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사회는 안정감을 잃고 있다. 경제불안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노조원들의 시위가 확산되면서 사회분위기가 점점 어수선해지고 있다. 여기저기서 흥분한 사람들의 고함소리가 들려오고 세상을 한탄하며 서로 비난하는 소리도 요란하다. 싸늘한 겨울 바람이 우리의 몸을 움츠리게 하고 있으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모습이다. 경제가 불안하고 사회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더라도 변화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정을 찾지 못하고 필요없이 흥분하는 경향를 보이게 된다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 사람들은 더욱 바쁘게 움직여야 하고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정신없이 허둥대고 필요 이상으로 흥분하게 된다. 실제로 지금 우리앞에 펼쳐지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보고 있노라면 그 누구도 쉽게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마치 세계시장을 석권할 것처럼 기세좋게 뻗어가던 대기업들이 하루아침에 초라하게 무너지고, 평생 나의 삶을 안정적으로 보호해줄 것처럼 보이던 일자리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며, 온갖 노력을 기울여 닦아온 나의 능력과 솜씨가 순식간에 쓸모없는 구식으로 전락하는 이 시대에 정신을 바로 차리고 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오늘은 어떤 일이 생길지, 내일은 또 어떤 바람이 몰아칠지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공연히 흥분하며 들뜨기 쉬운 환경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급한 변화의 바람에 쫓겨 정신없이 허둥대는 사이에 말할 수 없는 피로가 우리의 삶을 짓누르고 막연한 불안이 두려움으로 변해 우리자신을 다스리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항에 빠지기 쉬운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따져보면 우리는 오래전부터 들어온 불확실성의 시대를 지나 두려움의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정보통신 혁명이 몰고 오는 급변의 시대를 사는 우리의 삶을 짙은 안개속에서 자동차를 모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하기도 한다. 겨우 10m나 20m 밖에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속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은 바로 두려움 그 차체다. 나자신이 나에게 덮치는 환경의 변화를 젼혀 조정할 수 없다는 무력감과 불안에 휩싸여 삶의 방향 감각을 잃기 쉽고 자칫하면 다스리기 어려운 흥분과 두려움에 휩싸여 정상적인 상황판단이 어려운 상태에 이르게 된다는것이다.이처럼 급변의 바람이 몰고 오는 불안과 두려움에서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선 모든 일에 냉정을 유지하는 삶의 지혜가 필요하다. 우선 거센 변화의 바람이 나에게만 불어닥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다같이 밀려오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너무 조급해하거나 너무 불안에 빠지지 않도록 차분한 마음을 갖는 것이 긴요하다.변화의 바람에 휩쓸려 마음의 안정을 잃으면 변화의 방향을 놓치게 되고 내가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게 된다. 자연히 모든 일의 능률이 떨어지고 시대 흐름에 뒤처지는 돌이킬 수 없는 궁지에 몰리게 된다. 변화의 바람에 흥분과 분노로 맞서는 것은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결과만을 낳기 쉽다. 특히 우리가 맞고 있는 디지털 시대엔 육체의 힘 보다 머리의 힘이 더 요구되는 사회다. 냉철한 마음이 유지될 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머리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흥분하거나 마음이 불안한 상태에선 올바른 상황 판단이 어렵다. 그러나 지금 우리 주위엔 흥분과 분노로 변화에 대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급변의 시대에 개인과 기업의 성공은 냉철한 마음에 분명한 목표의식과 합리적인 행동이 조화를 이룰 때 보장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