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오차 15㎛ 이내 유지 등 엄격한 품질관리로 ‘성공’ … 마그네슘소재 부품개발 혼신

인천시 남동공단 유수지 부근에 있는 코다코(대표 인귀승). 멀리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겨울바람에 갯내음이 실려 있다. 추운 날씨에도 공장안은 용광로 열기로 훈훈하다. 주기적으로 뻥하는 소리와 함께 알루미늄으로 된 주물제품이 하나씩 찍혀 나온다. 경기침체와는 아랑곳없이 이 공장은 풀가동한다. 생산제품을 싣기위한 컨테이너 트럭이 쉴새없이 드나든다. 미국과 유럽의 바이어들도 한달이면 대여섯 차례 찾아온다.부지 3천평 건평 2천5백평에 1백70명이 일하고 있는 이 회사는 자동차부품업체. 생산제품이 부품인데다 거의 대부분 수출하고 있어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업체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유명하다. 특히 미국의 자동차 부품업계에선 더욱 그렇다. 이 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솔레노이드밸브하우징을 비롯해 트로틀바디, 오일펌프, 조향장치, 이지알밸브하우징 등. 크라이슬러 체로키와 GM의 시보레, 닷지는 이 회사의 솔레노이드밸브 하우징을 사용한다. 이 제품은 트랜스미션에서 초당 50회 작동하는 솔레노이드의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부품.트로틀바디는 자동차엔진에 흡입되는 공기와 가솔린 등 혼합기의 양을 조절하는 장치다. 오일펌프는 엔진오일을 크랭크축 베어링이나 캠축베어링에 보내는 설비. 이밖에 조향장치는 타이어의 방향을 조절하는 장치이고 이지알밸브하우징은 배기가스중의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부품이다.이 회사는 97년 설립돼 이듬해에 5백만달러 수출탑, 99년에 1천만달러 수출탑을 받았고 작년에는 1천8백만달러를 수출했다. 주로 미국의 포드 GM 크라이슬러 등 빅3와 거래하는 1차 협력업체인 보그워너 등에 공급한다. 1차 협력업체는 자체 생산품과 구매제품을 모아 모듈로 조립한 뒤 완성차업체에 납품한다. 미국내 도요타공장과 프랑스 툴레 등에도 수출한다. 이같이 활발히 수출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과 품질이라는 두기둥을 제대로 갖췄기 때문.매출액 5% 이상 기술개발에 투입이 회사는 사업초기부터 매출액의 5% 이상을 기술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자체 기술개발인력 15명과 산학협동을 통해 신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또 생산제품의 품질을 까다롭게 관리한다. 표면오차는 15㎛ 이내로 유지한다. 비파괴검사와 엑스레이검사 등 10여차례 정밀검사를 거친다. 3차원 측정기와 레이저로 결함여부를 검사한다. 종업원을 도시바 등지로 보내 연수를 시키고 있다. 이런 노력 끝에 미국 빅3의 품질기준인 QS9000을 획득한 것은 물론 세계자동차업체의 품질요구 수준인 ISO/TS16949를 아시아지역에서 동종업계 최초로 따내기도 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상고를 나온 인귀승(43) 사장은 77년 대림자동차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오토바이에 관한 내용을 파악했고 이후 한국컴퓨터에 근무한뒤 창업했다. 당시에 거래처부도로 어려움을 겪던 협성다이캐스팅의 공장과 시설을 법원경매를 통해 사들여 코다코를 설립했다.다행히 협성다이캐스팅을 인수하는 동안에도 직원들은 동요하지 않고 출근해 일을 하고 있었다. 일부 직원은 한사람당 50만원씩 성금을 거둬 납품대금을 지급하는 등 회사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었다. 이에 감동받은 인사장은 협성의 시설을 인수하면서 종업원들을 모두 받아들였다. 또 자기가 가진 주식의 35%를 사원에게 내놨다.새 주인을 맞은 종업원들은 열과 성을 다해 일을 했고 그 결과 퇴직자가 전혀 없는 기록을 세웠다. 생산성은 20% 향상됐고 불량률은 더욱 낮아졌다. 인사장 역시 회사의 경영상태 파악과 제품개발, 품질개선을 독려하기 위해 초기 6개월 동안은 거의 대부분 회사에서 잠을 자며 보냈다.이후 회사는 발전을 거듭했다. 98년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수출유망기업으로 선정됐다. 같은해에 보그워너는 ‘올해의 최우수 다이캐스팅 공급업체’로 이 회사를 뽑았다. 이어 남동구청으로부터 우수기업인상, 기술집약형 중소기업, 기협중앙회장표창을 잇따라 받았다.기술·품질 모토로 노사협력, 경쟁력 밑거름매출도 꾸준히 늘어 97년 73억5천만원에서 98년 1백35억원, 99년 1백47억원, 작년에는 2백2억원(순이익은 20억원으로 추산)에 달했다. 올목표는 3백억원.“사업초기에는 물론 고생도 많았지요. 하지만 노사가 합심 협력한게 회사가 경쟁력을 갖추는데 큰 힘이 됐습니다.”인사장의 사업모토는 지금도 창업당시와 다름없다. 바로 기술과 품질이다. 이를 위해 알루미늄보다 가벼운 마그네슘을 소재로 한 부품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마그네슘은 중량이 알루미늄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이를 사용할 경우 차량 중량이 가벼워지고 연료소비도 줄일 수 있지요.”또 마그네슘의 단점인 강한 산화력도 기술적으로 극복된 단계라고 덧붙인다. 이들 제품 생산을 위해 올해 마그네슘 다이캐스팅 설비 2대를 도입할 계획이다.코다코는 중장기적으로 두 가지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전자부품 통신기기 등으로 생산제품을 넓히는 것과 내수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이같은 포부는 종업원과의 신뢰, 그리고 연구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밑받침되고 있는데 따른 것은 물론이다. (032)814-3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