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불균형·저밀도 재건축 착공 여파 전세값도 강세

하반기에도 아파트값 강세가 이어질 것인가. 상반기 재건축 아파트와 소형 아파트의 가격 쌍끌이로 상승세에 올라선 부동산시장이 하반기에는 어떻게 움직일 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부동산 관련 기관과 전문가들이 내놓는 전망은 ‘상승세 유지 또는 보합세’에 모아진다. 지난 5월23일 발표된 주택경기 부양책, 7월1일부터 시행된 리츠법, 리모델링을 위한 건축법 개정 등의 변수가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저금리 영향으로 뭉칫돈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과 전세가격 상승, 월세 확산 등의 움직임도 ‘하반기 대세 상승’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 꼽힌다.분석 기관 “상승세 이어질 것”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수요 확산과 정부의 주택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하반기 아파트 값이 1∼2%, 전세가격은 3∼4% 정도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 11일 열린 ‘2001년 하반기 건설 부동산 경기전망 및 SOC 정책방향’ 세미나에서 최윤기 김현아 연구원은 “지난 2분기를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선 아파트 매매가는 하반기까지 오름세를 유지, 1∼2% 정도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또 아파트 전세값은 지역별 수급불균형과 중소형 평형에 대한 임대수요 증대, 재건축사업 착공으로 인한 이주 수요 등으로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토지시장은 판교신도시 개발발표 등의 영향으로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시세는 0.5%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한국토지공사는 최근 감정평가사 공인중개사 등 업계 종사자 4백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올 하반기 중 주택가격은 1~2%, 토지가격은 0.61%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5.6%가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대답했고 37.5%는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반기보다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은 6.9%에 불과했다.주택산업연구원이 수도권 2백55개 주택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상승세 전망은 마찬가지였다. 주택건설업체들은 하반기 수도권 주택 매매가는 평균 2.3%, 전세가는 3.9%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주택경기가 본격 활성화되는 시점에 대해서는 38.2%가 ‘내년 하반기’라고 대답했고 ‘내년 상반기’(35.1%) ‘올 하반기’(19.1%)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한편 건설경기도 하반기에는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건설협회는 올 하반기 건설시장이 33조3천8백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9조8천3백억원에 비해 11.6%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크게 위축된 시장이 자율반등적 성장을 시작한데다 경기 부양책으로 아파트 건립사업이 증가세를 보이는 데 따른 분석이다.건설교통부 조사에서도 건설부문 투자가 증가세로 나타나 건설경기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건설분야 취업자 수는 지난 1월 1백36만6천명에서 5월에는 1백61만5천명으로 크게 늘었으며 건설기계가동률도 1월 31%에서 5월 48%로 증가했다. 또 건설업체 부도율은 1월 0.16%에서 5월 0.10%로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부동산 전문가들도 기관들과 마찬가지로 상반기 상승세가 하반기로 이어진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다만 과거와 같이 매매차익을 기대하는 투자 방식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가격이 많이 오른 주택 대신 상가나 리츠 쪽으로 시선을 돌리라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이상영 부동산114 사장은 “하반기에 경기가 바닥을 치고 향후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 장기화되고 있는 저금리현상으로 실물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밝히고 “재건축 소형아파트 경매 리모델링 리츠 등이 각광받는 부동산 상품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단 서울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상반기에 19.83~21.04%의 가격 급상승이 이뤄졌기 때문에 사업성 분석없는 투자는 위험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김정렬 대한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주택 부문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제하고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주택보다 매물이 풍부하고 운용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가를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또 리츠 투자는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의 출시 추이를 본 후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이문숙 LMS컨설팅 사장은 “정부의 경기 부양책 효과에 힘입어 내년 하반기까지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상반기에 급상승한 서울 강남지역은 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며 입지여건에 비해 프리미엄이 지나치게 형성된 일부 분양권도 조정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예측했다.특히 서울 송파구의 기존 아파트, 월드컵경기장이 있는 상암지구 주변 기존 아파트를 투자 유망상품으로 추천했다. 송파구의 경우 잠실지역 재건축이 임박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며 상암지구 주변은 2002년 이후 주거환경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반면 김우진 코리츠 사장은 “경기와 부동산이 동행성을 띠고 있는 상황이라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상승세가 이어진다 해도 경제성장률을 밑도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단기간에 운용 가능한 투자상품 CR리츠가 등장함에 따라 일반투자자의 선택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 자산관리회사나 리츠사의 신뢰도를 판단한 후 투자해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