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부족 현상 해소 ... 한국방문의 해ㆍ2002년 월드컵 맞물려 '특수'기대

2001년 한국방문의 해와 2002년 월드컵으로 항공업계와 관광업계가 신공항에 거는 기대는 더욱 크다.인천국제공항(영종도 신공항)의 개항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가장 분주한 곳은 역시 항공업계다. 신공항으로 모든 국제선이 이전하게 돼 있어 그에 따른 이주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95년부터 김포공항의 포화로 곤란을 겪어온 항공업계로서는 신공항 이전으로 슬롯(이착륙시간대에 따른 운항허가)확보에 여유가 생기는데다, 해상에 건설돼 소음에 따른 제한이 없어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가장 반긴다. 항공기 이착륙시간 조정이 가능해지고 보다 많은 노선이나 항공편수의 운영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현재 김포공항에 취항하는 42개 국내외 항공사 가운데 신공항개항을 가장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곳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국적항공사들. 1백개의 탑승수속대를 확보한 대한항공은 국제업무지역에 5백34실 규모의 호텔을 건설하고 있으며, 시간당 3만2천여개를 처리할 수 있는 수하물취급시스템도 갖춘다. 또 민자 8백35억원을 들여 최신 기내식센터를 마련했으며, 항공기정비시설도 8백90억원을 투자해 건설중이다. 아시아나도 대한항공에 뒤질세라 54대의 체크인카운터, 연간 40만t을 처리할 수 있는 화물터미널, 하루 2만식을 제공할 수 있는 케이터링센터 등을 확보하고 마무리에 한창이다.외국항공사, 라운지 조성에 신경국적항공사들과 달리 외국항공사들은 다소 신중한 편이다. “3월 개항이라지만 사용료 등 아직 확정된 것이 없어 우왕좌왕하는 실정”이라는 것이 캐세이퍼시픽항공 마케팅부 김현정 과장의 말이다. 콴타스호주항공의 홍승표 과장도 “올해 개항한다는 것 외에는 확정된 사실이 없어 재취항 등 어떤 내용도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때문에 외항사들은 현재 진행중인 IATA(국제항공운송협회)와 인천국제공항공사측과의 사용료 협상에 촉각을 세우면서 시설물의 마무리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캐세이퍼시픽항공 김과장은 “김포공항에 비해 3배가량 넓어진 라운지공사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며 “취항중인 다른 외국항공사들도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라운지 조성에 가장 신경을 쓰는 것 같다”고 전했다.인천국제공항개항이 다가오면서 IMF로 한국취항을 중단했던 항공사들 가운데 재취항을 고려하거나 증편·신규취항 등을 검토하는 항공사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당초 45개 항공사가 취항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47∼53개 항공사가 취항할 것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측은 내다보고 있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항공 스칸디나비아항공 등 7개 외항사가 취항을 검토중이며 취항중인 몇몇 항공사는 증편을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일본항공사의 임원도 “장기적으로 신공항을 거점으로 한 증편계획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항공업계와 마찬가지로 관광업계도 신공항개항을 적극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2001년이 한국방문의 해인데다 2002년에는 서울올림픽이후 최대 이벤트라는 월드컵이 열리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크다. 늘어나는 관광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국제공항의 확충이 절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이다. 대한여행사 설영기 사장은 “인천국제공항개항은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관광산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관광공사 해외진흥본부 용선중과장도 “한국을 찾는 외래관광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중국관광객의 경우 탑승률이 80∼90%에 이르지만 노선부족 현상이 계속됐다”며 “신공항은 이러한 관광수요의 충족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항공기가 부족해 한국을 찾지 못하는 일은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관광공사측은 항공수요부족이 메워지면 2001년에 5백80만명의 외래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2000년 5백30만명으로 추산되는 외래관광객보다 50만명이 늘어난 숫자다. 외래관광객 1인당 약 1천3백달러(99 외래관광객실태조사)를 쓰는 것을 토대로 단순히 계산해도 올 한해만 약 6억5천만달러의 관광수익이 증가한다는 셈이 나온다.국가적인 관광수입의 증가만이 아니다. 지역경제 차원에서의 관광수요증가에 대한 기대는 더욱 크다. 한국관광연구원 김향자 연구실장은 “지난 99년에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02년에 인천신공항의 통과승객만 60여만명에 이른다”는 말로 신공항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설명했다. 인천시는 여기에 덧붙여 인근에 조성되는 용유·무의도 관광단지와 맞물려 신공항이 가져다줄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공항개항과 용유·무의도 관광단지 조성으로 2012년 기준으로 연간 5조8천억원의 생산유발효과, 13만8천여명의 고용효과를 창출하며 연간 1천6백5만여명의 관광객이 찾아 약 4조2천억원의 관광수입을 유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비싼 통행료, 운송비용 증가 ‘부담’그러나 마냥 장미빛 전망으로 신공항개항을 바라보는 것만은 아니다. 항공·관광업계 일부에서는 신공항 개항으로 인한 초기의 혼란이나 마이너스 요소들을 거론하며 우려를 표명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장 비중있게 거론되는 것은 비싼 공항사용료와 김포에 비해 뒤처지는 도심접근성. 아시아나항공 신공항기획팀 최동규 차장은 “항공산업은 수익성이 낮은 산업인데 신공항사용료가 김포공항대비 50%만 늘어나도 추가비용만 연간 9백억원 이상이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직원들의 교통·복지지원 등을 감안하면 비용은 더욱 늘어난다. “다른 항공사들도 모두 같은 고민”이라는 것이 최차장의 말이다. 철도가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상구조차 없는 고속도로만이 유일한 도심접근수단이라는 점도 해결과제다. 때문에 일부 항공사들은 단거리 국제노선은 김포를 이용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관광업계도 마찬가지다. 비싼 고속도로 통행료나 주차비 등을 감안하면 관광객 운송비용의 증가 등으로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관광연구원 김실장은 “신공항이 관광산업에 플러스요소가 되겠지만 교통시설이나 수단 등이 미비해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