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부부의 약 15~20%가 불임이며, 보통 여성과 남성 어느 한쪽에 원인이 있는 경우가 각각 50%, 30%, 나머지 20%는 둘 다 문제가 있는 경우이다. 즉 불임의 반은 남성측에 원인이 있다. 그러나 남성측 불임 원인에 대한 현재까지의 이해는 중요성에 비춰 상대적으로 매우 빈약하다. 이는 불임의 원인을 여성에 먼저 돌리는 편파적인 전통적 통념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92년 처음으로 소개된 난자세포질내 정자주입술은 남성불임 치료에서 한 획을 그은 역사적 사건임에 틀림없다. 이론적으로 난자세포질내 정자주입술은 운동성 있는 한 마리의 정자만 있으면 시행 가능하므로 고환의 정자생산기능이 완전히 파괴된 경우가 아니라면 모든 남성불임에 적용 가능하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이 시술의 누적 출생률은 35% 정도에 머물고 있으며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장기적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남성불임의 원인별 분류는 일반적으로 정자를 생산하는 장기인 고환을 중심으로 고환에 원인이 있는 경우, 고환 상부의 생식축 즉, 시상하부나 뇌하수체에 질환이 있는 고환전 원인, 고환후의 정자 수송과정에 장애가 있는 경우 세 가지로 분류한다.가장 대표적 질환인 폐쇄성 무정자증은 고환에서 정자의 생산은 정상이나 이후 부고환이 막혀 정액검사에서 정자가 검출되지 않는 경우(무정자증)를 칭한다. 이는 정액검사와 고환조직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며 부고환의 관과 정관을 미세수술로 연결해주는 부고환정관문합술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이 수술은 고도의 미세수술 기법을 필요로 하는데 서울대병원에서의 경우 수술후 정액에서 정자가 나타날 확률은 69%였고 아이를 출생할 확률은 31%였다.불임을 목적으로 정관수술을 시행하고 나중에 다시 자녀를 갖고 싶은 경우 시행되는 정관복원술도 흔히 시행되는 수술이다. 정관복원술은 성공률이 매우 높으나 상당수의 환자들이 수술에도 불구하고 임신에 실패한다. 이런 경우 난자세포질내 정자주입술과 같은 보조생식술을 시행할 수도 있으나 여러 면을 고려할 때 정관복원술을 재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울대병원에서 정관복원술에 실패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술현미경을 이용한 이층 정관정관문합술을 시행한 결과 수술 개통률은 92%, 임신율은 57%에 이르렀다.드물지만 수술적으로 교정 가능한 남성불임의 원인 질환이라는 점에서 사정관 폐쇄도 매우 중요하다. 고환에서 생산된 정자는 부고환과 정관을 거쳐 이동되고 정낭에서 생산된 정액 성분과 합쳐져 사정관을 이루고 요도로 연결된다. 사정관 폐쇄는 이런 사정관이 막힌 경우로, 정액의 양이 매우 적고 무정자증을 보인다. 사정관 폐쇄의 경우 내시경 수술로 막혀 있는 사정관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법이 주로 시행된다.이외에 수술로 치료할 수 있는 가장 흔한 남성불임의 원인으로 정계정맥류를 들 수 있다. 이 병은 고환에서 올라오는 정맥의 다발이 확장된 상태를 칭하며 대부분 좌측에서 발생한다. 다양한 치료법이 있으나 수술후 음낭수종의 형성이나 재발 등과 같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서울대병원에서는 기존 치료법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수술현미경하에 동맥과 림프관을 제외한 모든 정맥을 차단하는 미세수술 기법을 이용한 정계정맥류 제거술을 도입해 좋은 성적을 얻고 있다. (02) 760-2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