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스타야’ 매장 강남·분당일대 선점 … 인터넷 대여업체 회원확보 사이버 이벤트 한창

“변두리라서 그런가요. 비디오 대여점은 그렇게 많은데 DVD만 전문적으로 빌려주는 곳은 왜 없을까요?”지난 두달 동안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번 30만원으로 DVD플레이어를 하나 장만한 대학생 고원배씨가 털어놓은 푸념이다. 한 장에 2만원이 넘는 DVD타이틀을 매번 사서 보다간 몇푼 안되는 용돈이 동이 날 판이라 대여점을 찾기로 했던 터다.고씨의 말처럼 DVD타이틀만 전문적으로 빌려주는 곳을 찾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DVD 바람이 서서히 불기 시작하면서 부분적으로나마 다소 구입비가 비싼 DVD타이틀을 대여하는 곳이 늘고 있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대표적인 곳이 바로 비디오 대여점 체인업체인 ‘영화마을(www.cinetown.co.kr)’이다. 매장내에 DVD대여 코너를 마련해 놓고 있다. 이들 오프라인 매장의 대여료는 1박2일에 2천원 정도. 비디오 대여료보다 다소 비싼 편이지만 구입비에 비하면 10% 정도다.비디오 대여점 웹마트는 매장내에 DVD대여 코너를 마련해 놓고 있다.영화마을보다 먼저 국내 DVD타이틀 대여 시장에 뛰어든 곳은 일본계 미디어 대여전문점인 ‘스타야(TSUTAYA)’. ‘C3 클럽’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서울 강남과 분당 내 4곳에 매장을 개설하고 DVD타이틀을 대여하고 있다.최근엔 스타야의 물건을 받아 대여해오다 독자영업에 나선 ‘CD비디오웹마트(www.cdvideo. co.kr)’가 서울 상봉동과 갈현동의 복합 대형 매장에서 DVD타이틀을 빌려주고 있다. 물론 C3클럽과 마찬가지로 판매 중심으로 대여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상봉점의 경우엔 70평 규모인 전체 매장의 10평 정도를 DVD타이틀 대여 코너로 구성해놓을 정도로 모양새를 갖췄다.“한달 평균 5백만원 매상 올라”CD비디오웹마트 전대문 사업본부장은 “그동안 DVD타이틀을 대여하는 손님이 꾸준히 늘어 현재 한달 평균 5백만원 넘게 매상이 오른다”고 말했다. 이외에 인터넷영화관으로 유명한 웹시네마(www.webcinema.co.kr)도 국내외 최신 개봉 영화 4백여편의 DVD판권을 확보하고 서울 코엑스몰에 DVD영화 전문 대여점을 운영하고 있다.DVD타이틀만 전문으로 대여하는 곳이 없는 이유는 아직 대여를 원하는 손님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데 있다. 더구나 중심가도 아닌 주택가에 DVD대여점을 내기엔 수지가 맞지 않는다. 서울 화곡동에서 꽤 큰 비디오대여점을 운영하는 이진구씨(35)는 “가끔 찾는 손님이 있어 들여놓을까도 생각했는데 유명 타이틀만 구입해도 밑천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DVD플레이어가 대중적으로 보급되지 않은 점도 대여 손님이 생각보다 적은 이유다. 이 때문에 C3클럽이나 웹마트에선 아예 DVD플레이어까지 대여하는 방법도 쓰고 있다. 웹마트 상봉점 점원 박민호씨는 “1박2일에 3천원을 받고 플레이어를 빌려주고 있다”며 “현재 보유하고 있는 3대로는 수요를 맞출 수 없어 본사에 몇대 더 신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오프라인보다 차라리 온라인에서 DVD 타이틀대여를 하는 곳이 많다. 갓유(www.gotyou.co.kr)와 터치DVD(www.touchdvd.co.kr) 등이 비교적 큰 규모를 갖췄고 이밖에도 수십 곳이 더 있다. 대부분 2천~2천5백원 정도의 대여료를 받고 DVD 타이틀을 빌려주고 있다. 물류비 때문에 대여료가 약간 비싼 편이다.인터넷 DVD타이틀 대여업체인 ‘DVD타이틀(www.dvdtitle.co.kr)’의 경우 대구에 물류센터를 두고 전국 배송망을 구축, 회원에게 각종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예약구매 이벤트를 벌이는 등 회원확보가 한창이다.대전에 있는 컴퓨터 및 주변기기 유통업체인 ‘제일정보산업’은 대형 매장을 갖추고 온라인 DVD타이틀 전문사이트 ‘DVD비전(www.111com.co.kr)’에서 대여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 회사 박원철 사장은 “물류와 회수 문제 때문에 온라인에선 아직 이렇다할 성과가 나오진 않지만 타이틀이 보다 풍부해질 것을 대비해 유지보수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DVD플레이어가 널리 보급되고 타이틀의 종류가 많아지면 DVD타이틀 구매뿐만 아니라 대여 수요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DVD방보다 DVD 타이틀 대여점이 호황을 누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선례로 미국의 경우 DVD 플레이어의 가정 보급률이 10%를 돌파함에 따라 DVD타이틀 대여 업체들이 급성장했다. 미국 온라인 DVD렌털 시장을 처음 개척한 ‘넷플릭스(www.netflix.com)’만 봐도 인터넷에서 영화를 신청하면 3~4일 이내에 우편으로 보내주는 방식으로 25만명의 유료회원을 확보했다. 준비운동이 한창인 국내 DVD타이틀 대여 시장이 빛을 볼 날도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