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즐은 기업 구조조정의 미흡함을 지적하고 있다.국내 증시는 언제부터인가 ‘심리전의 영역’이 됐다. 기업 펀더멘털이나 증시주변의 변수보다 시장참여자들간의 동향파악에 의해 매매가 결정되는 성향이 높기 때문이다.이런 점에서 현재 국내 주식투자자들의 심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금리나 미국 한국의 경제지표보다 외국인투자자의 매매동향이라고 할 수 있다.1월에 반짝랠리가 가능했던 것도 외국인 투자자가 3조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여 이에 자신감을 얻은 개인투자자들이 예탁금을 늘리면서 함께 사들였기 때문이다.문제는 올들어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인 매수주체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떠날 경우.삼성전자나 SK텔레콤, 한국통신, 포항제철과 같은 시가총액 상위 대형우량주들은 지분비율이 높은 외국인의 매매형태에 따라 그날의 주가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크레디리요네증권 이진용 지점장은 “최근 외국계 장기투자자금도 일부 매도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기업구조조정이 충분치 않다는 평가와 미국증시 등 외생변수가 너무나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세계 투자자금을 전반적으로 같이 줄이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통상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의 수급여건보다 미국경제의 회복여부와 미국 증시 동향에 더 많은 영향을 받아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용규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 수석연구원은 “미국경기가 ‘U’자형 회복일 가능성이 높아 전반적인 주식비중 축소과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2월 한달간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근모 굿모닝증권 전무도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시장 분위기”라며 “미국시장에서도 펀드매니저들이 미국경기의 경착륙을 예상하는 경향이 높다”고 밝혔다. 즉 주식운용을 하는 펀드매니저들이 비관적이라는 측면에서는 당분간 미국계 투자자본들이 주식비중을 줄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전무는 그러나 “미국이나 다른 아시아 시장도 역시 좋지 않기 때문에 한국증시에서의 대규모 이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이남우 삼성증권 상무도 “최근 비관론이 늘기는 했지만 아직 미국경기가 장기불황으로 갈 것으로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상무는 “미국 첨단기술주의 약세전망에 따라 첨단기술주를 매도하는 포트폴리오 교체에 나선 것”이라며 “유독 한국시장의 투자비중을 크게 줄이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최근 홍콩의 슈로더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한국 및 대만 리서치 책임자도 “미국의 경기둔화가 올 4분기 내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한국 등 아시아기술주를 매수할 때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