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 정보통신기술 미래 밝아 … 조정장세 활용 옥석 가릴 때

최근의 나스닥 시장 상황은 조정이라기보다 추락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만큼 바닥을 알 수 없는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주가 하락은 미국 경기침체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에도 원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전통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던 기술주의 실적 악화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나스닥 시장의 침체는 국내 주식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해 코스닥 시장 역시 연초 견조한 상승세를 마감하고 조정국면에 돌입하게 됐다. 대다수 시장전문가들은 나스닥 시장이 큰 폭으로 반등하지 않는 한 코스닥 시장의 상승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기술주의 실적 악화와 이에 따른 나스닥 시장의 조정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기술주의 미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수익률 측면에서 기술주가 굴뚝주에 비해 초과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산업의 성장성 관점에서 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기술주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인터넷 정보통신 산업의 성장성이 높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장기적인 측면에서 벤처로 대변되는 한국의 기술주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모든 벤처기업이 성공할 수는 없다는 데 있다.벤처기업의 본고장인 실리콘밸리에서 하나의 기업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할 확률이 1만분의 1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벤처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이런 확률적인 위험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벤처기업에 거는 기대는 여전히 크다. 이는 우수한 벤처기업이 국내 경제에 미칠 긍정적인 파급효과 때문일 것이다.미국의 사례를 살펴보자. 창업자인 빌 휴렛(Bill Hewlett)과 데이비드 팩커드(David Packard) 두 사람이 회사명을 두고 누구의 이름을 먼저 쓸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 동전 던지기 내기를 했다는 일화로 잘 알려진 휴렛-팩커드(HP)는 39년 실리콘밸리의 작은 차고에서 출발한 벤처기업이다. 또한 90년대 나스닥시장에서 12만4천8백25%라는 경이적인 수익률로 현재 나스닥 시가총액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시스코 역시 초기에는 전세계 네트워크 시장에 도전하고자 하는 작은 벤처기업이었다. 이런 벤처기업의 성공은 현재의 실리콘밸리를 벤처의 메카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가 10년 동안 장기호황을 누리게 했다.한국 기술주 긍정적 시각 유효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한가? 현재 인터넷 정보통신산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런 성장세를 감안한다면 향후 인터넷 정보통신 산업이 반도체와 더불어 수출 주도 전략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그리 성급한 것은 아니다.이러한 산업의 높은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코스닥 시장은 주가상승의 모멘텀 부재와 나스닥 시장의 침체로 지리한 횡보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정보통신 기업의 미래가 밝다는 것은 코스닥 시장에도 언젠가는 상승 모멘텀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의 조정장세는 기술주의 옥석을 가리기 위한 불가피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론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되 현재의 조정장세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만일 현재의 시장상황이 재상승을 위한 숨고르기 과정이라면 이 시기에 투자자들이 해야 할 일은 보다 냉철한 관점에서 기술주를 바라보는 시각을 정립하는 것이다. 지금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기술주의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할 시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