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유동성 개선 조짐 … 금융주 등 저가대중주 추가상승 예상

지난해 세계증시중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경험했던 국내 증시는 연초 이후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유동성 개선에 대한 기대와 자금시장의 신용경색 완화 등 국내외 증시여건의 개선에 힘입어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거래소 시장은 중기추세를 나타내는 지수 20일과 60일 이동평균선이 모두 상승전환돼 단순한 기술적 반등 이상의 추세전환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낳고 있다.일반적으로 실물경기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있어 경기순환(Business Cycle)과정은 회복기-확장기-후퇴기-수축기의 4국면으로 나누어 보고 있다. 주식시장은 이러한 경기순환과정과 연동돼 경기순환과정의 각 단계별로 유동성장세(금융장세)-실적장세-역금융장세-역실적장세 4국면의 순환과정으로 나타난다. 과거 경험상 유동성 장세는 경기하락 막바지 국면에서 저금리와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통화확대정책에 따른 풍부한 시중유동성을 바탕으로 낙폭과대 저가대중주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투기적인 주가상승흐름을 의미했다. 이는 현재 진행중인 증시흐름에 상당히 부합되는 것으로 보이며 현재의 회복세는 단기적인 기술적 반등보다는 유동성 장세의 시작으로 보인다.현장세를 유동성 장세로 규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를 살펴보면 먼저 최근 발표되고 있는 경제지표들이 경기저점에 임박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은 전년동월비 4.7% 증가에 그치면서 과거 경기가 저점을 형성할 당시의 평균증가율인 0%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재고와 출하 동향은 경기하강패턴인 재고증가와 출하감소의 재고누증 국면에서 경기저점의 가능성을 암시하는 재고조정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또한 제조업 가동률은 정상적 수준인 75~85% 사이의 하단을 벗어난 74.7%을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점에서 경기하락 국면의 막바지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현재 진행중인 경기하락 속도를 감안할 때 2/4분기말에서 3/4분기초에 경기저점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며 주가는 이를 선반영하여 바닥권을 탈피한 것으로 보인다.2/4분기말 주가 바닥권 탈피 예상둘째, 저금리와 정부의 통화확대정책으로 인해 시중유동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올 예산의 상반기 조기집행, 중견대기업의 회사채 신속인수방안 시행, 신용보증한도 확대 등을 통해 경기활성화와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이로 인해 12월중 감소했던 은행대출과 CP발행이 1월 들어서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안전자산선호현상으로 인한 자금 편중화 현상도 개선되면서 전체 회사채 발행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순발행됐다. 또한 BBB등급 회사채의 차환율이 지난해 12월 20%에서 67%로 증가하는 등 자금시장의 신용경색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셋째, 증시 내부적으로는 증권(58.9%)과 건설(41.4%)업종이 지난해 12월22일 저점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종목별 흐름은 유동성 장세가 장기낙폭과대 저가대중주를 중심으로 형성된다는 논리에 부합하는 것이며 과거 유동성 장세하에서의 주도주 흐름과도 일치하는 것이다.따라서 현주식시장은 순환이론상의 유동성 장세에 위치해 있다. 향후 유동성 장세의 향방은 경기둔화에 따른 기업자금수요의 위축과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잇따른 시중은행의 여수신금리 인하 그리고 상반기중에 총 150~200bp 정도로 예상되는 미 FRB의 금리인하조치 등 유동성 보강 요인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유동성 보강 요인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향후 증시는 유동성 장세의 기본컨셉에 부합되는 금융주 등 저가대중주를 중심으로 추가적인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