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세계 최고’라고 내세우는 것을 무척 많이 갖고 있다. 정보기술(IT) 항공우주 바이오 등의 첨단 산업은 물론 세계 각국의 우수한 인재들이 몰려드는 대학 등이 대표적이다. 스포츠도 미국이 ‘세계 최고’임을 자부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최근 시즌 막바지에 이른 프로농구(NBA)나 한창 열기를 더해가는 프로야구(MLB) 등은 ‘천하 무적’으로 통한다.미국의 프로 스포츠가 이처럼 뛰어난 경기력을 자랑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뛰어난 기량을 지닌 선수들이 모인 것이 가장 중요한 요인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과 경기 운영 기술도 빼놓을 수 없다. 우수 선수들은 재목이고 훈련과 운영은 그 재목을 짜맞춰 집을 만드는 목수인 셈이다. 재목이 아무리 좋아도 목수가 시원찮으면 좋은 집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최근 들어 미국 스포츠 무대의 ‘목수’들이 IT라는 연장을 갖고 다니고 있다. 경기 결과를 분석하고 문제점을 발견하는데 정보기술을 이용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의 시스템들은 수치 데이터뿐만 아니라 영상까지 함께 처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라이브이벤트에디터'는 농구 야구 축구 미식축구 등의 경기 내용 기록 분석 시스템이다.스포츠 IT 시스템 전문회사로는 딕슨스포츠컴퓨팅(www. dixonaports. com)이 널리 알려져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 있는 이 회사는 ‘라이브이벤트에디터’라는 시스템을 개발, 농구 야구 축구 미식축구 등에 쓸 수 있는 경기 내용 기록 및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현재 ‘코리아특급’ 박찬호 선수가 활동하고 있는 LA다저스와 김병현 선수가 소속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 등 6개 메이저리그 야구팀에 이 시스템을 공급했다. 또 NBA 팀으로는 마이애미 히트와 피닉스 선스, 미식축구 팀 가운데는 세인트루이스 램스 등이 이 회사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이 시스템은 경기 내용을 3~12대의 카메라로 녹화, 관련 데이터와 함께 컴퓨터에 저장하도록 돼 있다. 이 시스템은 한 사람이 운영할 수 있다. 경기 내용은 마그네틱테이프나 CD에 보관하며 영상 정보는 모든 카메라가 찍은 장면을 각각 보관할 수 있다.이 시스템은 원하는 상황의 경기 장면 조회 기능을 제공한다. 타자나 투수 개개인에 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고 특별한 상황에 맞는 데이터도 조회할 수 있다. 가령 박찬호 선수가 1, 2루에 주자가 있을 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4번 타자 배리 본즈에게 어떤 구질의 공을 던져 삼진을 잡아냈는지를 금방 알아낼 수 있다. 감독은 이 정보를 투수와 포수에게 제공해 참고하도록 한다.선수 개개인 경기 데이터 조회 가능야구 팀들은 이 시스템을 경기 전후는 물론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이용한다. 이를 위해 경기장에 이 시스템을 설치했다. 또 구단 사무실에 이 시스템을 설치하면 구단주를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이 경기 내용을 사무실에서도 분석할 수 있다.박찬호 선수도 이 시스템을 즐겨 이용한다. 박 선수는 “경기가 시작되기 전이나 끝난 다음은 물론 경기 중에도 이 시스템을 통해 경기 내용을 유심히 관찰한다”며 “이 시스템은 잘못된 점을 발견해 고치는데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딕슨스포츠의 빌 레이건 부사장은 “이 시스템은 영상과 관련 정보를 함께 제공하고 사용하기 편리해 야구 선수나 감독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건 부사장은 현재 이 시스템은 미국내 20여개 팀에서 이용하며 20여개 경기장에 설치돼 있다고 소개했다.딕슨은 올해부터 이 시스템의 해외 공급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레이건 부사장은 “프로야구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일본이나 한국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경기 수준을 한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