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장 첫 외국인 전문경영인 ‘주목’ … 투명한 부킹·여유로운 티오프 등 차별화로 정상 자신

골프 대중화가 눈앞에 바짝 다가선 모습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골프장(회원제·퍼블릭 포함)을 찾은 골퍼들이 1천만명을 넘어섰고 골프장 숫자도 1백50여개에 이른다. 이처럼 골프인구가 급속히 늘면서 기존 골프장과 신설 골프장들은 저마다 새로운 회원 유치에 안간힘이다. 이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골프장이 있다. 바로 ‘프라이빗클럽’의 본모습을 선보이겠다며 당차게 명함을 내민 리츠칼튼컨트리클럽(CC)이다. 경기도 가평의 유명산에 세워진 27홀 골프장으로 5월 중순께 개장을 앞두고 있다.새삼 리츠칼튼CC가 주목받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다. 자연을 그대로 살린 수려한 경관의 3개 코스, 회원 그린피와 카트피 면제, 회원전용주차·등록·라커서비스, 롤스로이스 전동카트 등과 같은 최고급 서비스와 시설이 그런 이유에 속한다. 그러나 정작 관심을 끄는 보다 큰 요인으로 골프장 경영을 지휘하는 키이쓰 하드맨(Keith Hardman, 43) 총지배인이 꼽힌다. 국내 골프장의 첫 외국인 총지배인으로 미국 시카고대학을 졸업한 후 10여년간 미국 동남아 등의 이름난 프라이빗클럽에서 이름을 날리던 베테랑 전문경영인이다. 미국 리츠칼튼 본사가 리츠칼튼CC에 투자하고 경영을 맡으면서 총지배인으로 취임했다.“최고급 호텔의 대명사가 된 리츠칼튼의 비즈니스모델을 한국에서의 프라이빗클럽사업에 성공적으로 접목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리츠칼튼이란 브랜드와 프라이빗클럽에 대한 하드맨 총지배인의 자부심이다. 리츠칼튼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본사를 두고 전세계 39개국에서 호텔을, 미국 자메이카 등에서 9개의 컨트리클럽과 5개의 리조트를 운영하는 다국적 호텔·리조트체인기업. 호텔·리조트업체로는 처음으로 품질관리 경영평가에 관한 한 미국 기업들의 선망의 대상인 말콤볼드리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러한 브랜드파워와 비즈니스모델을 갖고 철저히 회원만을 위해 봉사하는 프라이빗클럽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그러나 리츠칼튼이 아무리 레저산업에서 잘 나가는 곳이라도 브랜드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때문에 하드맨 총지배인도 경영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리츠칼튼CC는 리츠칼튼 본사가 진출한 골프장으로는 세계에서 9번째, 프라이빗클럽으로는 4번째이지만 리츠칼튼의 이름아래 직접 관리되는 클럽으로는 처음이다.특히 미국 리츠칼튼 본사에서 현재 30개의 골프코스를 리츠칼튼이란 브랜드로 개발하는 작업을 진행중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호텔산업에서의 성공을 골프산업으로 확산시키려는 리츠칼튼 본사의 전략집행에 있어 하드맨 총지배인은 ‘첨병’인 셈이다.“회원·주주·종업원 모두에게 경영이익은 중요하며 리츠칼튼CC는 자체적인 독특한 비즈니스모델로 이윤을 낼 수 있습니다. 비록 올해에는 많은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이윤을 확신하며 회원권 가격도 지금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다른 곳보다 빠르게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확신합니다.”하드맨 총지배인의 이러한 자신감은 한국취임 직후 내로라하는 국내 골프장들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면서 보고 배운 데 따른 것이다. 비싼 돈을 주고 멤버십을 구입한 국내 골프장 회원들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 리츠칼튼CC만의 장점으로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삼은 것이다. 다른 골프장과 비교해 뛰어난 서비스가 알려지면 더 많은 골퍼들이 찾게 되고 이는 결국 경영실적에 플러스로 작용하며 덩달아 회원권 가격이 오르면서 회원들에게 득이 된다는 것이다.“한국의 골프장 회원들은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프라이빗클럽인 리츠칼튼CC은 차원이 다릅니다. 골프장의 모든 비즈니스나 서비스가 철저하게 회원중심으로 이뤄집니다. 예로 회원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부킹명단을 확인할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한 부킹시스템이 운영되며 티오프 간격을 다른 골프장보다 긴 10분으로 해 한결 여유로운 경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런 전략은 골퍼들을 정확히 파고들었다.무리한 회원확장으로 멤버십이 퇴색한 기존의 골프장에 식상한 골퍼들에게 알음알음으로 소문이 나면서 리츠칼튼 회원권은 인기를 얻어갔다. 지난해 1차 분양이 성공리에 끝난데 이어 지금 진행중인 2차 분양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부킹 1백% 보장’ 등과 같은 과장된 홍보를 지양하고, 분양전문 대행업체가 아닌 자체적으로 채용·교육한 4명의 세일즈직원들이 해낸 일이라 업계에서도 관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 대해 하드맨 총지배인의 설명은 간단했다. 27홀에 모두 4백50명만의 회원을 모집하므로 9홀당 1백50명의 회원인 셈인데 이는 다른 어느 국내 골프장보다 적은 회원수로 그만큼 부킹률이 높다는 것이다.“한국에서 가장 좋은 골프클럽을 만들고 싶다”며 하루 13시간씩 정력적으로 근무하면서 고지식할 정도로 원칙을 지킨다는 직원들의 평을 듣는 하드맨 총지배인은 외국과 비교해 한국의 골프산업에 대해 “아직 젊다”는 진단을 내린다.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때문에 한국에서 자신의 할 일이 많이 있으며 한국 골프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아직 언어문제로 어려움이 있지만 다른 골프장 지배인들과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서로 배우면서 장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