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국내시장만으론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이번 홍콩의 주택설계 수주를 계기로 중국 등 동남아지역으로 본격 진출할 계획입니다”이영희(63)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회장은 최근 홍콩 주택국에서 실시한 신도시 사틴지역의 2천5백가구 아파트 설계공모에 당선된 것을 계기로 해외진출을 본격 선언했다. 국내업체들중 외국의 아파트 건축설계 용역을 따낸 것은 희림이 처음이다.이회장은 “이번 설계당선으로 총 공사비 1백억원중 50억원의 물량을 확보하게 됐다”며 “하지만 돈보다도 우리의 설계능력을 세계무대에서 처음 인정받았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실제 이번 홍콩 주택설계공모에는 세계 각국의 유명 설계회사들이 대거 참여해 60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아울러 이회장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특수를 비롯, 싱가포르 등 동남아지역으로 진출하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이회장은 이미 1년전부터 해외진출을 생각해 왔다고 한다. 건축경기 침체로 내수시장만 갖고는 사업유지가 힘든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에 따라 해외영업부를 만들고 해외진출 전략을 짜왔던 것이다.이회장이 희림건축사사무소를 차린 것은 지난 70년이다. 이회장은 지난 61년 서울대 건축공학과 졸업후 김중업건축연구소 국회사무처 한국외환은행에서 건축업무를 맡다가 개인 회사를 차리기로 한 것이다. 이회장은 건축설계 수주를 따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 다녔다.이회장은 제일은행 본점, 축협중앙회 사옥, 국회의원회관, 은행연합회 회관, 영종도 신국제공항 여객터미널, 한국토지공사 본사 사옥, 산업은행 본점(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디자인센터, 쉐라톤호텔 뉴타워 등 이름만 들어도 금방 알 수 있는 주요 건물의 설계를 수주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러면서 이회장은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2백만호 주택건립이다 뭐다 해서 건물들이 양적으로 크게 늘어나 설계다운 설계를 해보기가 어려웠습니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입주자들이 남향을 선호하는 등 제약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녹지 중요성 부각, 건물설계 변화건물 설계의 질적인 향상은 90년대 후반 환경친화 생태보존 등의 바람이 가져왔다. 주거면적보다도 녹지공간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인식돼 가자 자연 건물설계가 큰 변화의 바람을 맞았던 것이다. 서울시가 최근 상암동에 녹지축을 중심으로 한 새천년 주거건립계획도 이 바람을 부추긴 계기가 됐다. 이회장은 “예전엔 건물 외부조명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았던 건축주들이 요즘 들어선 많은 관심을 내보인다”고 설명했다.지난해 코스닥에 등록한 희림은 그 해 2백5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3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사장은 자사의 적정주가에 대해 무차입 경영, 매출 증대, 자산가치 상승 등을 감안할 때 최소 7만원(지난 2일 현재 1만6천4백50원)은 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