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쇼 ‘E3’ 참가 계기로 세계시장 공략 강화 … ‘리니지’ ‘창세기전’ 등 해외서 인기몰이

세계 최대 게임쇼 'E3 2001'에 참가한 국내 게임업체들은 3일간 1억3천5백만달러의 수출상담 실적을 거두면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지난 5월17~19일 미국 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쇼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2001’에 참가한 국내 게임업체들은 3일간 1억3천5백만달러의 수출상담 실적을 거두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당초 목표액인 1억달러를 초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해외 게임박람회 참가 사상 최고의 수출 상담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 게임은 인터넷 콘텐츠산업의 발달과 정부 지원에 힘입어 연평균 30% 이상의 고도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리고 이번 ‘E3 2001’ 성과에서 알 수 있듯 국내 게임산업의 해외 경쟁력도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 PC게임의 경우 지난해부터 국산 대작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이 시도돼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특히 세계 유수 업체와 비교해도 기술력에서 손색이 없는 온라인 게임 분야는 최근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세계 무대에서 맹활약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부가가치 상품 수출 증가 추세게임이 수출 유망 산업으로 부각된 것은 지난 99년이다. 당시 국내 업체는 아케이드게임 분야에서만 9천3백50만7천달러 규모를 수출하는 등 전체적으로 1억7백65만7천달러의 수출고를 올렸다. 이어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5.7% 줄어든 1억1백5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하지만 PC게임은 전년의 1천2백21만달러에 비해 1백% 늘어난 2천4백만달러의 수출고를 올렸다. 그동안 외산에 밀려 내수시장도 지키지 못했던 국산 PC게임들이 수출 주력품목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최근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게임 분야 역시 2백50만달러의 수출고를 올렸다.게임종합지원센터의 성제환 소장은 “PC게임과 온라인 게임의 경우 2천5백50만달러 수출을 기록해 전년도에 비해 1백% 내외의 증가세를 기록했다”며 “전체 수출규모는 감소했으나 업소용 게임 중심의 수출구조가 PC게임이나 온라인게임과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에 따라 정부는 최근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을 중심으로 올해 2억달러, 2003년에는 3억달러 어치를 수출해 게임강국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지원정책을 준비하고 있다.온라인 롤플레이잉 게임인 ‘리니지’로 국내 시장을 석권한 엔씨소프트는 지난 5월1일부터 게임 본고장인 미국 시장에서 ‘리니지’의 상용서비스에 들어갔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E3 전시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계적인 게임 개발자인 리차드 개리엇 형제를 비롯해 미국 게임개발사 데스티네이션게임스(Destination Games)의 주요인력 20여명을 영입한다는 사실을 발표해 전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의 영입에 들어간 비용도 약 4백31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엔씨소프트 이외에도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미국 일본 대만 시장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거나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바람의 나라’ ‘어둠의 전설’ 등으로 널리 알려진 넥슨은 현재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자사 게임의 서비스에 나섰으며 `‘레드문’을 개발한 제이씨엔터테인먼트도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이밖에도 위즈게이트 KRG소프트 손노리 등은 3사가 공동으로 일본에 ‘게임온’이라는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한게임 게임네트 e삼성 등도 일본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국산 온라인 게임의 해외 배급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특히 대만에서는 ‘리니지’ ‘드래곤라자’ ‘천년’ ‘영웅문’ 등의 국산 온라인 게임이 잇따라 서비스되면서 대만 온라인게임 시장의 상위 5위권을 석권하고 있어 영상 분야의 `‘한류’ 이상가는 바람몰이를 이어가고 있다.현지법인 통해 유통사업 본격화PC게임 분야에서 국내 대표적 게임 개발사인 판타그램, 소프트맥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올 초 자체 개발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킹덤언더파이어’를 전세계 30여개 국가에 판매한 판타그램은 최근 세계 30개국에 배급망을 갖춘 판타그램인터랙티브 설립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 회사는 현재 판타그램엔터테인먼트(미국) 판타그램UK(영국) 판타그램재팬(일본) 등 해외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향후 미국의 세계적 유통사인 GOD와 포괄적 제휴를 체결해 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전세계 배급망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판타그램 이상윤 사장은 “판타그램인터랙티브의 자본 증자를 통해 글로벌 게임배급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창세기전’ 시리즈를 일본 대만 중국 등지에 19만장 정도를 수출한 소프트맥스도 지난해 일본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자사 게임의 유통 및 비디오게임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이밖에도 재미시스템 동서게임채널 이투소프트 조이맥스 등 PC게임 업체들이 지난해 말부터 미국 유럽 대만 태국 등지의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자체 개발한 국산 PC게임을 잇따라 수출하고 있다.이들은 해외 현지법인을 통해 자사 게임의 서비스 및 판매에 나서는 것 뿐만 아니라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제휴를 맺고 비디오게임 사업 참여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올해말 차세대 비디오게임기인 ‘X박스’를 출시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존의 일본 업체들과 달리 국내 업체들에 상당히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그동안 불모지로 인식돼온 비디오게임 시장에도 국내 업체들의 진출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인터뷰방갑용 온라인게임협회 회장“회원사 뭉쳐야 세계무대서 시너지”41개 온라인게임 개발업체 모임인 온라인게임협회(GOGA:Global Online Games Association)의 방갑용 회장(열림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은 “한국이 전세계 온라인 게임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이미 수많은 국산 온라인 게임이 전세계로 진출하고 있어 향후 주력 수출품목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표현했다.국내 온라인 게임산업이 세계적으로 볼 때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지.기술적으로나 경험적으로 볼 때 한국 온라인 게임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물론 일본과 미국이 우리보다 첨단 기술력에서는 다소 앞서 있지만 네트워크 기술이나 게임성에서는 국산 온라인 게임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게임 시장은 초고속 인터넷망 보급과 함께 세계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최근 해외 업체들의 국내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는데 GOGA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어떤 것이 있는지.최근 일본 대만 홍콩 등지의 회사들과 투자, 콘텐츠 수입·공동 개발 등에 관한 활발한 협상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개별회사가 외국에 나가려면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는 점을 감안, 협회 회원사들끼리 각종 정보들을 공유해 시행착오를 줄여나가고 있다.해외진출시 국내업체들이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그동안 많은 업체들이 해외 진출을 시도했으나 각국의 시장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점에서 국내업체들은 서로가 경쟁자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정보와 진출 노하우를 적극 교류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현지 파트너를 선정하는 작업은 해외 진출의 성패를 좌우하는 문제이니만큼 현지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고 파트너를 선정해야 한다.온라인 수출 확대를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책이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면.현재 정부가 상당한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지금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특히 예산을 시설이나 장비 같은 하드웨어 부문에 쓰지 말고 소프트웨어적인 지원에 집중하면 효과가 클 것이다. 게임엔진이나 포털구축 마케팅 해외홍보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것들이 업체들이 필요한 부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