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모든 대내외 여건이 돕지 않는 한국증시의 방향은 어떻게 될까.일단 당분간 유동성장세나 1월의 반짝랠리와 같은 미니랠리가 재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대다수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무엇보다 강력한 매수주체도 없고 상승반전의 모멘텀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500포인트를 깨는 폭락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다. 우선 저금리에 의해 뒷받침된 시중유동성이 잠재적 매수기반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이사는 “미국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추가로 한국주식을 대규모 매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지연되고 있는 만큼 국내 기관의 주식매수 여력도 크지 않은데다 연기금이 투입되더라도 대규모가 아니면 지수방어정도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그러나 폭락 역시 없을 것으로 온이사는 내다봤다. 우선 세계시장이 다 안좋은데 한국은 그나마 아시아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환율상의 메리트도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2월에 560포인트에서 62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이던 박스권이 3월에는 ‘530에서 580범위로 한단계 하향할 것”으로 전망했다.정태욱 현대증권 이사도 미국경제가 기대이상으로 악화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이미 미국증시에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당분간 국내증시도 급등락이 없이 횡보를 하다가 호재에 민감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지난해 증시를 압박했던 수급구조가 올해는 크게 개선된 점도 하락경직성을 보완해주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내내 대부분의 수익증권과 펀드가 환매를 마쳐 기관투자가들이 더 이상 팔 물량이 많지 않은데다 신규상장이나 등록주식이 많지 않다. 게다가 정부가 금융시장안정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면 연기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3월부터는 미래에셋과 KTB자산운용 등 뮤추얼펀드의 주식형상품이 잇따라 판매된다. 지난해 평균 7% 전후의 확정금리를 제시하면서 고객을 유치한 보험사의 경우 “역마진이 심화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운용을 고려중”이라고 보험사관계자들은 토로한다. 따라서 향후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보험사의 투자자금도 상당수 증시에 유입될 전망이다.미국시장의 불확실성만 다소 걷히면 외국인투자자금이 아니더라도 주식을 살 잠재적 매수기반은 어느 정도 형성됐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