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약업경기 불투명, 실적 뒷받침 종목위주 투자 바람직 … 대웅·동아·유한양행 투자 유망

지난 9월 시장대비 25% 정도의 초과수익을 기록한 제약주는 10월에는 다소 주춤하는 듯했으나 11월에 다시 상대적 강세로 돌아섰다. 금년 하반기 전체로 종합주가지수는 38.1%나 하락한 반면 제약업종지수는 6.7% 하락에 그쳤다. 이러한 제약업종의 강세는 제약업종이 3년여만에 다시 경기방어주로서의 위치를 회복했다는 점에서 첫번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둘째로 3/4분기까지의 실적이 다른 산업에 비해 월등히 좋았다는 것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할 수 있다. 셋째, 기술이전을 비롯한 신약개발관련 재료가 잇달았다. 또한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바이오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것도 국내 제약주의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듯하다.96년 중반부터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기 직전까지 제약업종은 뚜렷한 강세를 보였는데, 이 기간중 종합지수는 50%나 하락했으나 업종지수는 7%만 내렸다. 그러나 그 후 99년말 바이오붐이 불기전까지 제약업종은 전체 시장보다 더 참담한 주가폭락을 경험했다. 올 하반기에 들어와서야 IMF 이전과 같은 경기방어주로 회귀하고 있는 것이다.의약분업 실시후 제약사의 영업실적 호조도 경기방어주로의 역할을 뒷받침했다. 당초 의약분업이 실시되면 의약품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초기 가수요와 실질 출하가격의 상승으로 영업실적은 오히려 크게 호전됐다.지난 3/4분기에 상장제약사의 영업이익률은 14.2%로 2/4분기대비 1.3%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상장제조업체의 3/4분기 평균 영업이익률 11.3%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영업이익률 상위 10개 상장사중 일성신약, 대원제약, 삼일제약, 근화제약, 환인제약 등 제약사가 무려 5개에 달한다. 이 중 3개사는 영업이익률이 30%를 상회했다. 이러한 호조는 의약분업후 의약품의 납품처가 병의원에서 약국으로 바뀌면서 매출할인과 부대비용이 줄어들어 실질출하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3/4분기 상장제약사 영업이익률 14.2%2000년 하반기 들어 신약개발 부문에서도 내세울 만한 성과가 많았다.LG화학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은 스미스클라인 비참이 미국 FDA에 퀴놀론계 항균제 팩티브의 허가를 신청한데 이어 유한양행의 위궤양치료제, SK의 우울증치료제, 종근당의 캠토테신계 항암제 등 대형 기술수출계약도 잇달았다. 또한 부광약품은 미국 트라이앵글제약에 기술수출한 간염치료제 L-FMAU가 임상시험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중도기술료로 2백50만달러를 추가로 받았다. 이 외에 국내 연구진의 당뇨병이나 족부궤양관련 유전자치료제의 개발 등 바이오분야에서의 두드러진 성과도 신약개발분야의 성과와 함께 제약주의 상대적 강세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의·약·정 협의회의 가동과 함께 의사들은 4개월간의 파업을 마무리하고 전공의의 90% 이상이 정상업무에 복귀했다. 의대생의 수업참여도 늘고 있어 의약분업이 드디어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의·약·정협의회를 통해 의약분업 관련 약사법 재개정안도 준비중이고 지역별로는 처방약 리스트를 작성할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전술한 바와 같이 의약분업관련 의사, 약사, 정부간 대립과정에서 야기된 혼란기에 제약사들은 오히려 많은 혜택을 누려왔다. 그러나 의약분업이 정착된 이후의 영향에 대해 예측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의약분업의 목적이 의약품의 오남용을 줄이는 것이라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의약분업은 의약품 수요를 감소시켜 제약업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단순히 결론지을 수도 있다.그러나 개별 제약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은 단순하지가 않다. 이미 4/4분기 들어 의약품 출하량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했고 올해 가수요가 많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출하량이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경기침체가 가속될 경우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처방약 리스트에서 제외된 품목의 반품도 우려된다.이익측면에서도 올해보다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의약분업의 실시로 4조원 이상의 추가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올해 제약사의 이익이 급증한다면 보험약가의 인하에 대한 압력이 거세질 것이라는 점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또한 현재 대형제약사와 외자계 제약사를 중심으로 의료기관과의 불법거래를 조사하고 있다고는 하나 의약분업 실시과정을 보면서 판단할 때 과거보다는 줄어들지라도 완전히 근절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주식시장의 조기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성과 경기방어주로서의 특성을 감안할 때 제약주의 상대적 강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물론 세계 바이오산업의 높은 성장성으로 인해 상대적 강세를 이어갈 미국 나스닥시장내 바이오주의 향배도 국내 제약업종 주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미 나스닥 바이오주 동조화 현상 뚜렷연초 이후 국내 제약업종지수는 미국의 제약업종이 아니라 바이오주와 동조했는데, 특히 상대지수의 경우 하반기 이후 동조화가 더욱 두드러졌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주식시장에는 마크로젠을 제외하면 순수 바이오주가 없고 동물약품이나 사료첨가제 생산업체를 포함하더라도 제약주를 제외하면 하나의 테마군을 형성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앞으로도 신약관련 재료나 미국 바이오주가 국내 제약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내년 약업경기가 불투명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만만치는 않다. 즉 약세장에서 상대적 강세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보다 신중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영업실적이 뒷받침되면서 신약개발이나 기술수출 등 재료를 보유한 종목위주의 투자가 바람직한 반면 단기적으로 주가등락이 심한 중소형 개별 제약주에 대한 투자는 어느 정도 위험을 부담해야 할 것이다.이러한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상장제약사중 대웅제약, 동아제약, 유한양행이 상대적으로 투자유망하다. 대웅제약은 주력품의 지명도가 높고 유망 신제품의 발매로 의약분업후 매출증가와 함께 이익이 급신장하고 있다. 당뇨성 족부궤양치료제, 위궤양예방백신, 미사일 항암제 등 바이오의약품의 개발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동아제약은 라미화장품, 수석농산 등 그 동안 주가상승에 걸림돌이 되어온 자회사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주가의 레벨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의 주가에는 지난 10월초 스미스클라인 비참에 기술이전한 위궤양치료제의 잠재가치가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추가상승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