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달러를 호가하는 대규모 블록버스터를 만들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있는 감독이라면 어린 시절의 상상을 스크린 위에 펼쳐 놓고 싶은 욕망을 가진다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스필버그에게는 공룡(쥬라기 공원)의 환상이 그런 것이었고, 조지 루카스에게는 별들의 전쟁(스타워즈)이 그런 게 아니었을까. 마이클 베이에게 2차 세계대전은 그런 어린 시절 상상 속에 존재하던 광경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 상상은 이제 스크린으로 옮겨져 올 여름 가장 주목받는 블록버스터 영화인 <진주만 designtimesp=21067>으로 태어났으니 그 역시 꿈을 실현한 셈이다.전작인 <더 록 designtimesp=21070>과 <아마겟돈 designtimesp=21071>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와 감독 마이클 베이가 3년여 제작기간을 거쳐 완성한 <진주만 designtimesp=21072>은 단일 스튜디오로서는 최고 기록인 1억4천4백만달러의 제작비가 소요된 이른바 ‘초특급’ 블록버스터다.영화는 미 육군 파일럿인 레이프(벤 애플렉)와 대니(조시 하트만), 그리고 해군 간호 장교인 에블린(케이트 베킨세일)의 3각 관계라는 로맨스의 골격에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습 당시 참혹한 상황을 배합한다. 물론 이 영화를 올 여름 가장 주목받는 블록버스터로 만드는 점은 바로 진주만 공습 당시의 생생한 재현. 영화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진주만 공습 장면은 엄청난 물량 공세를 펼친 흔적이 역력하다. 전투기와 항공모함의 재현, <타이타닉 designtimesp=21075>의 침몰현장 장면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세트 촬영은 그야말로 스펙타클 그 자체다. 특히 전투기의 시점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화면은 마치 비디오 게임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여기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designtimesp=21076>나 <지상에서 영원으로 designtimesp=21077>같은 고전 전쟁영화의 장면들을 재치있게 재현해내면서 <진주만 designtimesp=21078>은 할리우드 역사상 최고의 전쟁 영화로 기록되고자 하는 욕망을 드러내기도 한다.하지만 세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진주만 designtimesp=21081>은 똑같은 것들을 시종일관 반복한다. 최고의 화면과 스펙타클을 연이어 보여주면서 단순하기 그지 없는 이야기에 너무나 뻔하게 자리잡고 있는 애국주의를 강요한다. 단순한 이야기조차 제대로 풀어나가지 못하는 플롯의 무능력함이나 실소를 금할 수 없는 유치한 대사들은 과연 이 시나리오가 21세기에 쓰여졌는지 의심하게 만들 정도. 볼거리의 강박관념 때문에 망가져 버린 건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벤 애플렉과 조시 하트만은 전쟁에 뛰어든 전사로서도 한 여자를 동시에 사랑하는 연인으로서도 제대로 갈등하지 못한 채 그저 공허한 애국심만 외쳐대면서 수준 이하의 연기를 선보인다.그러나 무엇보다도 <진주만 designtimesp=21084>을 참기 어려운 영화로 만들고 있는 것은 역사조차도 볼거리로 전락시켜버리는 할리우드의 기만적인 속성이다. 영화는 2차 세계대전의 순간을 비디오 게임의 이미지를 통해 기억하라고 요구한다. 전쟁이 가져온 참혹한 인간 존재와 근대성의 문제들에 대한 사고는 차치하고라도 스스로에 대한 역사의 기억까지 테크놀로지에 함몰시키는 <진주만 designtimesp=21085>의 불손한 의도는 불쾌하기 짝이 없다. 결국 사상 최고의 제작비는 역사를 싸구려 그래픽 이미지로 전락시키는 데 모두 쓰여진 셈이다.공연나는 타스마니아로 간다6월18일까지/연강홀강박증에 시달리는 미모의 배우 윤애주를 중심으로 음악치료 요법으로 그녀를 치료해주는 최박사, 사랑으로 그녀의 치유를 돕는 시인 김하림 등 3인의 남녀가 각자 자신의 상처를 딛고 잃어버린 사랑과 꿈을 되찾아가는 과정. 윤대성 작, 박원경 연출, 박해미 박찬환 등 출연, 극단 예맥. 전시와 공연이 어우러지는 색다른 무대. 706-5333금주의 문화행사연극<품바 20주년 기념무대 designtimesp=21108> 6월6∼21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연극 <품바 designtimesp=21109> 탄생 20주년 기념. 품바의 작가 겸 연출자였던 고 김시라 선생 추모 무대. 3674-0110<다이닝 룸 designtimesp=21113> 6월13일까지 바탕골 소극장. AR거니 작, 최형인 연출. 어느 미국 가정 식당에서 하루 동안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50인의 15가지 인생이야기. 762-0010<손숙의 어머니 designtimesp=21117>6월10일까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이윤택 작 연출. 전쟁과 가난으로 얼룩진 가시밭길 세월을 견뎌내며 자식을 길러낸 우리 어머니의 이야기. 한국적 언어와 몸짓으로 풀어낸다. 580-1300대중음악<여행스케치 designtimesp=21125> 5월31일, 6월1일 오후 7시 30분, 2일 오후 4시 7시30분, 3일 오후 2시 5시. 메사 팝콘홀. 서정적 음악을 들려주는 혼성 5인조 그룹 여행스케치의 경쾌한 무대. 1588-7890<김목경 designtimesp=21129> 6월1∼3일 오후 7시30분, 대학로 컬트홀. 우리나라의 대표적 블루스 기타리스트겸 가수인 김목경 콘서트. 어쿠스틱 기타와 일렉트릭 기타로 1, 2부를 꾸민다. 1588-7890<크라잉넛의 불타는 콘서트 designtimesp=21133>6월9일 오후 7시, 정동이벤트홀. 자유분방한 무대 매너로 신나고 재미있는 록음악을 들려주고 있는 크라잉넛의 3집 음반 발매 기념 전국투어. 2166-2777전시<아로마전 designtimesp=21141> 6월17일까지 연강홀. 염혜지 임철 이요한 김선희 구숙현 이성필 윤석경 김혜린 이수정 등 출품.708-5005<임춘택전 designtimesp=21145> 6월3일까지 현대아트갤러리. 실제 흙과 아크릴물감을 혼합해 그린 누렁소 등의 회화를 보여준다. 건국대 산업디자인과 교수인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3467-6688<이원자 작품전 designtimesp=21149> 6월5일까지 종로갤러리. 도봉산 설악산 계룡산 소금강 등 우리나라 명승지들을 담은 수묵담채화. 737-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