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붐이 일었던 B2B시장이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못하는데엔 몇가지 이유가 있다. 구매자는 여전히 뒷돈과 인맥으로 거래하는 관행을 버리지 않고, 공급자는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았다. 이런 현실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현재 거래되는 상품의 정보가 단일화된 코드로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동파(43) 하늘정보(전자상거래 솔루션) 사장은 5만 가지의 상품을 종류, 가격, 공급처로 나눠 일일이 코드를 부여해 이 문제를 해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같은 상품을 두고 공급업체와 인터넷 쇼핑몰은 각기 다른 코드번호를 부여합니다. 게다가 쇼핑몰끼리도 상품 코드가 제각각이에요. 이러다보니 공급업체는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구축해놓고도 팩스나 전화로 다시 주문을 받고 있는 형편입니다. B2B를 정착시키려면 우선 상품코드를 단일화시켜야 합니다.”이를 위해 이사장은 지난해 30억원을 쏟아부었다. 개발인력을 포함해 70명의 인원을 새로 채용했고, 상품정보를 담는 디지털 카메라 등 장비 구입에 15억원을 투자했다. 자본금 24억원의 중소업체로선 모험에 가까운 투자인 셈. 하지만 이사장은 ‘상품코드의 단일화를 통해 전자상거래의 돌파구를 열어간다’는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그가 이 일에 매달리는 이유는 지난 10년 동안 백화점 등 유통업체의 상품 코드를 작업하면서 얻은 노하우와 데이터베이스를 집대성하기 위해서다. 86년부터 95년 하늘정보를 창업할 때까지 그는 기린시스템과 삼테크시스템에서 근무하면서 전국의 백화점을 돌아다니며 상품 코드를 분류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백화점과 공급업체는 적절한 재고관리를 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영업수지가 개선됐다. 정보가 돈이 된다는 사실을 이사장은 직접 목격했던 것이다.쇼핑몰 구축 위한 지불결제시스템도 완벽유통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덕에 그는 쇼핑몰 구축에도 남다른 노하우를 녹여내고 있다. 상품의 가격, 종류, 공급업체 등 유통에 필요한 정보를 꿰고 있는 이사장은 실제 거래가 일어날 수 있는 솔루션을 구축한다. IT 기술로만 쇼핑몰을 구축하는 경쟁 업체와는 이런 점에서 구별된다. 실제 의류부문 e마켓플레이스인 ‘B2B코리아’는 외국기업 솔루션을 사용했다가 구동이 안돼 하늘정보의 솔루션을 다시 채택했다.이렇듯 이사장이 현실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넷 쇼핑몰을 구축해주는 것이 알려지자 시장에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통신의 바이엔조이, 제일제당의 드림익스체인지, 신세계, 인츠닷컴 등 전문 유통업체의 쇼핑몰이 이사장의 손을 거쳤다. 이들이 이사장을 신뢰하는 또 다른 이유는 쇼핑몰 구축에 필요한 지불결제 시스템도 완벽하기 때문. 창업초기부터 이사장은 외환은행, 국민카드, 씨티은행 등 금융권의 위험관리 시스템, CRM(고객관계관리) 등 솔루션을 개발했다.이사장의 올해 매출 목표는 1백50억원, 지난해와 비교해 5배나 높은 목표치다. 이사장은 “3월까지 30억원의 매출 계약을 맺었다. 상품정보관리 솔루션 판매로 1백30억원, 쇼핑몰 구축에 20억원 등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