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바닥속 침체 IT회복 기미…배당수익 10%넘는 종목도 유리

지금 주식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경기의 추가 하락 위험이다. 경제가 곧 벌떡 일어서지 못한다 해도 지금부터 조금씩 개선되는 상황이라면 이 정도의 금리에 우량주에 대한 장기투자는 얼마나 매력적인가. 경기변동의 원리는 수요와 공급에 있다. 반도체 경기도 개인용 컴퓨터나 통신장비의 수요와 현재의 생산(공급)능력 차이에서 결정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공급 쪽에 있는지 모른다. 미국 설비투자의 국민총생산 비중은 20%로서 과거의 역사적 평균치(12~13%)를 크게 앞서고 있다. 이러한 공급과잉은 결국 가동률 조절과 공장설비의 정리, 대량해고를 유발해 IT 수요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이 시점에서 무엇이 닭이고 무엇이 달걀인가. 아무리 봐도 중요한 것은 경제의 건전성이다. 누구나 병에 걸릴 수는 있지만 치유의 관건은 질병(공급과잉)의 정도이고 또 이를 이길 수 있는 체질과 체력이다. 경기부양책은 회복을 돕는 치료이지 환자(경제)의 몸 전체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 지금 미국경제의 위안은 비교적 통제 가능한 물가상승률이나 안정된 산업 생산성, 경제 구성체의 효율성들이다. 미국의 IT투자 후유증을 기업의 가동률 조절만으로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이미 미국 반도체와 컴퓨터 업계의 가동률이 60%대로 주저앉았지만 재고는 매출보다 40%나 많은 상황이다. 공급과잉의 정도를 측정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우리는 미국의 설비투자 과잉분을 GDP의 3%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 정도라면 내수중심의 미국경제가 IT부문의 공급과잉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데는 앞으로도 족히 1년 정도가 더 걸린다. 다만 이런 재고청소 기간 중에 유가의 이상급등이나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물가상승 등의 악재가 없어야 한다.통상 설비과잉은 공급능력(생산설비) 축소가 상당히 진행된 다음 일정 시간이 지나야만 해소된다.(그림참조) 정보통신 산업은 그나마 설비정리가 용이하고 감가상각 기간이 짧아 재고조정이 다른 산업에 비해 신속하다는 특징을 갖는다. 게다가 정보통신 산업에 대한 수요는 이미 전세계에 걸쳐 깊고 확고하기 때문에 비단 소득에 따른 수요변동은 있을지라도 수요자체의 증발이나 퇴조는 없을 것이므로 언젠가 재고가 감소하는 희망적인 업종이다. IT산업은 가계부문에서 생활 필수품이며 기업에는 생산성 개선을 위한 도구이고 정부에는 사회간접자본(SOC)의 투자 대상이다.주식은 미래 사는 것, 과거 연연해할 필요없어앞선 전망에 기초한다면 물론 바닥은 예상보다 길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관심은 경기의 절대수준이 아니라 그 방향성이다. 근심의 벽은 높지만 하늘이 보인다면 밝은 면을 보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주가는 우리가 아는 미래 정도는 이미 현실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8월 중순 이후 미국경제에서 개인용컴퓨터(PC) 수요회복과 전세계 반도체 가격의 하락행진이 멈춘다면 그것은 좋은 신호탄이 될 것이다. 한자릿수의 낮은 금리수준에서 자기자본 이익률(ROE)이 10%가 넘거나 배당수익률(예상배당금/주가) 10%가 넘는 종목들을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은 몇 년만에 찾아오는 보기 드문 기회일 수 있다. 앞으로 경기가 바닥을 벗어나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주식은 미래를 사는 것이므로 너무 과거에 연연해 할 필요는 없다. 근심의 벽을 올라갈 준비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