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분야 경력, 악세서리 관심 꾸준히 쌓아 성공...타사 제품 무료 애프터서비스, 당골 확보

손님의 구미에 맞는 제품을 구비해놓는 주인의 안목이 액세서리전문점 운영의 필수조건이다.“월급이 많지는 않았다 해도,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장사를 시작하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어요. 모험을 한거죠. 경험도 없는데 운이 좋았다고 할 수밖에요.”14K금 전문 액세서리점 ‘골드클릭’ 천호점을 운영하는 김도영(27)사장은 이렇게 자신의 선택에 만족감을 표시했다.그녀는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뒤 의류업체에서 자수디자이너로 2년간 일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평소 관심이 많았던 액세서리 관련 창업에 대해 알아보던 중 프랜차이즈점을 모집하는 골드클릭의 신문광고를 보고 찾아갔다.“디자인도 세련돼 보였고 본사가 제작 공장을 갖고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직접 제작하면 유행에 빨리 반응할 수 있고, 판매된 제품의 사후관리도 해 줄 수 있으니까요.”그래서 가족회의를 열고 상의한 끝에, 자신이 모아둔 2천만원과 부모님의 여유자금에 융자를 받아 만든 5천5백만원까지 모두 7천5백만원을 마련했다. 지난해 5월 네평의 아담한 가게를 열었지만, 첫달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만 해본 터라 ‘물정’을 잘 몰랐고 사업 경험도 전혀 없었다. 게다가 내성적인 성격이어서 처음엔 ‘손님이 들어오는 것이 겁날 정도’였다.강동지역 번화가 입지 선정 ‘적중’어떤 상품이 인기 있는지 파악하고, 손님을 접대하는 방법을 깨우쳐 단골고객을 만드는 데 한달 정도 걸렸다. 2개월째부터는 월평균 2천4백여만원이라는 만족스러운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크리스마스가 낀 12월에는 온 식구가 동원돼 응대해야 할 정도로 손님이 몰려들어 매출액이 다른 달보다 두배가 넘었다.골드클릭 천호점은 천호동 옛 사거리 부근에 자리잡고 있다. 주변은 현대백화점 천호점, E마트, 2001아웃렛 등 대형 유통업체가 밀집해 있는 동시에 재래시장까지 있는 강동지역의 대표적 번화가다. 음식점 등 유흥업소와 의류, 신발, 화장품, 액세서리 점포들이 빽빽히 들어서 있다. 부근에만도 성격이 비슷한 액세서리 상점이 대여섯 군데나 되는데, 모두 잘 되는 편이라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말이다. 점포 입지 선정은 본사가 해줬다.워낙 유동 인구가 많은 상업지역이기 때문에 전단지를 만드는 등의 홍보는 전혀 하지 않았다. 액세서리 전문점은 크리스마스가 끼여 있는 연말을 비롯해 3월의 화이트 데이, 봄가을의 결혼시즌 등 성수기가 일년에 세번 정도 있으며, 대체로 한여름이 비수기.액세서리 수요는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 같은데도 김사장은 “아직까지는 별 영향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김도영 사장 혼자 꾸려 나갈 생각이었다. 대부분의 고객이 10대 후반부터 30대까지의 젊은 층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래시장과도 인접해 있기 때문인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30대 이상의 고객 비중도 만만치 않았다. “결혼예물은 평소 몸에 지니기에 너무 거추장스러우니까 간단하고 예쁜 것으로 맞추려고 들르는 부부 고객도 많다”는 것이 김사장의 설명.의외로 고가 제품도 많이 팔리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어머니와 함께 일한다. 주도적으로 꾸려 나가는 ‘사장’은 김도영씨이지만 나이 지긋한 손님은 어머니가, 젊은층은 20대인 김사장이 응대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있다. 오후부터 손님이 찾아오기 시작해 6시 이후부터가 가장 붐비는 시간으로, 처음에는 10시30분까지만 문을 열 생각이었으나 밤에 찾는 고객이 많아 11시반까지 영업을 하고 있다.골드클릭의 주요 제품은 14K, 18K 금제품. 젊은 여성들이 즐겨 찾는, ‘너무 거창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값싸뵈지도 않는’ 반지, 귀고리, 목걸이 등의 실용적 액세서리가 주요 품목. 가장 인기있는 제품은 커플반지다. 제품 가격은 5천∼수십만원대까지 다양하다. 본사에서 보내는 신제품 카탈로그를 보고 매장주인이 주문을 한다. 때문에 손님의 구미에 맞는 구색을 갖춰 놓을 수 있는 주인의 감각과 눈썰미가 매우 중요하다. 또 젊은 사장이 어떤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있는지를 보고 “예쁘다” 며 사가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이래 저래 운영자의 패션 감각이 매우 중요한 업종이다. 이전에 개인사업을 해본 경험이 전혀 없는 김사장과 가족은 ‘운이 좋았다’고 말하지만, 그러나 ‘액세서리만 전문적으로 공부하진 않았어도’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고,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패션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액세서리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었던 점 등을 보면 우연한 성공은 아님을 알 수 있다.친절한 서비스도 매출증가 한몫김사장이 말하는 골드클릭 프랜차이즈 본사의 최대 장점은 자사 제품이 아니더라도 무료로 A/S를 해주는 것이다.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그간의 경험으로 액세서리 전문점에서도 단골확보가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단골을 만드는데는 A/S만한 마케팅 방법이 없었다. 부러지거나 색이 바래는 등 고객들이 액세서리 사후 관리의 필요성을 절감하는데 반해, 많은 액세서리 전문점들은 팔 때는 친절하게 굴다가도 A/S는 잘 해주지 않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실제로 서랍 안에는 예쁜 포장지에 담고, 맡긴이의 이름 꼬리표를 붙여 둔 A/S 제품들이 가득했다.“손님이 눈치 보지 않고 A/S받을 수 있으니까 좋아한다. 맡기러 매장에 들르고, 찾으러 들르고 이렇게 한 두번 오다보면 단골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김사장은 설명한다.영업이 잘 되다 보니 네평짜리 가게가 너무 좁다고 느껴져 올해는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규모가 커지면 주인만큼 성심성의껏 손님을 응대할 종업원을 구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무엇보다 친절한 서비스가 구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02)913-7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