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데이터전송 서비스 주력, 매년 매출 급신장 … 동남아·중국 진출 추진

지난 8월 역사적인 남북이산가족 상봉 현장의 감동을 전달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공신이 있었다. 바로 통신장비다. 당시 국내는 물론 전세계 언론이 대거 취재경쟁에 나서는 바람에 기존 회선으로는 엄청난 데이터 용량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위기일발의 순간이 연출됐다. 다급해진 한국통신측은 임시방편으로 한 벤처기업이 개발한 통신장비를 설치해 운영키로 결정했다.이산가족 상봉행사 장비지원 효과 톡톡히눈부신 활약의 주역은 지난 98년 설립된 광인터넷 장비업체인 네오웨이브(대표 최두환, www.neowave.co.kr). 이 회사는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광인터넷가입자 전송장비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이다.이산가족 고향방문단이 투숙하고 있는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과 COEX 프레스센터에는 이 회사가 개발한 가입자계 광단국장비(FLC-E)가 설치·운영됐다. 가입자계 광단국장비는 광통신망을 이용해 전화회선뿐만 아니라 팩스, 데이터 전송까지 가능하게 해주며 동시에 1백80명까지 접속할 수 있다. 덕분에 이날 행사는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었다. 지난 9월에 있었던 경의선 복원 공사 기공식에서도 이 장비는 또 한번 공을 세웠다.네오웨이브는 이에 앞서 지난 4월 한국통신이 실시한 가입자계 광단국장비의 인증시험을 통과해 장비공급 자격을 얻었다. 올해 이 제품만으로 2백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가입자계 광단국 장비는 광통신망을 이용하는 소형 전송장치로 기존의 중대형 장치의 장점을 가진 동시에 소규모 빌딩 등에도 경제적인 광전송망을 구축할 수 있다.이 장비는 지난해 이 회사 매출액의 53.9%를 기록했다. 이 장비와 함께 아파트 및 상업용 빌딩 등 집단 거주지역에 주로 설치되는 중용량 광가입자 전송장치(FLC-D)도 지난해 매출액의 17%를 차지한 네오웨이브의 주력 아이템이다.네오웨이브는 현재 기관 기업 은행 게임방 또는 소호(SOHO) 사업자 등이 인터넷 전용회선을 구축할 때 필요한 고속인터넷 전용선장치(MSDSL/FDSU), 가입자다중화장치, 중소용량광가입자전송장치 등의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광인터넷 가입자 접속장비는 음성 위주의 통신에서 음성과 데이터를 통합하는 서비스로 통신서비스가 바뀌면서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어 매년 1백%가 넘는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더구나 네오웨이브의 광인터넷 장비들은 인터넷가입자 전송분야에서 기술력과 시장점유율이 높은 대기업 및 중견 통신장비업체들과 겨루어도 손색이 없다. 이들 제품을 한국통신, 데이콤 등 기간통신사업자 및 무선호출사업자에게 공급하고 있어 유통 기반도 탄탄하다.지난해엔 전화국의 교환기를 신형으로 교체하지 않고 구형 교환기로 종합정보통신망(ISDN)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가통신장비(NetMate)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쾌거도 올렸다. ADSL접속을 비롯해 일반 아날로그 모뎀 및 ISDN 형태의 다양한 인터넷 접속서비스를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인터넷 접속장치다.네오웨이브는 창업초기인 98년 37억원의 매출과 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사업다각화와 신규고객 발굴에 주력한 결과 전년보다 5배 이상 성장한 2백3억원의 매출과 10배 넘게 늘어난 2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고속성장중이다.기간통신사업자 등에 공급, 유통기반 탄탄올상반기에만 1백95억원의 매출에 28억원의 경상이익을 달성했다. 6월말 코스닥 등록 예비심사를 통과해 12월중 코스닥시장에 등록한다.이 회사 양권식 영업본부장은 “인터넷 사용인구가 계속 늘고 있어 통신장비 시장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시장전망이 밝은 광장비 신제품을 개발해 해마다 매출신장 행진을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지난 2월엔 일본의 히카리츠신캐피탈, 한국투신, 한국IT벤처투자 등 국내외 창투사 및 기관투자가들로부터 72억원 규모의 자본을 유치하는 등 자금력 확보에도 성과가 있었다.연구개발(R&D)에도 매년 10% 이상을 투자하며 해외 네트워크 관련 대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노텔네트웍스 퀀텀브리지 피보텍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업체들과 파트너십을 쌓아가고 있다.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해 동남아 및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체 인력의 70% 정도가 삼성·LG 등 대기업 출신의 R&D 인력이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최근엔 중국 북경에서 개최되는 중국북경 박람회에 소형 광가입자망 장비인 가입자계 광단국장비와 인터넷 전용선 장비(FDSU)를 출품했다.양본부장은 “광인터넷가입자 접속장비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브랜드 인지도만 높인다면 동남아시아 및 중국 시장 개척은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앞으로 IMT-2000이 상용화되면 통신사업자의 통신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을 대비해 네오웨이브는 현재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 시장을 겨냥해 디지털중계기 등 핵심장비를 판매해 4백60억원의 매출과 5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광인터넷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버전 개발도 진행중에 있다. 또한 광인터넷 가입자망에 필요한 수동 광통신 기술(Passive Optical Network)과 패킷 음성기술 등을 해외 유수업체들과 함께 공동개발중이다.★ 인터뷰 / 최두환 사장“세계적 통신장비회사로 우뚝 선다”“광통신과 인터넷을 결합한 새로운 광인터넷 시대를 여는 게 급선무입니다.”현재의 인터넷은 비포장길을 달리는 고물차와 다름없다고 지적하는 네오웨이브 최두환(46) 사장은 음성과 화상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광인터넷 인프라 구축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최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AT&T의 벨연구원 그리고 한국통신 연구소 등에서 근무했던 통신분야 베테랑이다. 창업하기전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를 찾다가 광통신 장비를 개발해 대성공을 거두었다. 광가입자망 장비는 특히 규모있는 생산력이 요구돼 대기업에 적합한 아이템이었음에도 최사장은 기술력 하나를 믿고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미래의 인터넷은 광통신과 인터넷의 단순한 결합이 아닌 광과 인터넷이 화학적으로 합성된 것이 광인터넷이란게 최사장의 지론이다.광인터넷이 실용화되면 음성, 화상 등 모든 데이터가 하나의 서비스로 제공되며 광대역으로 사용영역이 확장되고 접속장치도 가입자망과 직접 광으로 연결된다는 얘기다.그만큼 광신호가 인터넷의 근본이 돼 쉽고 빠르며 사용료도 저렴한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가능한 광인터넷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최사장은 내다보고 있다.“벤처기업의 살길은 결국 환경변화를 먼저 읽는데 있습니다. 광인터넷 가입자망 분야를 선도해 세계적인 통신장비회사로 우뚝 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