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BO·MBO 등 다양한 금융딜 예상, 정보 교환… 변호사·회계사도 참석

지난 4월18일 저녁 7시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의 2층 프로방스룸에는 낯익은 얼굴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박규헌 이네트 사장, 김광태 퓨처시스템 사장, 이호원 볼빅 사장 등 코스닥 기업의 CEO들이 모습을 보였고 법무부 장관을 지낸 김태정 로시닷컴(lawsee.com) 사장도 눈에 띄었다. 황석희 평화은행장(현 우리지주회사 계열사), 이재우 리만브라더스 사장, 김지완 부국증권 사장, 이재술 딜로이트 투시 사장 등 금융업계에서 유명한 대표들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채이스 캐피털 파트너스의 아스카니오(Ascanio Martinotti) 이사와 길버트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의 에릭 웨이(Eric Wei) 이사 등 외국계 투자업체 임원,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의 장남인 이해욱 상무와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의 아들인 최성원 상무 등 대기업 2∼3세들도 자리를 잡았다. 미스코리아 출신 모임인 녹원회 재키 김 회장도 눈에 띄었다. 족히 50여명의 유명 CEO와 임원들이 이곳으로 모여든 것이다.이들이 바쁜 중에도 한 곳에서 자리를 함께 한 이유는 앞으로 M&A, 투자유치 등이 빈번히 일어날 것으로 예상, 서로 정보를 공유하자는 뜻에서다. ‘명사 초청의 밤’이란 이름으로 행사를 주최한 이영두 리더스초이스(leaderschoice.co.kr) 사장은 “향후 국내에서 LBO나 MBO 등을 포함한 다양한 금융딜이 예상된다”며 “국내외 금융기관의 책임자들과 젊은 CEO들이 서로 함께 일을 할 기회가 자주 발생할 것으로 보여 이러한 모임을 주선했다고”밝혔다. LBO와 MBO는 금융기관의 자금을 이용, 회사를 인수하는 M&A 기법을 말한다.두달에 한번씩 정기적 모임 나눌 듯한국벤처캐피털협회장을 겸임하는 김영준 LG창투 사장은 “해외 투자자들이 막연히 국내 업체를 M&A 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며 “뒷문(Back-door list)을 통해서라도 기업체의 경영현황과 CEO의 성향 등을 파악해야 성공한다”고 말했다. 외국 투자자들의 선진 M&A 기법도 국내 업체들과 제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셈.급변하는 국내 경영환경의 중심에는 M&A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은 참석자들의 증언속에서 확인됐다. 최근 홍콩에서 발행되는 월간금융전문지 CFO아시아로부터 베스트 CFO(재무담당임원)로 선정된 조희상 이랜드 상무는 국내 최고의 캐주얼 유통회사가 되기 위해 관련 산업의 M&A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채이스 캐피털 파트너스의 아스카니오 이사는 “생명보험사 등 금융업종의 M&A에 관심이 많다”고 털어놨다.이같은 M&A는 IT분야와 금융분야에만 국한되는 현상은 아니다. 이하욱 올림푸스 캐피털 사장은 “국내 굴뚝산업에만 2천억원을 투자했으며 앞으로도 올드 이코노미(Old Economy) 분야에만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M&A딜에는 법률자문가들이 따르듯 이 모임에도 관련 회계사와 변호사들이 참석했다. 김태정 사장은 “고문변호사 서비스 제공”을, 김&장의 신창용 회계사는 “M&A할 때 주식이동에 따른 세금문제 등을 해결하는 전문가”로 자신을 소개했다.앞으로 두 달에 한 번씩 모여 정보를 나눌 이 모임은 특히 기술 벤처기업가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김광태 퓨처시스템 사장은 “폭넓게 자주 움직여야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긴다”며 참석 이유를 전했다. 박규헌 이네트 사장도 “이네트에 관심을 보인 투자자들을 많이 만났다”며 즐거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