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 금붕어를 길러보면 누구나 쉽게 경험하는 일이다. 거의 비슷한 크기의 금붕어 새끼들을 어항에서 키워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금붕어들의 크기에 많은 차이가 난다. 처음에는 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아주 작은 차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눈에 확 띄일 정도의 큰 차이로 변해가는 것을 볼 수 있다.아주 어린 붕어 새끼들을 언뜻 보면 거의 비슷하지만 실제는 크기에 차이가 있다. 조금이라도 덩치가 큰 놈은 입도 그만큼 더 크고 지느러미도 더 크며 힘이 강해 작은 놈보다 더 빨리 움직여 더 많은 먹이를 먹을수 있기 때문에 자연히 더 빨리 자란다.돼지 새끼나 강아지들이 자랄 때도 비슷한 현상을 볼 수 있다. 태어날 때 약간 큰 놈이 얼마되지 않아 다른놈보다 월등히 덩치가 커진다. 덩치가 큰 놈이 작은놈보다 어미 젖을 더 많이 먹고 더 빨리 자라기 때문이다. 이처럼 태어날 때 작은 차이가 시간이 감에 따라 큰차이로 변하는 것은 자연 생태계의 일반 법칙이다.이런 법칙은 경제 활동에도 어김없이 작용된다. 마케팅에서 강조하는 시장 선점의 논리도 이 법칙에 근거를 두고 있다. 다른 사람보다 먼저 시장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고 다같이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조금 더 나은 품질과 서비스 또는 보다 나은 기술을 가지고 경쟁하게 되면 시간이 감에 따라 시장을 훨씬 많이 차지할 수 있다는 논리다.자유시장 경제체제의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빈부 소득격차 확대, 즉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이 법칙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개인 능력이나 자질에 관계없이 부가 부를 낳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부자는 점점 더 큰 부자가 되고 빈부격차가 자연히 늘어나게 된다.최근 기술혁신으로 경제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새로운 상품과 새로운 서비스가 속속 개발되면서 세계의 기업들은 이 시장선점의 유익을 확보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남보다 먼저 새로운 상품과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엄청난 투자와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 옛날과 달리 전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고 인터넷을 중심으로 하나의 네트워크가 형성됨으로써 세계시장에서 선점의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려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그만큼 선점의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이제 국내시장에서의 선점이나 국내 업자간의 선점 경쟁만은 큰 의미를 찾기 어려운 환경으로 경제구조가 바뀌고 있다. 세계시장의 변화와 해외 기업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세계시장에서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경쟁전략 마련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경쟁이 치열한 세계시장에선 강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강한 기업이란 남보다 먼저 시장선점의 고지를 확보하고 선점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기업이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부문에 남보다 앞서기보다 뒤쫓아가기에 바쁜 현실 속에 있다. 그만큼 우리는 세계화가 몰고 오는 치열한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있다.다행히 새로운 정보화시대를 맞아 정보통신분야의 벤처 투자가 활기를 띠며 세계시장에서 남보다 한발 앞서갈 수 있는 가능성을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벤처 투자 열기가 한풀 꺾이면서 우리의 아까운 잠재력이 제대로 꽃피우기 어려운 안타까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벤처기업의 합리적인 육성은 바로 세계시장 선점의 가장 빠른 길의 하나라는 점에서 각별한 관심과 합리적인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우리의 강점을 최대한 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