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판매권 자유화·셀프케어 확산, 사업전망 밝아 … 시음용·마사지팩 활용 ‘단골확보’

최사장(오른쪽)은 홍삼원액을 판매할 수 있는 외부 거래처를 개발, 판로를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누구나 질병의 고통이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원한다. 간혹 ‘지나칠 정도로 건강에 집착하는 국민’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하지만 그만큼 ‘건강이 곧 행복의 기초’라는 신념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 덕분에 건강 관련 사업은 정보통신업, 교육사업과 함께 21세기에 가장 유망한 업종의 하나로 부상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홍삼원액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최종우(48) 사장도 이 점에 착안해 창업 아이템을 선정, 요즘 만족할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창업박람회 참석, 타당성 분석 검토“‘건강 혹은 다이어트를 앞세워 망하는 사업 없다’는 이야기가 있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져 품질만 확보되면 성공하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요즘엔 일손이 달려 제 시간에 납품하지 못할 정도로 바쁩니다.” 최사장은 알토란같은 성공을 일구기까지 적지 않은 ‘수업료’를 냈다. 98년4월 15년간 몸담았던 우성종합건설의 파산으로 뼈아픈 퇴직을 한 후 2년여 동안 몇 가지 사업에 손을 댔다. 처음엔 ‘건설맨’ 경력을 살려 공사현장에 소방자재를 납품하는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건설경기가 침체되고 최사장과 같은 처지의 퇴직자가 같은 업종에 대거 뛰어들면서 영업전선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부도 사업장이 속출하자 더 이상 견뎌낼 재간이 없었다. 이후 디지털영상광고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지난해 12월 절박한 심정으로 찾은 창업박람회장에서 희망을 얻었습니다. 수많은 사업 아이템 속에서 ‘홍삼’이 눈길을 잡아 끌더군요. 먼저 홍삼에 대해 공부를 하고 기존 업체들을 방문해 시장성을 타진해 보았지요.” 2년여 동안 아내에게 생활비조차 주지 못한 최사장은 ‘이번엔 절대 실패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시장조사부터 차근차근 밟아나갔다. 40여군데에 이르는 홍삼 관련 점포를 방문하고 프랜차이즈업체 사업설명회에 참석, 조건을 따져보았다. ‘생활비 벌이는 충분하겠다’는 결론에 이르자 마침내 창업을 결심했다.홍삼원액을 만드는 과정은 비교적 간단하다. 먼저 껍질을 벗기지 않은 ‘피부백삼’을 98℃ 온도로 쪄내 증삼(蒸蔘)으로 만든다.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아홉번 찌고 말리는 과정을 거듭해야 ‘홍삼’이라 명하지만 전용 제조기를 이용하면 간단한 공정으로도 홍삼의 건강성분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생수를 넣고 94℃에서 12시간 숙성, 원액을 추출해 낸다. 10분간 살균 과정을 거친 후 자동포장기에 넣으면 홍삼원액 팩 완성.홍삼은 남녀노소, 체질에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 여드름, 노화, 고혈압, 건망증 등에 효험이 있다는 학계 보고도 종종 나온다. 누구나 복용할 수 있어 수요층이 두텁고 서민에게도 친근한 약재로 통한다. 최사장의 경우 장보러 나온 주변 아파트단지 주부들을 집중 공략, 입소문 내기에 성공한 사례다.“지난 1월 개업한 후 대치동 일대 2만여 가구에 전단을 뿌렸습니다. 매일 3시간 이상 뛰어다니다 보니 살이 쏙 빠질 정도였죠. 덕분에 하나 둘씩 손님이 늘더니 이제는 ‘소개받고 왔다’는 손님이 절반 이상 됐어요.” 원액을 만들고 남은 홍삼은 다시 우려내 시음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매일 와서 홍삼차를 마시며 동네 사랑방으로 이용하라’는 게 최사장의 판촉전략이다. 끝까지 우려낸 홍삼은 곱게 갈아서 마사지 팩으로 만들어 나눠준다. 버리는 게 하나도 없는 셈이다.5천만원 이하로 창업 가능가격은 30봉지 한 상자 10만원, 60봉지 한 상자는 20만원. 3월 말까지 20% 할인이벤트를 펴고 있다. 하루 평균 판매량은 60봉지 기준으로 2상자 정도. 지난달엔 8백만원 매출을 올렸고 이 가운데 재료비, 임대료, 관리비 등을 제외한 4백만원 정도가 순수익으로 남았다. 주문량이 계속 늘고 있어 앞으로도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창업비용은 총 4천3백만원 가량 들어갔다. 9평 남짓한 지하상가를 얻는데 1천만원이 들어갔고 가장 중요한 홍삼제조기 구입에 1천6백50만원이 소요됐다. 나머지는 포장기계, 인테리어, 인삼 구입비용 등으로 쓰여졌다.최사장은 홍삼원액을 판매할 수 있는 외부 거래처를 개발, 판로를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점포에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지만은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어떤 아이템을 택하느냐 만큼 중요한 것이 발로 뛰는 열정”이라고 말한다.홍삼원액 전문점은 담배인삼공사에서 독점해오던 홍삼제조판매권을 일반에 자유화하면서 각광받기 시작했다. 효능이 널리 알려진 건강식품이어서 비교적 시장개척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단 도입기에 있는 업종이므로 품질과 홍보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 신규고객 개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이 사업의 주고객은 건강에 관심 많은 성인층. 주택가나 대단위 아파트단지, 재래시장 등이 입지로 알맞다. ‘내 몸은 내가 돌본다’는 자기건강관리(Self-Care) 추세에 따라 앞으로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업종이다. (02)529-0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