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동 모멘텀 생기면 20~30% 상승 가능 ... 나스닥 주가추이 살필 때

지난 일년 동안 주식 투자자들은 참으로 쓰라린 경험을 했다. 99년 GDP대비 50% 정도인 2백50조원이 주식시장에서 날아가 버리며 거래소 지수는 반 토막으로, 코스닥 지수는 5분의 1토막이 나면서 끝을 맺었기 때문이다. 거품으로 인한 광풍의 소용돌이, 그러고 나서 처절한 하락의 양 극단을 한해에 모두 맛보며 주식시장이라는 곳이 과연 이래도 되는가, 환멸을 갖지 않았던 투자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상장기업, 투자자, 정책 당국자 등 모두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만일 또 지난해와 같은 사태가 발생한다면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발전은 없다고 단언하고 싶다.다시 냉정을 되찾아 주식시장을 살펴보면 아직도 역시 좋은 뉴스보다는 나쁜 뉴스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우선 무엇보다도 세계경제의 핵인 미국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 다만 연착륙이냐 경착륙이냐 하는 문제일 뿐인데 지난 연말까지 미국 나스닥 주가추이를 보면 경착륙 우려감이 많이 반영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는 바꿔 말해 FRB의 금리인하 조치 등으로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주가가 반등을 보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미국경제 연착륙시 주가반등 확률 높아두 번째로 제2차 기업 및 금융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도 99년7월 대우사태로부터 야기된 신용경색 현상은 풀리지 않고 있다. 다행히 지난 연말 정부는 매우 획기적인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놓았다. 산업은행이 올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중 차환 발행이 되지 않는 물량을 인수하겠다는 내용이다. 현실적으로 적절한 조치라 생각된다. 향후 1년간 잘 버티어 내며 경기가 회복된다면 신용경색은 상당부분 완화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신용경색 기간이 길었던 만큼 당장 완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다.이상과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주가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지는 않을 듯하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나쁜 뉴스는 이미 상당폭 반영하고 있다. PER나 PBR 등 주요 증시지표가 역사상 최저 수준이고 선진국은 물론 아시아 시장에서도 가장 저평가돼 있기 때문이다. 반등의 모멘텀만 생기면 언제든지 20~30%는 상승할 수 있는 여건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주가는 미리 반영하며 일반인들의 생각과 반대로 가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투자자들이 상반기까지 혹은 2/4분기까지 주식시장이 나쁘다고 생각한다면 1/4분기중이 가장 좋을 수도 있다. 올해 초 주식시장이 의외의 상승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상승의 계기가 우리 내부보다는 미국, 특히 나스닥 주가추이에서 찾아올 것이라는데 있다. 따라서 나스닥 주가 추이를 잘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고치 대비 반 토막이 난 나스닥 주가도 1월말 FRB의 금리인하를 계기로 대세전환은 이르더라도 상당폭 반등하지 않을까 생각된다.흥한 것은 반드시 쇠하고 쇠한 것은 또 흥하는 역사의 진리처럼 주가도 많이 오르면 내리고 많이 떨어지면 오르게 마련이다. 올해 주식시장에서 가장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부분은 지난해 주가가 세계에서 최고로 많이 하락했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