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캐나다에 거주하는 교포로부터 e메일을 받은 적이 있다. 사연인즉 ‘중화요리집을 하려는데 어울리는 상호 좀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창업자에게 상호 결정은 신생아의 작명만큼 중요한 문제다. 아이 이름을 두고 고민하지 않는 부모가 없는 것처럼 ‘상호 짓기’는 창업 과정에서 업종 선정 못지 않게 중요한 절차다. 이 점에 착안, 고객이 만족할 만한 상호를 지어주고 수익을 얻는 ‘상호 작명소’ 사업을 구상해 보자.작명소는 가장 한국적인 소호비즈니스 모델 가운데 하나다. 작명의 기본은 ‘성공’ ‘장수’ ‘재물’ 등의 의미를 함축해야 한다는 것. 더불어 소비자가 쉽게 기억할 수 있는 독특하면서도 쉬운 이름을 짓는 게 생명이다.이 사업은 기업이나 상품의 이름을 지어주는 전문직업인 ‘네이미스트(Namist)’와 같은 맥락이다. ‘고객에게 의뢰 받아 상업적인 용도의 이름을 지어주는 일’이라는 점에서 서로 통한다. 상호 작명소 사업을 시작하면 동시에 네이미스트로 활동하게 되는 셈.서체·디자인 등 부가서비스 더하면 효과적네이미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언어감각이 필수적이다. 상호 작명소 역시 마찬가지다. 언어학 분야 쪽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유리하다. 여기에 폭넓은 지식과 창조성, 예리한 관찰력, 마케팅 이론까지 겸비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사업을 전개하기 위해선 먼저 고객이 될 만한 ‘후보 점포’를 고르고 주변 상권 분석을 시작한다. 해당 지역에 어떤 종류의 점포가 몇 군데 포진해 있는가, 어떤 업종이 장사가 잘 되는가, 튀는 상호로 좋은 반응을 얻는 점포는 몇 군데나 있는가, 상호와 점포의 궁합이 잘 맞지 않는 가게는 없는가, 각 점포 주인은 자신의 상호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가 등을 꼼꼼하게 조사한다.자료가 충분히 갖춰지면 해당 상권으로 영업을 나간다. 방문할 때는 간단한 상호시안서, 제안서 등을 준비해 계약에 대비한다. 부가서비스로 상호에 어울리는 서체, 색상, 디자인 등을 첨부하면 훨씬 효과적이다. 시각적인 만족을 주는 프리젠테이션을 위해 노트북컴퓨터를 갖추면 금상첨화.상호 작명소는 점포와 어울리는 멋진 이름, 톡톡 튀는 아이디어, 독창성 등이 핵심 자산이다. 아울러 인터넷 홈페이지를 제작, 상권별 아이템별로 상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보는 것도 의미있다. 예를 들어 ‘대학가에서 인기있는 상호’ ‘음식업종에 어울리는 상호’ ‘오피스에서 뜨는 상호’ 등의 카테고리를 부여하면 자료로서의 가치도 충분할 것이다.이 사업은 재택, 오피스, 점포형 모두 창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업 초기에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상권을 적극 공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보수집이 용이하고 자신 있는 지역부터 시작,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이 사업은 무형의 지식상품을 파는 일이다. ‘좋은’ 상호제작이 수익과 직결되므로 창업자 자신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독서와 인터넷 서핑, 각 상권에 대한 실사는 ‘평소 습관’으로 길러야 한다. 특히 창조적인 언어감각을 갖춘 여성들에게 적합한 소호 아이템으로 추천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