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TL·n.TOP 브랜드 마케팅 탁월 … IMT2000 사업권 획득, 경쟁력 배가

SK텔레콤의 경쟁력은 이동통신가입자수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입자를 많이 확보한 통신회사가 미래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점에서 50%에 가까운 이동통신가입자를 확보한 SK텔레콤은 그 자체로도 경쟁력이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여기에 가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각종 서비스 콘텐츠 개발, 네트워크망 구축, 핵심기술개발 등의 실력을 갖춰야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것이다.SK텔레콤은 이미 브랜드 마케팅에서 어느 정도 자신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마케팅이미 경쟁능력을 인정받은 SK텔레콤의 브랜드는 신세대 대상의 ‘TTL’과 무선인터넷 ‘n.TOP’이다.TTL은 99년7월 서비스가 실시된 이래 지난해 11월말까지 2백22만5천명의 가입자를 확보, 이동통신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브랜드다. TTL은 당시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동통신 가입자를 파격적으로 창출해냈다는 점에서 재계로부터 높이 평가받고 있다.TTL은 치밀한 이용자 연령별 시장점유율 분석을 통해서 탄생됐다. SK텔레콤 마케팅팀은 수차례의 캔미팅을 갖고 서비스요금에 가장 민감한 나이가 20대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마케팅팀은 이를 정밀 조사해 집중공략할 대상 나이를 18~23세로 잡고 20~30대 초반의 젊은직원들로 가칭 타스크포스팀을 만들었다.TTL은 세간에 알려진 것과 같이 ‘TIME TO LOVE’만의 약어가 아니다. 어떤 단어를 조합시켜도 상관없다. SK텔레콤 마케팅 최진과장은 “신세대들은 고정이미지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낸다”며 “이 때문에 TTL에 대한 의미를 고정시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TTL의 지역요금제, 커플요금제 등을 비롯, TTL존, TTL카드 등 신세대를 겨냥한 상품들이 잇달아 선보였다. 마케팅 관계자들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가 파격적인 TTL광고를 시도했다.TTL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회사내 기성 세대들이 이에 대한 거부감을 버리고 오히려 이를 적극 밀어주었기 때문이다. 당시 조정남사장과 표문수사장은 젊은세대들이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SK텔레콤은 앞으로 TTL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간다는 전략이다. 다만 신비로운 TTL의 이미지는 탈피하고 현실성이 있는 모습을 대거 보여줄 계획이라고 한다.TTL이 젊은 세대에 국한된 것이라면 n.TOP은 가입자 누구에게나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무선인터넷서비스 사업이다.n.TOP은 99년11월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지난해 11월말 현재 가입자 4백30만명을 확보, 한국통신프리텔(4백27만명)과 박빙의 차이로 계속 1위를 지키고 있다. n.TOP은 일본 NTT도코모의 무선인터넷 서비스 i-mode를 벤치마킹해 선보인 서비스다. SK텔레콤은 서비스 초기 SMS방식으로 하다가 지난해 2월 세계표준기술인 WAP방식을 국내 처음으로 채택했다. 이는 이동전화상에서 동영상 캐릭터까지 전송할 수 있는 것으로 IMT-2000으로 넘어가는 전단계라고 할 수 있다.한편 SK텔레콤은 관계회사인 SK(주)의 엔크린회원 6백만명과 연계해 각종 서비스사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어서 당분간 국내 마케팅에 관한한 타의추종을 불허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핵심기술SK텔레콤은 96년1월 세계 최초로 CDMA 방식의 디지털 이동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성공을 거뒀다. 당시만 하더라도 CDMA를 채택하거나 이를 고려한 곳은 미국 홍콩 등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자체 기술방식인 PDC방식을 고수해왔던 일본이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을 CDMA로 결정하고 중국 페루 캐나다 필리핀 이스라엘 등이 이를 뒤따르면서 전세계로 확산됐다.이에따라 SK텔레콤은 98년 이스라엘의 펠레폰, 브라질의 텔레브라스, 캐나다의 클이어넷 등에 CDMA 운영기술 및 노하우를 이전했고 브라질 호주에 기술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SK텔레콤은 지난해 중국 제2 종합정보통신 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과 CDMA 네트워크망 설계 및 주파수 계획(RF Plan), 네트워크 유지 보수, 마케팅 분야의 노하우 교류, 정보통신기술(IT) 분야의 컨설팅 및 기술개발 협력 등 정보통신 제반분야에 걸쳐 전략적으로 제휴해 중국시장 진출의 발판을 구축했다.반면 SK텔레콤이 지난해 따낸 IMT-2000사업(비동기)은 핵심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단말기의 핵심기술인 모뎀칩셋의 개발이 쉽지 않아 국산장비를 통한 2002년5월 상용화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따라서 재계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IMT-2000 전단계인 CDMA2000-1x(IS95C) 서비스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휴선 ‘NTT도코모’에서 배운다세계 곳곳에 i모드 심기 본격 가동‘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아이모드를…)’.일본 최대 이동통신회사 NTT도코모는 지난해 8월말 현재 3천1백57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일본 이동통신 전체 가입자(6천23만명)의 57%를 점유했다.(표 참조) 무선인터넷 ‘아이모드(i-mode)’의 이용객은 지난해 8월말 현재 1천만명을 넘어섰다. 따라서 도코모 이용객들은 이미 일본 ‘어디서나’ 무선 통신서비스를 받고 있다.도코모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만 매출 4조엔(40조원 상당), 경상이익 5천7백억엔(5조7천억원 상당)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되고 있다. 이 회사의 직원수가 5천여명이라고 볼 때 1인당 8억엔(80억원)의 매출과 1억1천4백만엔(11억4천만원)의 경상이익을 올린 셈이다.도코모의 최대 목표는 ‘세계 어디서나’ 한대의 단말기, 하나의 번호로 각종 통신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도코모는 세계 각국의 이동통신회사 지분을 인수하면서 이러한 목표에 한발짝씩 다가가고 있다.도코모는 지난해 11월 미국 제3위의 이동전화사업자인 AT&T 와이어리스의 지분 16%를 98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세계 최대 통신시장인 미국에 진입했다. 이로써 도코모는 독자 무선인터넷 방식인 아이모드와 자신들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방식의 세계 표준화라는 그들의 야심을 실현할 수 있는 단단한 토대를 마련했다.도코모의 ‘세계 어디서나’ 전략은 이미 지난해말부터 시작됐다. 도코모는 네덜란드 KPN 모바일(15%)과 홍콩 허치슨텔레폰(19%)의 지분을 인수했으며 영국 허치슨3GUK사의 지분도 20%를 확보했다. 도코모는 이와 함께 대만의 3위 이동통신회사인 KG텔레콤 지분 20%를 사들였고 캐나다 TIW의 지분 15%도 인수했다. 이제 도코모는 21세기 최대 통신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비롯, 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지역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도코모는 그중 한국 SK텔레콤의 지분 10~20%를 매입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