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눈높이서비스·점장 중심 운영 대히트 … 올 매출 1백50억원 ‘업계 태풍의 눈’ 부상

‘여섯가지 신념과 다섯가지 원칙’.호주풍의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한국본사 사장실에는 사훈 대신 ‘신념과 원칙’이라는 글이 걸려있다. 고객과 5백여명의 아웃백커, 64개 협력업체 모두가 성공하는 방법에 대한 글이다. 성공과 이익, 책임과 권한까지 함께 나눈다는게 핵심. 이를 바탕으로 아웃백은 올들어 외식업계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고 업계 1위인 T.G.I.프라이데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아웃백스테이크는 지난 90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시작된 정통 스테이크 레스토랑. 10년만에 7백20여개 점포와 3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릴 정도로 성장했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 designtimesp=20464>는 아웃백을 ‘99년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꼽기도 했다. ‘오지’라는 뜻의 상호에서 풍기듯 호주의 자연을 주제로 한 목가적 분위기가 특징이다. 물론 아웃백의 포인트인 스테이크는 최고 품질의 쇠고기를 사용, 연하고 육즙이 풍부한 ‘참맛’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전체 고객중 외국인 고객이 평균 20%에 달한다는 점이 이를 잘 입증한다.아웃백은 지난 97년4월 서울 강서구 등촌동 공항점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8개 국내 점포망을 구비했다. 이 가운데 5개 점포가 올해 만들어졌다. 이 회사 정인태 사장(46)은 지난 8월 미국본사로부터 1천3백만달러를 유치한 후 점포망 확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에도 1월 천호점을 시작으로 8개 점포를 추가로 개설할 계획.“단언컨대, 2002년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아웃백이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을 겁니다.” 정사장은 아웃백이 멀지않아 외식업계를 평정할 것이라는데 한치의 의심도 두지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최근 오픈한 양재점을 비롯, T.G.I.프라이데이 출점지역을 의도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유는 단하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다. 그 자신이 미국 T.G.I.에서 레스토랑 개점 준비 훈련을 했고 국내에서 패밀리 레스토랑 신화를 일구었다는 점도 자신감의 원천이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아니 승리는 따놓은 당상’이라는 이야기.‘최초의 석사출신 웨이터’로 유명세 타기도정사장은 사실 드라마같은 성공스토리의 주인공이다. 경기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 다닐 때 중국집 ‘철가방’으로 식당 일을 시작했다. 갑자기 기운 집안 형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일이었지만 서비스 정신을 처음 배운 것은 이 때였다고 말한다. 졸업 후 입사한 호텔 롯데에선 커피숍과 레스토랑 웨이터로 일했다. 경희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나서는 ‘최초의 석사출신 웨이터’로 유명해졌다.정식으로 레스토랑 메커니즘을 익힌 것은 88올림픽을 대비한 호텔 롯데의 신규사업팀 매니저를 맡으면서부터다. 5년간 실무경험을 쌓은 그에게 한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던 T.G.I.프라이데이가 ‘러브콜’을 보내왔다. 처음엔 국내에서 인기를 얻을만한 음식메뉴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해 왔지만 이내 정사장의 자신만만함에 반해 입사를 제의한 것이다. 제의를 받은지 1주일만에 웨이터 후배였던 현재의 아웃백 이재우 상무를 데리고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그리고 6개월 동안 미국 T.G.I.에서 패밀리 레스토랑 운영기법을 배웠다.“무릎을 꿇고 고객 눈높이에서 주문을 받는 서비스가 크게 히트를 했죠. 양재점을 시작으로 종로점까지 7개 점포를 오픈시키고 퇴직했습니다. 영업지원본부 이사까지 올랐지만 현장의 치열함이 간절히 그리웠거든요.”현장에서만 얻을 수 있는 ‘성취’를 위해 T.G.I.에서 나온 후 곧장 아웃백스테이크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한국진출을 준비하면서 현장경험이 풍부한 CEO를 찾던 아웃백과 정사장의 요구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요즘도 매일 오후면 매장을 찾는 것이 일과다. ‘식당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평생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게 정사장이 세운 원칙. 덕분에 수많은 파트타이머를 비롯한 5백여명의 직원들과 격의없이 지내고 있다.97년4월 첫번째 사업지로 허허벌판이나 다름없던 등촌동을 택한 것은 ‘모험’이었다. 대표이사 취임후 7개월만에 문을 연 강행군이었기에 우려도 많았다. 하지만 아웃백이 개점한 후 주변에는 대형 패밀리 레스토랑이 속속 문을 열기 시작했다. 지금도 공항점은 전체 점포망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아웃백은 지난 97년4월 서울 강서구 등촌동 공항점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8개 국내 점포망을 구비하며 고속성장했다.아웃백의 강점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점장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이다. 아웃백의 점장들은 경쟁업체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1억원 안팎의 연봉을 받고 있다. 또 독립채산제를 도입, 점포별 경상이익의 5%를 점장에게 별도로 돌려준다. 레스토랑마다 점장의 이름을 새겨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는 것도 아웃백만의 특징. 음식 맛, 서비스에서부터 고객 불만 해결에 이르기까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나눌수록 더 많은 피드백이 돌아온다’는 정사장의 지론이 점장 중심 체제에서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정사장은 권한과 책임을 나눠주고 중앙에서 이를 관리하는 역할만 맡는다. 때문에 본사 직원은 8명에 불과하다. 50명 이상의 본사 조직을 꾸리고 있는 경쟁업체에 비하면 단촐하기 이를 데 없다. 모든 결제와 각 점포에서 발생되는 건의·보고 사항을 ‘물류지기’라는 자체 개발 네트워크 프로그램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필요치 않다. 점포별 일일 매출은 물론 파트타이머의 작은 제안까지 정사장이 직접 접한다. 효율적인 것은 물론 비용을 크게 절감하는 효과를 보고 있어 ‘현금 유동성 면에선 어느 업체도 따라잡지 못한다’는 자랑이다.아웃백은 올해 1백50억원의 매출을 기록, 작년에 비해 1백6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내년에는 3백60억원, 2004년에는 1천4백억원대 중견기업으로 키운다는 포부다. 연일 내년도 경기가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정사장 생각은 다르다. ‘예상되는 리스크는 언제나 어디에나 있는 법, 외자를 기반으로 여세를 몰아야 한다’는 저돌적인 경영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미 국내외 고객으로부터 품질과 서비스를 인정받았다는 자신감이 그 근간에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