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시스템통합구축 등 금융 SI ‘강자’ … 파키스탄 중앙은행 등 해외진출도 활발

현대정보기술은 지난해 기아정보시스템을 흡수합병, 자산 규모가 4천6백억원대에 달한다.현대정보기술(대표 표삼수)은 금융 및 의료 공공분야에 강점을 가진 시스템통합(SI)업체다. 지난 93년 현대전자산업으로부터 정보통신 사업부문 등을 인수하면서 출범했고, 현대 21개 계열사들의 전산실 통합 운영과 일반기업체를 대상으로 한 시스템통합·정보 인프라 구축사업으로 급성장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기아정보시스템을 흡수합병, 자산 규모가 4천8백억원대에 달한다.지난 8월 코스닥에 등록한 직후 주당 2만7천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현대 유동성 사태와 코스닥 폭락으로 최근엔 6천원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이 회사를 포함 SI업체들이 사상최대의 호황으로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데다 내년 상반기까지 수주물량을 확보해 놓은 상태로 기업수익 악화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영업전망은 아직까지는 밝은 편이다.기아정보시스템 흡수합병 후 영업·규모 ‘탄력’올 하반기 들어 이 회사는 주목할 만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SI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인터넷 통합업체로 변신하고 있는 점이다. 기업의 전산 인프라가 기업내부뿐 아니라 인터넷을 기반으로 급격히 확장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실제 그룹웨어 전자상거래 물류 자재 영업지원 등에서 기업들이 인터넷 기반의 전산시스템을 활발히 도입하고 있다.이같은 시장의 변화에 따라 현대정보기술은 인터넷 통합(Internet Integration)업체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인터넷을 근간으로 e-비즈니스 환경의 정보기술을 구축함으로써 고객의 경쟁력 강화와 핵심역량 집중에 진력한다는 계획. 이 전략에 따라 지난 9월 프랑스 PDM(제품정보관리시스템) 업체인 스마트솔루션사와 제휴를 맺었다. 이 회사의 PDM을 국내용으로 전환해 서비스할 예정이다.이처럼 새로 진출하는 사업과 해외사업, 공공부문의 지속적인 수주를 통해 현대정보기술은 내년 매출과 순이익을 올해(매출 5천7백억원, 순이익 1백1억원)보다 5%(6천30억원), 18%(1백20억원) 각각 늘릴 계획이다. 또 이 회사는 경기도 용인에 세운 인터넷데이타센터(IDC)에 대한 추가 투자를 올해 말 완료해 ASP(프로그램 임대)사업과 B2B사업을 더욱 확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이와 더불어 지난해부터 활발해진 해외진출도 이 업체의 성장성을 가늠하는데 단서를 준다. 지난해 베트남 중앙은행 입찰에서 미국의 유니시스, 일본 히타치, 프랑스 세마 등 유력 IT업체들을 제치고 1천3백50만달러어치의 수주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는 파키스탄 중앙은행의 금융인프라를 구축하는 입찰에 성공했다. 수주규모는 총 2천1백50만달러로 국내 SI업체의 해외수출 규모로 최대다.최근엔 1억5천만달러 규모의 베네수엘라 공공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입찰 제안서를 낸 상태다. 베네수엘라 내무성이 발주한 이 프로젝트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모든 인프라를 정보화하는 전자정부 구현사업. 국내 업체로는 현대정보기술 컨소시엄이 단독 참여하고 있으며, 미국의 톰슨사를 앞세운 브라질 업체, 프랑스 불(BULL)사 등 4개 해외 기업과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은 현지에 전문인력을 파견했고, 중미 지역의 현대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입찰 결과는 내년 1월중 발표될 예정이다.내년 상반기까지 수주물량 확보이 업체의 기술력은 이처럼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검증된다. 지난 98년 국내 최초로 금융시스템인 COINS(Component On Information·금융미들웨어)를 개발, 최근 정보통신부가 주최한 ‘소프트웨어 엑스포’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이 기술은 이미 현대정보기술이 지난 97년부터 구축하기 시작, 지난 6월 완성시킨 우체국 금융시스템 프로젝트에 적용했다. 전국 2천8백개 우체국 예금과 보험 등 금융업무를 기존 중앙집중처리방식에서 전국 7개 체신청 단위의 지역 및 업무별로 분산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국내 최대의 금융전산망 구축사업으로 평가된다.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정우철 선임연구원은 “현대정보기술은 위험관리시스템, 파생금융지원시스템, 부실채권정리시스템 등의 솔루션을 보유해 금융권 전산망 구축시 수주를 늘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금융권 전산 아웃소싱 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 회사는 직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98년부터 성과보상형 임금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개인의 성과에 따라 보너스가 차등 지급돼 매년 직원의 연봉이 최대 25%까지 오르거나 내려갈 수 있다. 철저한 성과급 체제인 셈이다.현대정보기술은 현대전자가 59%, 현대상선 9%, 우리사주가 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CFO 인터뷰 / 김선배 상무“계열사 통한 시스템 노하우 풍부”현대정보기술의 현재 이슈는 경영권을 포함해 해외 IT기업에 매각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 이슈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임원은 현대전자 박종섭 사장, 현대정보기술 표삼수 사장 그리고 김선배 상무 등이다. 이중 김상무는 회사의 CFO로 해외기업을 대상으로 제휴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는 실무 책임자다.▶ 경영권을 포함해 지분매각 중이라는데.미국 컨설팅 업체, 유명 외국IT기업과 전략적 제휴협약을 맺을 계획이다. 회사의 서비스와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현대전자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할 예정인데, 경영권을 포함할지 지분만 넘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다.▶ 성장전략은 무엇인가.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하는 것이다. 지난해 베트남 중앙은행 금융시스템 구축, 올해는 파키스탄 중앙은행 결제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금융, 공공사업, 통신분야의 시스템구축까지 포괄하는 해외진출 전략을 세웠다.▶ 강점은.백화점 금융 병원 조선 자동차 등 현대의 각종 계열사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쌓은 노하우로 다양한 업체에 시스템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현대 계열사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기업 경기가 어렵다. 매출에 악영향은 없는가.경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금융권 전산인프라 확충수요는 줄지않아 매출에는 크게 지장이 없을 것이다. 다만 그룹 매출의존도는 점차 줄여갈 계획이다.▶ 약력: 1950년 서울 출생. 73년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91년 뉴욕대 경영대학원 MBA. 현대정보기술 경영지원본부장(CFO)★ 애널리스트 시각해외매각 성사되면 시장확대 가속현대정보기술은 종합 시스템통합사업자로서 산업 금융 공공 국방 공항 교통 병원 등을 대상으로 시스템통합 및 구축사업을 하며 금융부문에서 강점을 보유한 업체다.이 회사는 코스닥 등록 후 현대그룹관련 리스크로 주가가 코스닥대비 과다하게 하락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의 자구안 발표와 현대투신증권의 외자유치 등으로 그룹 리스크가 점차 감소되고 있다. 특히 이 업체는 그룹계열사에 대한 지급 보증이 없고, 부채비율도 84%(2000년 3/4분기 기준)밖에 되지 않아 재무구조는 비교적 우량한 편이다. 또 전체 매출중 그룹 매출 의존도가 60%에 달했지만, 지속적으로 하락해 올 상반기 기준으로 45.5%로 크게 줄어들었다. 독자적인 영업능력이 높아진 셈이다.현대정보기술은 현재 경영권을 포함한 매각을 해외 IT업체를 대상으로 진행중에 있다. 매각 건이 마무리되면 선진 SI기술 습득과 더불어 해외 진출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정우철·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 designtimesp=20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