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척에 바다·산·온천, 자연환경도 좋아 … 개발 붐 덜타 평당 35만~50만원선

‘조용하다 못해 적막감이 느껴지는 곳’.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의 전원주택 단지들은 세상의 기계 소음으로부터 격리돼 있다. 간혹 시내버스와 군용트럭이 털털거리며 지나 갈 뿐 하루종일 새 지저귀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서울 도심에서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이렇게 한적한 곳이 있다니”라며 입을 모은다.김포시는 수도권 다른 시·군에 비해 전원주택 개발이 더딘 지역이다. 서울 강서구에 인접한 고촌면, 사우동, 장기동, 풍무동 등에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들어섰지만 대곶면, 월곶면, 하성면 등지에는 시골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이들 지역은 개발 여파가 덜 미친 만큼 땅값도 비교적 낮은 편이다. 대지로 전용할 수 있는 준농림지는 평당 10만∼25만원 선, 대지로 형질 변경된 주택지는 평당 30만∼4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단지형 전원주택은 평당 35만∼50만원 선.김포는 서울에서 가깝고 바다와 산, 저수지, 온천 등을 두루 갖춰 ‘천혜의 전원주택지’나 다름없지만 불편한 교통환경 때문에 지명도가 낮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48번 국도가 4차선으로 확장됐고 서울 외곽순환도로, 제방도로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돼 접근성이 한결 좋아졌다. 또 올 하반기에 지하철 9호선이 착공되면 김포공항에서 서울 강남, 영종도 신공항까지 바로 연결된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교통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전원주택지 개발 붐이 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김포시의 단지형 전원주택은 손에 꼽을 정도다. 통진면 고정리 ‘승마마을’, 월곶면 갈산리 ‘파인홈 통나무주택’, 용강리 ‘생명의 숲 타운’ ‘잉글랜드 타운’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바다와 접한 대곶면 일대에 전원주택지 개발이 예정돼 있다.예화건설 ‘생명의 숲 타운’1만5백여평 평지에 조성된 대형 전원주택 단지. 전기·통신설비 등을 지하에 매설, 아스콘으로 도로를 포장했으며 테니스장, 농구코트 등을 만들어 아담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단지에서 북쪽으로 2백m 떨어진 곳이 민간인 통제선. 때문에 인적이 드물고 자연환경도 그대로 보존돼 있다. 무엇보다 고요한 정취를 좋아하는 이에게 알맞은 주택지다.총 32필지 가운데 다섯 가구가 입주해 생활하고 있고 두 가구는 현재 공사 중이다. 스틸하우스(Steel Framed House) 전문 건설업체인 예화건설이 직접 개발, 시공한다. 포스코의 지원으로 전원주택 단지 가운데 처음으로 ‘스틸하우스 마을’을 만든 이 회사는 기존 주택의 골조를 경량 철강재로 대체, 내구성과 단열효과 등을 높였다. 예화건설 이훈기 기사는 “국산 철강을 이용하기 때문에 목조주택에 비해 공사비를 절약할 수 있고 지진에 대비한 내진 설계를 적용해 자연재해로부터도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스틸하우스는 또 습도, 온도조절이 뛰어나 추위와 더위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이 단지 거주자 대부분은 서울 여의도, 강북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자영업자. 초등학생 아이들은 군하리 초등학교로 셔틀버스를 타고 통학한다. 2㎞ 거리에 김포 국제조각공원과 눈썰매장이 있고 30분 남짓이면 강화도 서쪽 바닷가에 닿아 바다낚시와 낙조를 쉽게 즐길 수 있다. 문수삼림욕장과 김포CC, 애기봉도 가까워 여가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입지다.2백∼4백50평 규모의 택지는 평당 48만원 선에 분양가가 책정돼 있다. 스틸하우스로 지을 경우 건축비는 평당 3백∼3백50만원. 대지 2백평, 건평 48평인 한 스틸하우스의 경우 총 2억5천만원이 소요됐다.에벤에셀 ‘잉글랜드타운 김포’‘생명의 숲 타운’에서 1백m 남짓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 단지는 전원주택업계에서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린 단지’로 잘 알려져 있다. 설계를 맡은 김홍규 연세대 교수는 가파른 경사지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기존의 잡목들을 토목공사 완료 후 옮겨 심는 재활용 개념을 도입했다. 억지로 산을 깎아내는 대신 경사면에 어울리는 집을 짓도록 유도한 것.단지 끝자락의 한 목조주택은 45도 경사지에 여러 개의 목재기둥을 설치, 목조 데크가 집을 떠받치고 있는 모양으로 지었다. 이 집은 유럽 호반에서나 볼 수 있는 ‘떠있는 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전원주택 탐방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이 회사 박윤옹 이사는 “평지가 좋다는 일반적인 대지 개념을 깨고 자연조건을 그대로 활용했다는 점이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총 32필지 가운데 7가구가 완공돼 입주를 마쳤고 목조주택 1가구는 공사중이다. 대지면적은 1백70∼2백20평 규모, 분양가는 평당 45만∼50만원 선. 1가구를 제외하곤 모두 북미식 목조주택으로 지어졌다.경사면 단지 앞으로 문수산 전경이 바라보이고 단차(段差) 덕분에 각 가구마다 탁 트인 전망을 확보하고 있다. 주변엔 흔한 축사나 공장도 드물다. 집집마다 1백50m 지하 암반수를 끌어올려 그대로 마신다. 특히 ‘게이트 하우스’를 도입, 단지 입구에서 출입을 통제해 방범시스템을 강화했다.소유권 이전 시기 확인하라단지형 전원주택은 개발업체가 준농림지를 매입, 농지 전용 허가를 받고 필지별로 분할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개별적으로 매입하는 것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복잡한 인·허가 과정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장점.물론 단점도 있다. 지역, 면적, 위치 등 선택의 폭이 비교적 좁고 건축 시기나 형식에 제한받는 경우가 많다. 또 매매가 수월하지 않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때문에 장기 계획을 세워 준비해야 후회가 없다.다음은 단지형 전원주택 계약시 주의해야 할 사항이다.1. 소유권 이전 가능 시기를 확인하라=사업자가 일괄적으로 농지전용허가를 받은 단지는 필지 전체에 집이 완공돼야 준공허가를 받을 수 있다. 잔금 납부와 함께 소유권 이전이 되는지 확인한 후 계약한다.2. 전용면적·공용면적의 구성, 소유 관계를 확인하라=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면적이 몇 평인지, 그 중 도로나 공동시설이 차지하는 면적은 몇 평인지 여러 상품을 꼼꼼히 비교한 후 결정한다.3. 실제 생활 여건을 확인하라=읍·면 소재지와의 거리, 도시와의 접근성, 도로 조건 등을 말로만 듣지 말고 직접 확인해야 한다. 주변 개발계획, 지가 움직임 등 미래가치 조사도 빼놓아선 안된다.4. 개발회사를 ‘뒷조사’하라=개발회사의 실적을 조사, 해당 사가 개발한 단지 몇 군데를 다녀보도록 한다. 수도, 전기 등의 기반시설 상태, 입주민의 만족도 등을 조사하면 기업의 신뢰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서명종 그린홈넷 인터넷팀장 www.greenhom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