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매스컴은 히트상품 중에서도 ‘왕중왕’으로 우뚝 솟으려면 5K중 적어도 3K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러나 2K상품은 눈에 띄어도 3K를 고루 갖춘 상품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일본은 세계 최고의 제조업 강국이다.첨단 정보통신 경쟁에서 미국에 완패했다지만 일본이 만든 상품은 아직 지구촌 곳곳에서 일류대접을 받는다.‘메이드 인 재팬’이 톱 클래스로 인정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뛰어난 품질, 디자인, 시대를 앞서 가는 첨단 기능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 소비자 신뢰 등….각 부문에서 다른 나라 경쟁 제품을 능가하는 작은 힘이 하나 하나 어우러지면서 넘버원 재팬의 아성을 탄탄하게 떠받친다.그러나 일본 제조업의 진짜 힘은 사람과 그 사람들이 가진 손재주, 센스에 뿌리를 박고 있다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 자신의 일에 죽어라 매달리면서 재주를 갈고 닦는 한편 기민하게 시장의 흐름을 간파해 내는 특유의 장사기질을 빼놓고는 ‘메이드 인 재팬’의 강점을 논하기 어려워서다.때문에 제조업체와 마케팅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본 시장을 들여다 보면 세계 시장이 보이고 일본의 내일을 읽으면 지구촌 다른 곳의 앞날을 어림할 수 있다는게 지배적 견해다.일본 매스컴은 올 한햇동안 일본 시장을 주름잡은 빅 히트 상품들로 NTT도코모의 휴대전화 무선서비스 ‘i모드’와 초염가 캐주얼의류 ‘유니클로’, 어떤 상품이든 단돈 1백엔에 파는 1백엔숍 등을 상위에 올려 놓았다.빅10 이내의 상품 또는 서비스들에서 나타난 공통점은 최첨단, 간편, 그리고 경제성 등을 무기로 시장을 파고 들었다는 점이다.그렇다면 21세기 초반의 일본 시장을 이끌어 갈 상품 트렌드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일본 매스컴은 21세기 히트상품들의 키워드로 단연 ‘5K’를 꼽고 있다.‘5K’는 근거리, 감동, 간편, 환경, 건강이란 다섯 단어의 한자말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중 첫 글자를 각각 영어로 옮겨 놓은 것이다.근거리를 제품컨셉으로 한 히트예상 상품들로는 차세대휴대전화, 휴대정보단말(PDA), TV전화, 인터넷, 디지털 가전, 우주여행들이 손꼽혔다. 지리적 문제를 극복하고 사람과 사람간의 공간적 거리를 좁혀주는데 초점을 맞춘 상품들이다.감동은 기술혁신에 의해 취미와 오락의 세계에서 태어난 상품을, 간편은 문자 그대로 일과 생활의 수고를 덜어 주는 상품을 뜻한다고 매스컴은 정의했다.환경과 건강에 초점을 맞춘 히트상품 후보로는 환경친화적 하이브리드 자동차(가솔린과 전기를 함께 연료로 쓰는 차세대 승용차)가 첫 손가락에 올랐다.태양광발전, 연료전지, 노약자, 병자들을 대상으로 한 개호서비스 등도 이 두가지 컨셉을 바탕으로 앞으로 크게 각광받을 상품으로 꼽혔다.일본 매스컴은 히트상품 중에서도 ‘왕중왕’으로 우뚝 솟으려면 5K중 적어도 3K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2K상품은 눈에 띄어도 3K를 고루 갖춘 상품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이 매스컴은 진단했다.예컨대 차세대휴대전화의 경우 근거리와 간편이라는 두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지만 고음질의 휴대오디오나 액정TV 등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환경친화적 하이브리드카 역시 3K 후보상품의 하나로 꼽히는 것은 사실이나 박력, 스피드 등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이 아무래도 일반 자동차보다 떨어져 빅히트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21세기초에 일어날 시장 변화와 관련, 전문가들은 한정된 계층 또는 연령의 소비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부분적 히트 상품이 성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기호의 다양화 및 정보 대중화를 배경으로 소비자 개개인의 개성추구 움직임이 한결 두드러지면서 대중적 인기상품을 무조건 선호하는 현상이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예측이다.고객도 매너 갖춰야 1등 손님대접일본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같은 트렌드 변화에 맞서 21세기에도 강한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한 표본으로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고바야시제약’의 틈새전략을 제시하고 있다.세븐일레븐은 경쟁업체들이 눈여겨 보지 않았던 도시락의 라이프 사이클을 늘리기 위해 프로요리사까지 초빙해 자문을 구할 만큼 상품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는데 정성을 쏟았다. 식재와 조리도구, 공정 등을 몽땅 뜯어고친 후 세븐일레븐의 도시락은 라이프 사이클이 종전보다 3배나 늘어났을 뿐 아니라 맛과 품질에서 일본 편의점업체들중 단연 최고라는 평을 듣고 있다.고바야시제약은 소비자들이 일상 생활에서 불편을 느끼는 점을 정확하게 꼬집어내면서 이를 상품화로 연결시키는 노력에서 톱 메이커의 평가를 받고 있다.주방 수도꼭지 주변에 붙은 오물을 제거해 내는 접착시트, 목욕탕 배수구에 쌓인 찌꺼기를 간단하게 없애주는 시트등 주부들로부터 찬사와 찬탄의 대상이 된 상품이 모두 이 회사의 제품들이다.한편 광고, 마케팅 및 사회변화의 흐름을 읽어내는 센스에서 일본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덴쓰종합연구소는 21세기 히트상품을 원하는 기업이 명심해야 할 3요소로 스포츠 및 중노년층 소비자와 서비스 변화를 제시하고 있다.덴쓰는 스포츠 이벤트가 21세기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성행할 것이라며 스포츠가 가져다 주는 경제적 효과를 최대한 이용하는 지혜를 갖추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표적 예로 2002년 월드컵 축구를 꼽은 덴쓰는 올해의 경우 프로야구 일본 시리즈에서 우승한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도쿄시내에서 카 퍼레이드를 벌였을 때 36만여명이 운집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36만여명의 인파가 몰려 들면서 길과 교통수단 등에 뿌린 돈을 한번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중노년층, 특히 45~59세 사이의 세대는 인구수, 연소득, 지출규모 등에서 최대 파워를 가진 인구집단이라고 덴쓰는 주장하고 있다.이들이야말로 성숙세대이며 이들이 선호하는 3대 취미, 즉 등산, 낚시, 원예를 주목하라는 것이다. 물질적으로도 풍요로움을 어느 정도 맛본 상태인데다 웬만한 것은 다 갖고 있는 이들이 정신적, 신체적 만족과 여유를 위해 돈을 쓸 곳은 3대 취미와 관련된 상품들이라는게 덴쓰의 예측이다.서비스 변화와 관련, 덴쓰는 소비자들도 자신이 치르는 돈에 상응하는 만큼의 서비스를 받게 되는 것을 당연시하는 풍토가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기업들이 소비자를 무조건 하느님처럼 받들었지만 생트집을 잡는 악질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기업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달했다는 것이다. 결국 21세기에는 고객들도 매너를 갖춰야 1등 손님대접을 받는 방향으로 서비스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덴쓰는 점치고 있다.덴쓰는 이의 대표적인 예로 짧은 시간에 극히 한정된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초염가 이발소를 꼽았다. 이들 업소의 경우 1천엔(일본의 이발 요금은 3천~4천엔이 보통임)이라는 파격적 요금을 받는 대신 뒷손질 등을 생략한 최소한의 서비스만을 제공하지만 고객들은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기업과 시민, 고객이 모두 성숙된 관계로 접어드는 시대가 21세기라는 것이 덴쓰의 예측이자 주장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