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로그 배포, 거래처 확보... 시중가보다 30%저렴, 단골 꾸준히 증가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서 사무용품 할인점 ‘베스트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는 이종백(47) 사장. 1백30여평 매장에 10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대형 사업체’를 이끌고 있다. 비교적 규모가 큰 창업이었기에 창업비용과 위험 부담이 만만찮았다. 오직 ‘된다’는 신념 하나로 모험을 감행했다.“유통업에서 할인점 돌풍이 굉장하지 않습니까? 사무용품 분야에서도 할인매장이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꼼꼼한 성격과도 잘 맞는 사업이고요.” 이사장은 ‘사무에 필요한 모든 것’을 취급한다. 줄잡아 2천5백종이 넘는 문구류에서부터 컬러 및 흑백 복사기, 제본기, 제단기 등을 갖췄다. 동네 문구점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상품구색이다. 게다가 시중가격보다 30% 정도 저렴하게 큰 폭의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색깔, 크기, 용도별로 세밀하게 분류돼 있는 문구류를 관리, 판매하는 일이 결코 녹록한 게 아니지만 오히려 이사장의 성격과 궁합이 잘 맞는다는 자랑이다.이사장은 지난 92년 국영기업체를 퇴직한 후 창업 대열에 합류했다. 첫 사업은 당시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1백엔 숍’을 본뜬 ‘1천원 숍’. 각종 생활용품, 잡화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 ‘1천원 숍’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물가 상승 때문에 갈수록 수급 상품의 질이 떨어지더니 급기야 1천원 기준에 맞는 상품을 구하기조차 어려워졌다. 결국 5년만인 97년5월 문을 닫고 말았다.이사장은 지하 매장이라는 단점을 주문 배달에 주력하는 것으로 커버하고 있다.이후 새로운 사업 물색에만 1년6개월을 보냈다. 진작부터 사무용품 할인매장에 관심이 있었지만 투자비 규모가 너무 크다는 생각에 선뜻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오랜 고민 끝에 선택한 방법은 ‘대출’이었다. 총 3억원의 투자비 가운데 절반인 1억5천만원을 창업자금 대출과 일반 은행 대출로 충당했다.“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고 간절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데 어떻게 포기하겠어요? 마침 마음에 쏙 드는 매장까지 보게 돼 멈출 수가 없었죠. 무리가 따른 창업이었지만 돌아보면 잘 한 결정이지요.” 이사장의 점포는 수원시의 신흥 금융가 중심에 있다. 즐비한 고층 빌딩들이 모두 ‘고객’인 셈이다. 지하 매장이라는 단점은 주문 배달에 주력하는 것으로 커버하고 있다. 직원 10명 가운데 5명이 배달을 맡고 있고 나머지 5명은 관리직이다. 지금까지 수원시내 3백여개 회사, 사무실을 고정 거래처로 만들었다.기업체·관공서 타깃영업 유리영업은 1년에 한 두번 발간하는 사무용품 카탈로그에 의지한다. 보통 한 번에 5천부를 찍어 수원시내 기업, 관공서 등에 배포하고 있다. 전화로 필요한 물건을 말하면 앉은 자리에서 당장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최대 영업 전략이다. 잉크 하나, 볼펜 한 다스라도 ‘싼 가격, 빠른 배송’을 원칙으로 한다. 향후 대형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어떤 주문도 친절하고 공평하게 받고 있는 것이다. 하루 평균 주문량은 50건 정도.이사장은 초도 물품비에 창업비용의 40% 이상을 지출했다. 매장이 큰 만큼 진열 수요가 높았기 때문이다. 총 1억2천5백만원을 초기 상품 수급비용으로 지출하고 카탈로그 제작에 1천5백만원, 인테리어비에 3천만원 등 총 3억원을 투자했다.투자 규모가 큰 만큼 월 평균 매출 규모도 상당하다. 월 8천만원 선의 매출이 오르고 있고 이 가운데 30%선이 매출 이익으로 잡힌다. 월 임대료와 관리비, 인건비 등을 제외한 순수익은 월 평균 8백50만원 선.“우선은 대출 상환에 치중해야겠지요. 직접 해보니 단기간에 큰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은 분명 아니더군요. 장기적인 안목으로 차근차근 발전시키겠다는 각오가 필요해요. 정예 직원과 운영시스템 구축에 1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한 건 그 때문입니다.” 이사장은 앞으로 판매업 구조가 갈수록 투명해질 수밖에 없는 만큼 그에 맞는 투자와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외형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생각이다.이 사업은 유통단계 축소, 대량 구매를 통해 각종 사무용품을 시중가격보다 싸게 공급하는 게 골자다. 품질과 디자인이 뛰어나면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고정 고객 확보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꾸준한 수요가 발생되는 기업체, 관공서 등을 타깃으로 삼아 매출을 안정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다.물품구입담당자 유대관계에 신경써야다른 업종에 비해 취급 품목이 월등히 많지만 제품 수명과 순환 주기가 긴 편이라 재고 부담이 적다는 것도 특징이다. 또 계절적 영향을 적게 받는 업종이라 초보 창업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이사장처럼 처음부터 큰 매장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지만 일반적으로 30평 정도의 점포를 확보하면 무난하다. 30평 기준일 때 창업비용은 점포 보증금을 제외하고 8천7백만원 선. 여기에 복사기 등을 갖춰 부가 수입을 올리고자 한다면 추가 투자비용이 발생한다.이 사업의 입지는 뭐니뭐니해도 사무실 밀집지역이 최고다. 학원이나 학교 주변도 학생 수요와 대량 구매 수요가 있어 나쁘지 않다.가장 중요한 것은 물품구입 담당자와의 교류. 대개 회사 총무팀 소속 여직원이 맡는데 이들의 구매 성향과 특징을 파악해 두면 단골 만들기가 한결 수월해진다.경기 침체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비용절감 차원에서 사무용품 구입을 축소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하지만 비용절감을 위해 구매량 자체를 줄이는 것보다 처음부터 싸게 구입하는 것이 한층 효과적이다. 이 사업은 검약 분위기 확산을 배경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02)577-8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