐름을 수익이 나는 쪽으로 유도하고, 민간 스스로 경영을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은 M&A 활성화이다.이는 채권시장이 살아나지 않더라도 주식시장이 먼저 살아날 수 있게 하며, 주가의 지나친 하락을 막아주며, 경영자가 주주의 생각을 더 많이 듣도록 유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